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내버스를 타고 보문산 시루봉까지 걸었다.
걷기 치고는 좀 힘든 코스였지만...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618번 버스타고 한밭도서관에 하차했다. 예전에 별관에서 무슨 공연이 있어서 왔던 후로 처음이다.

청년광장 쪽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도서관 네거리 지나서 공원입구에 있는 주차장 지나니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었는데... 그냥 지나치고 포장도로를 따라서 걸었다.
오늘 걸어야할 코스가 처음 가는 길인데다가 환자(?)인 나에게는 아직 무리일 수 있다는 걱정때문에
우선 평탄한 길로... 균형잡아가며...
청년광장 입구에는 주차공간도 많았고... 화장실도...

요즈음 토요일 저녁 가끔씩 차박(차 안에서 자기)도 시도하고 있는데...
차박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고촉사 이정표를 따라서 걷는다.
무척 가파르다. 은근히 걱정이 좀...
절이름이 왜 고촉(高燭)사인지를 말해주는 촛대바위...

급경사 계단을 한발한발 올라 시루봉 정상의 보문정에 오르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얼마만에 흘려보는 땀이던가 오래간만에 땀을 흘리고 나니 상쾌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장관도 보너스로...

멀리 철탑 삐쭉 솟은 계룡산이 운해 위로 보인다. 보문산에서 이런 광경을 보다니...
보문정에서 금동고개 방향으로 조금가면 헬기장 바로 아래 밴치가 몇개 있는 곳이 나온다.
오늘 풍류장소이다.

등산로 바로 옆이지만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코스가 아니어서 풍류자리로 딱이다.
소금으로 수제천풀이가락, 상령산풀이가락을 불고
평시조 추산이, 태산이, 국화야 3수 노래했다. 오늘 가장 잘 어울린 시조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를(만) 높다하더라
어떤 사람은 겨우 보문산 오르고 지리산 천왕봉 정도 오른 것 처럼 오버한다고 하겠지만...
10년전 풍으로 저승문턱에 갔다온 환자입장에서는 감회가 새롭다.
당분간 보문산을 두루두루 살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