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여왕의도시 퀸즈랜드(Queensland)로

[바보온달]

집에서 점심식사를 일찍마치고 공항버스를 이용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13시 30분이다. A카운터에서 여행사 직원을 만나 여행일정표와 항공권을 받아 든 다음 대한항공 카운터로 가 짐을 부치고 탑승장으로 향한다. 면세점에서 와이프에게 필요한 화장품을 한 점 사고 담배를 구입하려니 뉴질랜드는 입국시 담배는 50개피까지 만 허용된단다. 면세점에서는 갑 단위로 팔지 않고 보루 단위로 만 판매하기 때문에 담배 구입을 포기하고 돌아서니 어가 행렬이 내 눈을 이끈다. 와이프는 면세점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아이 쇼핑하기에 바쁘지만 난 쇼핑엔 영 취미가 없어 탑승게이트로 먼저 가 기다린다.

오클랜드행 대한항공은 17시 50분에 출발하니 아직도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데 지루하기 짝이 없다. 여행사와의 약속시간이 13시 30분이라 약속시간을 지키려 일찍 왔지만 여행사에서 공항사정을 미리 파악해 너무 기다리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여행 다닐 때는 비행기 출발시간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도 여유있게 항공기 탑승시간을 맞출 수 있었지만 여럿이 함께라는 단체 여행이니 어쩔 수 없다.

17시 50분 인천공항을 이륙한다. 비행기 안을 둘러보니 대부분 한국사람들이지만 중국인, 일본인과 서양인들도 꽤 보인다. 이륙하고 한시간 쯤 지나자 기내식을 제공하는데 아내와 난 쇠고기 스튜와 생선 스튜를 선택한다. 그런데 맛이나 질이 어쩐지 전보다 못한 것 같다. 나 만의 느낌일까 했는데 아내도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고객들의 입 맛은 까다로워 조금만 질이 떨어져도 금방 알아 버린다. 옆을 보니 대부분 맛이 없는지 기내식을 남기는것 같다.

앞으로 11시간 반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한다. 나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될 수 있으면 먼 나라를 여행하고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 가까운 나라를 여행하기로 늘 마음 먹고 있기에 65세 이전에 남미와 아프리카, 북유럽 등을 돌아 보려한다. 이렇게 장거리 비행시에는 비행기 내에서 제공하는 영화를 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식사를 마치자 헤드 셋을 쓰고 비행기에서 제공되는 영화를 검색해 보니 저 번에 보려다 못 본 "국제시장"과 "장수상회"가 있다. 일단 두시간  분량의 "국제시장"을 본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가 시작된다. 덕수(황정민)는 한국전쟁에서 흥남철수를 계기로 부산에 정착하게 된다. 그 후, 서독에서 광부일을 하며 돈도 벌고 아내(김윤진)을 만나며 결혼을 한다. 월남전 근로자로 파견되어 포성이 울리는 전장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때 번 돈으로 부산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자식을 키워내는 억척스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국제시장❳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한 가족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제작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이후 격변의 시기를 겪은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잔한 향수를, 이후 시대 사람들에게는 감동을 전해 주는 우리의 아버지 삶이 고스라니 담겨있어 감동적인 영화다.

이어서 "장수상회"를 본다.

 틈만 나면 버럭,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박근형 분). 장수마트를 지켜온 오랜 모범 직원인 그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은 넘쳐도 배려심, 다정함 따윈 찾아 볼 수 없다. 그런 성칠의 앞집으로 이사 온 고운 외모의 ‘금님’(윤여정 분). 명스러운 공세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혹스러워 하고, 그런 그에게 갑작스레 금님은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무심한 척 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성칠! 장수마트 사장 ‘장수’는 비밀리에 성칠에게 첫 데이트를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성칠과 금님의 만남은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까지 알게 된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첫 데이트를 무사히 마친 성칠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금님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서 금님을 애타게 찾던 성칠은 자신만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인생 가장 빛나는 순간 시작된 러브스토리 마지막 사랑의 비밀이 밝혀진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각종 노인 문제, 부모님을 봉양하는 문제, 나이들어 건강때문에 발생되는 갈등과 불화 등등 이 모든 것이 가족간 사랑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치매에 걸린 부모를 위해 가족이 모두 힘을 합쳐 봉양해야 하는 게 도리겠지만 요즘은 제 먹고 살기도 바빠 또 사회적인 풍류가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인 것 같다. 스토리가 웬지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교육적인 면도 다분히 보이지만 장수상회에서는 부부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관계인가를 보여 주는 느낌이다. 이제 80대 후반이신 어머니. 귀가 좀 어두우시고 치아가 좋지 않지만 치매에 걸리시지 않은 것만으로도 복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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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눈을 붙인다. 불편한 항공기 좌석에서 내일을 위해 토끼 잠을 잔다. 먼동이 터 올 무렵 기내식이 주어지고 이윽고 이륙한지 11시간 반 걸려 08시 30분 경 오클랜드 공항도착한다.

항공기에서 내려 미리 작성한 입국카드를 제출하고 입국심사를 마친 다음 세관으로 가 세관신고서를 제출하고 수하물 검사를 받는다. 뉴질랜드 공항은 유난히 검역이 까다롭다. 작은 가방부터 모든 수하물을 X-RAY 검색대에 올려 검사할 뿐만 아니라 탐지견도 동원 된다.  뉴질랜드에는 세계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많은 해충, 식물 질병, 동물 감염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위험을 초래하는 동식물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뉴질랜드 법에 따라 생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물품을 신고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해외에서 뉴질랜드로 입국할 때는 뉴질랜드의 자연환경과 경제에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병균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입품을 정확하게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고액의 벌금을 물을 수 있단다. 담배의 경우도 궐련 기준 50개피로 제한된다.

공항 입국장으로 나오니 가이드가 우릴 반갑게 맞는다. 가이드와 함께 셔틀버스로 5분 거리인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 11:40 오클랜드 출발, 퀸즈랜드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