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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민도 잘 모르는 지진에 위험한 사업이
각종 의혹을 하나하나 파헤쳐서 그결과를
시민에게 제공하고 잘못된 부분은 처벌받아야 할것이다
? ▲ 포항지질사업 현장에서 드릴 파이프위에 Kelly cock을 장착하는 모습.
[에너지신문] 포항지열 사업은 정부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하는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이다. 5개년 사업계획을 목표로 2010년 12월 정부출연금과 민간출연금으로 국내 최초 심부지열발전 사업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작됐다. 그러나 사업 시행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바르고 투명한 지열사업의 수행과 성공을 바라며 약 2주간에 걸쳐 심층 취재했다. 이를 통해 확인된 포항지열사업의 진행과정과 문제점,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고의 보고누락 의혹 ‘주관기관’
현황조차 모르는 ‘관리기관’
■ 포항지열사업 추진현황 및 수행과제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 건설되는 지열발전소는 주관사인 (주)넥스지오를 중심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주)포스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이노지오테크놀로지와 컨소시엄을 구성,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주관사인 (주)넥스지오는 당초 국내 심부지열 발전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자원개발업체로 기술점수(60점)와 가격점수(40점) 조건을 충족, 한국동서발전사와 선정경쟁을 벌이며 주관사로 결정됐다.
넥스지오는 이번 사업을 총괄하며 지열정(이하 PX) 2정(주입구: PX-1과 생산구:PX-2)의 시추 및 설계관리, 지열 수 지중 순환시스템을 구성하는 공정관리, 비용관리 및 품질관리의 전 분야를 담당했고 (주)포스코는 1MW급 바이너리(Binary) 발전시스템을 현물로 출자, 실증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이외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열저류층 탐사 및 평가와 미소진동 모니터링를, 건설기술연구원은 시추 성능 평가 및 최적화 기술 개발, 서울대학교는 인공저류층 생성을 위한 수리자극기술, 이노지오테크놀로지는 지열발전 경제성 분석을 맡았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4km이상 두 개의 PX를 통해 대심도 시추를 시도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인공적으로 지열저류층을 형성해 160℃ 이상의 지열수 순환시스템을 완성, MWe급 상용화 지열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상당한 기술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또한 정부 예산이 투입된 R&D사업인 만큼 단계별로 진행과정을 정하고 목표치와 단계별 연차 과제 보고 및 평가를 통해 추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먼저 이번 국책과제는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1단계 사업을 정했다. 1단계 수행과제는 PX-1(주입정)에 대해 3km 이상을 시추하거나 100도 이상의 열원을 확보토록 했다.
2단계사업은 당초 2012년 12월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다. 그러나 지난 9월 (주)넥스지오의 6개월 연장신청이 받아들여져 2016년 6월 30일까지로 사업일정이 연장됐다. 이어 최근에는 넥스지오가 4개월 연장을 추가 신청했지만 에기평은 6월에 있을 2차년도 심사에서 기술적 내용을 평가받으라며 연장신청을 반려한 상태다. 본지 취재가 들어가는 시점과 묘하게 맞물린다.
2013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된 2단계 1차년도 사업에서는 4km 이상 심도의 PX-1(주입정) 시추를 완료하거나 160도 이상의 열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단계 2차년도부터는 PX-2(생산정) 시추를 완료하고, 인공저류층 생성 및 MW급 지상 플랜트 설치를 완료해 시범운영을 거쳐 실용발전 연구 과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 본지가 입수한 기한 연장 요청서 및 평가서.
주입정 2400m지점서 드릴파이프 절단
6개월 기간연장 이어 4개월 또 연장?
■ 양파 껍질같은 ‘부실과 의혹’
이번 사업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이슈는 PX-1의 시추 성공여부이다. PX-1의 시추 성공은 PX-2의 시추, 인공저류층 생성 및 MW급 지상 플랜트 설치 및 시범운영, 최종 사업목표인 지열실용발전을 위한 연구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진행과정에서 PX-1의 시추 중 드릴 파이프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 시추공이 막힌 사고가 발생했다. 4km이상을 시추하거나 160도 이상의 열원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 수행중이었다.
