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40금으로 정하는 것이 맞겠다.
이 책은 중공군의 시각에서 한국전을 바라보며 적었다.
철저하게 중공군의 입장을 대변하여 참전의 정당성과 정의로움을 적었고, 적의 부도덕함과 어리석음, 몰염치를 마치 중국 무협소설 쓰듯 기술하였다.
글을 읽는 사람의 시각은 글쓴이의 1인칭 시각을 따라갈 수 밖에 없으므로 독자는 중국 무협지의 주인공이 되어 한국전을 바라보게 된다. 중공군은 정의의 군이고 미군은 나쁜 침입자다, 그러니, 어떻게 이런 책을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야 보게 하는 40금으로 하지 않겠는가?
여태 우리는 우리의 시각으로만 된 6.25 관련 사료를 접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중공군의 시각으로 6.25를 바라본다는 것은 한번 재미로 세상을 뒤집어 본다고 여기면 될 것 같다.
우리가 후퇴할 때, 그들의 진격이야기는 우리의 아픈 과거를 반성하게 하고,
우리가 물리쳤다고 했을 때, 그들의 시각에서 후퇴한 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낸다.
전쟁은 미, 중이 치렀으며 한국군은 참으로 걸그적 거리는 대상으로 기술하였고, 큰 전투 이야기가 나오다가도 어느 고지의 마지막 전사자 이야기는 그 전사의 동작 하나하나 감정 하나하나를 기술해내는데 참으로 역사를 빙자한 소설 스럽다.
이런 영웅담들을 곁들인 역사소설은 중국독자들로 하여금 사실을 왜곡하게 하고, 한국을 비하하게 할 것이며, 중국인민의 위대성을 찬양하게 할 것이니, 우리는 고만큼만 인정하면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중국의 무협소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지만, 두꺼운 책 표지에 두툼한 분량, 그리고 표지 사진, 그리고 비판 없는 찬양 번역은 논픽션임을 강요하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거 머라카노... 경공을 밟아 하늘을 날아다니고, 장풍을 날려야만 소설이 아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하늘을 날고, 장풍만 날리지 않는다면 그 건 팩트 즉 논픽션으로 처리 하는듯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떻게 이 책을 논픽션이라 칭할 수 있단말인가?)
어쩌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느 한구석에 드라마 ‘전우’에서의 한 장면을 기대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세대다. 한국군의 후예로서 한국군의 역할을 믿었으며, 우리가 지킨 승리도 있었다고 굳건히 믿는다. 왕수증의 한국군에 대한 폄훼적인 시각이 나에겐 왕수증을 폄훼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시각은 소설 곳곳에 나타나는 중공군의 영웅미담에 불쾌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중간중간 끼워진 '현장 묘사'들이 이 책을 역사를 빙자한 중국무협소설로밖에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P869 “우리가 가버리면 어머닌 어쩌시려고요?” 안옥희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의 솟구쳐 흘렀다. “에미는 기다리지 마라.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이게 논픽션 같은가? 소설 속 한 부분이지… 누군가 그때 거기 있으면서 들었단 말이야? 그걸 기록까지 하고? 소설을 쓰고 있어요…증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