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賀呈閔老川 幷浩 晬筵 노천 민병호 회갑연에 축하로 드림 1)
鳧藻喜深鶴永年
오리가 물풀을 얻은 듯 큰 장수의 기쁨이니 2)
老川生遍小春天
노천의 생애는 봄날처럼 온화함이 가득했소.
身邊彩舞歡親極
때때옷의 춤으로 극진히 효도하는 자녀들은
手裡金丹濟世傳
손 안의 금단으로 세상구제를 전하여가겠네. 3)
冠冕榮時豊帝德
벼슬의 영광에는 임금의 덕행처럼 넉넉했고
簞瓢空日樂妻賢
소박한 청빈에는 현숙한 부인과 기뻐하였소.
丁寧𡀬耳驕孫語
귀에 쟁쟁한 말들은 자랑스러운 손자들이니 4)
鵬海三千在爾前
삼천리 장래에 당신의 앞으로 창창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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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천 민병호(老川 閔幷浩): 대한제국의 선전관(宣傳官)을 지냈고 한약에도 조예가 있어 궁중의 한약과 기독교를 접하면서 서양의약 성분을 합쳐 우리나라 최초의 양약인 활명수를 만들어 아들 민강(1883-1931)과 동화약방을 시작해 지금의 동화제약이 되게 하였다.
2) 부조희심학영년(鳧藻喜深鶴永年): 부조(鳧藻)는 오리가 수초(水草)를 얻은 것처럼 아주 기뻐하는 것을 말하고, 영년(永年)은 긴 세월인데 학영년(鶴永年)이라 함은 학은 장수하는 새로 장수(長壽)를 상징하여 ‘학의 장수’라는 뜻이다.
3) 금단(金丹): 도교(道敎)에서 중시했던 불로장생한다는 금(金)과 수은 등의 환단(還丹)을 연단술(煉丹術)로 만든 선약(仙藥)을 말하니, 노천이 만든 최초의 양약(洋藥)인 활명수(活命水)를 뜻한다.
4) 정녕쇄이교손어(丁寧𡀬耳驕孫語): 정녕(丁寧)은 꼭, 틀림없이 라는 말이고 쇄이(𡀬耳)의 쇄(𡀬) 자는 한글프로그램에 나타나지 않는 한자(漢字)라서 중국 사이트에서 복사해온 것인데 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뜻의 글자이며, 교손어(驕孫語)는 씩씩하고 자랑스러운 손자들의 언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