#모방시-과제물
그녀를 아세요/박미경
그녀의 웅덩이는 작았다
웅덩이가 크면 무언가를 만드는데 쓰임이 많을거라 했다
아침이면 물을 쥐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를 위해 죽은 분재를 살리는 중이었다
정원사인 그녀보다 큰 키의 친구는 흰 두루마리를 들고 찾아온 것이다
소나무 분재를 만들려 했는데 기다란 막대가 돼버렸다고
그녀는 자신을 찾아온 친구에게 말했다
웅덩이가 찔릴지도 모르겠다고 친구가 답했다
빗줄기가 나무들을 덮을 때 마을의 정자가 어둑어둑 가라 앉았다
그녀는 친구가 가져온 흰 두루마리를 펴고 앉아 저녁을 먹었다
그녀 손에서 솔향이 났다
릴케의 전집/김건홍 (2020 한국경제 신춘 당선시)
그 집의 천장은 낮았다.
천장이 높으면 무언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집에 사는 목수는 키가 작았다.
그는 자신의 연인을 위해 죽은 나무를 마름질했다.
목수보다 키가 큰 목수의 연인은 붉은 노끈으로 묶인 릴케 전집을 양손에 들고 목수를 찾아갔다.
책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커다란 관이 돼버렸다고
목수는 자신을 찾아온 연인에게 말했다.
천장에 머리가 닿을지도 모르겠다고 연인은 답했다.
해가 가장 높게 떴을 때 마을의 무덤들이 흐물흐물 무너져 내렸다.
목수는 연인이 가져온 책더미를 밟고 올라서 연인과 키스를 했다.
목수의 입에서 고무나무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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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의 전집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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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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