본지 취재결과 2013년 10월 17일 넥스지오가 4126m에 대한 드릴링을 하는 과정에서 2400m지점에서 드릴파이프가 절단(stuck)됐다. 이에 따라 결국 주입공이 막혀 버렸다.
그러나 2013년 11월 30일 열린 2단계 1차년도 연차보고 평가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누락됐다.
오히려 평가위원회는 ‘주입정 시추심도는 4126m로서 당초 목표인 4km이상 시추를 달성했고 직접적인 온도검침은 실시하지 못했으나 간접적으로 160도 이상으로 추정(내년도 온도측정 실시 예정)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결국 평가위원회는 ‘기술개발 목표달성, 기술개발의 질적 수준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차년도 계획이 적정하다’고 평가를 내린 것이다.
만약 드릴파이프가 절단돼 주입공이 막힌 사실이 보고서에 기록됐다면 ‘목표달성, 기술개발의 질적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주)넥스지오 윤운상 대표는 “시추공 천공이나 드릴파이프 미회수(절단 등)의 사고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당시 연차보고서에 담을 만큼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취재요청이 있고 나서 시추공이 막혀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담당부서로 발령받은지 몇 개월되지 않은데다 적은 인원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관리하다보니 미처 살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현재 포항지열사업에 대해서는 시추 성공사실만 알고있었을뿐 시추공 막힘은 보고 받지 못한 상태였었다”라며 “이 같은 사고가 사업 전반에 중대한 하자인지 여부는 평가위원회에서 밝힐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에너지기술평가원의 담당부서에서 조차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진술도 사업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안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나타났다.
본지 취재에서는 (주)넥스지오의 ‘주입공 막힘’과 관련한 내용은 2014년 9월 이 사업의 6개월 연장 요청서에서 처음 등장한다.
주요한 사항이 아니어서 2013년 11월 30일 평가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주)넥스지오 측의 주장과는 달리 사고이후 11여개월이 지난 2014년 9월 포항지열사업의 6개월 기간연장 요청서에서 중요한 기간연장 사유로 등장한 것이다.
2단계 2차년도 연구기간 연장요청 사유서에 따르면 △PX-1을 장기간 mud로 채워 보존하는 동안 파쇄대가 발달한 구간의 공벽손상 및 드릴 파이프의 일부 미회수로 인한 PX-1의 복원문제가 발생하였으며, PX-2(생산정)시추중 PX-1 복원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함께 △포스코는 플랜트 상세설계를 진행하기 위해 지열수조건(순환유량, 온도, 압력 등) 기준값이 필요한 상황이나 물리검층 지연으로 기준값 확인이 어려운 상황으로 모든 지열수 조건영역을 포괄하는 플랜트 설계 및 구축은 한정된 예산과 물리적인 설비 구성의 한계로 구현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PX-2 시추예산은 93억원으로 PX-1 시추 경험을 토대로 산정한 PX-2 소요 예산 168억원에 비해 약 7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며 재무적투자사(신한금융투자)의 투자유치를 통해 연구비 초과분 75억원과 민간현금 15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고 연구기간 연장의 주요 사유로 꼽고 있다.
기간연장의 주요한 사유로 PX-1의 복원을 언급하며 PX-1 시추공의 막힘현상을 밝히고 있다. 이로인해 포스코의 물리검층이 지연되고 물리적인 설비구성의 한계로 기간 연장이 필요하며 자금조달도 요구된다는 내용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여기에 포항지열사업의 성공사례로 평가된 1단계 사업에 대해서도 온도 측정의 시점과 방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문을 제기하는 한 관계자는 “포항 사업의 1단계 과제 성공 역시 온도 측정 방식과 측정 시점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라며 “향후 심부지열에 대한 넥스지오의 시도 노력은 인정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이런 문제점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단계 성공 여부에 대한 의혹은 에기평이 관련 로그기록 등 자료를 공개하고 전문가들에게 검증 받으면 금방 해소될 문제인데 왜 의혹만 키우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기평은 사업전반에 대한 로그기록과 평가 여부에 대한 본지의 공식 취재요청 공문을 통한 자료 요청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과제라며 자료확인을 거절했다.
