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무척이나 을씨년스럽고 추웠다.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랜만에 오토바이를 타고 강서구 마곡동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결심했다. 두꺼운 라이딩 재킷을 입고, 장갑을 끼고, 헬멧을 쓴 채 오토바이에 올랐다.
마곡동으로 향하는 길,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평소라면 상쾌하게 느껴졌을 바람이, 오늘은 마치 얼음 조각들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마곡지구에 도착해보니, 평소 활기찬 거리가 오늘은 한산해 보였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로 드문드문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대부분 두꺼운 코트에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었다.
서울식물원 근처를 지나갈 때는 잠시 오토바이를 세우고 쉬어가기로 했다. 평소 푸르른 식물들로 가득한 이곳도 오늘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추위 때문인지 식물원을 찾은 사람들도 거의 없어 보였다. 잠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손을 녹이고, 다시 오토바이에 올랐다.
강서습지생태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공원도 오늘은 한산했다. 차가운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추위에 떨고 있는 것 같았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추위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았다.
강서한강공원으로 향했을 때는 이미 손발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한강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더욱 차갑고 강했다. 평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자전거 도로도 오늘은 텅 비어 있었다. 잠시 한강을 바라보며 서 있었지만, 추위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마곡레포츠센터 앞을 지나칠 때쯤에는 이미 몸이 완전히 얼어붙은 것 같았다. 센터 안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다. 따뜻한 실내에서 운동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오늘같이 추운 날 오토바이를 탄 것이 조금은 후회되기도 했다.
결국,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추위에 떨며 집으로 향하는 길, 오늘의 라이딩이 조금은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곡동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샤워를 하고, 두꺼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의 추운 라이딩 경험을 되새겼다. 비록 춥고 힘들었지만, 이런 날씨에도 마곡동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좀 더 따뜻한 날을 골라 라이딩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피곤한 몸을 이불 속에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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