? ▲ 넥스지오가 입찰업체에 공개한 입찰 보고서.
■ 사업기간내 과제수행 불투명
2단계사업은 당초 2012년 12월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에서 지난해 9월 (주)넥스지오의 6개월 연장신청으로 2016년 6월 30일까지 일정이 연장됐다. 그러나 실제 2단계 2차년도 사업종료일은 2015년 6월 30일까지로 PX-2 지열정에 대한 4km이상의 굴진완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넥스지오는 지난해 9월 22일 외부투자기관의 투자의향서를 확보하고, 9월 29일 에기평으로부터 6개월 기간연장을 승인 받은 후 시추용역 국제입찰을 통해 중국소재의 UnionPetro사와 올해 1월 8일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부터 착수준비를 시작해 PX-2 지열정 설계작업 및 현장점검을 수행한 후 4월 4일에야 PX-2굴진에 착수했다. 당초 계획보다 4개월정도가 지연된 것이다.
5월31일까지 제출토록 하고 있는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에기평의 자료협조 거부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평가 및 3차년도 준비기간까지 고려하면 10월 31일까지 4개월 추가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넥스지오측의 입장이다.
(주)넥스지오는 절단된 드릴 파이프의 일부 미회수를 포함한 PX-1의 복원은 PX-2 굴진을 완료한 이후 3차년도에 진행될 수리자극 시험결과를 반영해 복원을 완료하고 수리자극에 의한 순환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주)넥스지오의 4개월 추가 연장이 반려됐지만 4개월 추가연장 없이는 사업수행기간내 과제완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PX-1 시추의 경우 정부예산 89억7000여만원, 넥스지오의 추가투입자금 47억여원을 포함해 88억1800여만원 등 총 163억 9400여만원이 투입됐다.
(주)넥스지오 측은 2차년도 연구내용인 지열정(PX-2)의 시추를 위한 소요예산은 시추비용 108억원과 리그임대비 60억원(현금 18억원+현물 42억원)을 포함해 약 168억원으로 보고있다.
2단계 2차년도 주관기관의 연구예산은 협약예산 약 87억원과 (주)포스코의 연구비 중 사업기관간 연구비 변경에 의해 추가된 펌프임대비 6억원을 합해 약 93억원으로 지열정(PX-2) 시추를 위한 소요예산 168억원에 비해 약 7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관기관의 연구비 부족분은 연구비 초과분 75억원과 민간부담금 15억원을 합해 9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넥스지오 측은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투자유치를 통해 PX-3 시추 등 포항지열발전 5MW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신한금융투자의 투자조건은 4.5km 심도에서 지중온도 180도 확보, RPS제도 개정, 순환유량 및 플랜트 효율 13% 보증 등이다. 재무적 투자자인 신한금융투자는 순환유량과 온도를 직접 확인한 후 본투자(360억원)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주)넥스지오의 4개월 기간 연장 요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기간내 사업성공여부는 불확실하다.
(주)넥스지오가 2014년 9월 시추용역 국제입찰시 PX-1에 대해 새롭게 시추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면서 2400m이하 구간이 막혀 있으니 그 위 구간에서 옆쪽으로(sidetraking) 시추를 해야한다고 밝힌 것과 같이 PX-1 복원문제는 기간내 사업성공의 걸림돌이다.
특히 PX-1의 복원은 PX-2 굴진을 완료한 이후 3차년도에 진행할 예정인데다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사업기간내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항의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은 아시아 최초로 비화산지대 지열발전소를 보유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100억원 이상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시행과정에서 갖가지 의혹과 부실한 사업관리 문제가 제기되는데다 사업성공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정책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