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집에서 14시50분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니 15시 45분이다. 이번 여행을 도와주는 인도로 가는 길 여행사 직원과 만나기 위해 B 발권카운터 창가 쪽으로 가니 벌써 여행사 직원과 같이 가실 몇몇 분이 나와 있다.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미얀마 비자가 찍힌 여권과 항공권을 받아 들고 잠시 후 B 발권카운터에서 배낭을 탁송한다.
소지품 검사와 출국심사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아직 탑승시간까지는 두 시간이 넘게 남았는데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난 공항에서 할 일이 없다. 가이드북이나 일어 볼까하고 탑승 게이트인 25번 게이트로 가보니 게이트 앞 대합실이 손바닥만한데 이미 미얀마인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로 꽉 차 있고 환승객 출국심사장과 연결되어 있어 부산스러워 도저히 책을 읽을 분위기가 아니다. 할 수 없이 비교적 한산한 위층 12번 게이트 앞 대합실로 가 쉬며 가이드북을 대충 읽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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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면세점 앞 궁중 행렬
정시보다 20분 늦은 18시50분 우리를 태우고 인천공항을 이륙한 KE471 항공기는 6시간 이상을 날아 미얀마 시간 22시30분(한국시간 01시00분) 양곤 밍갈라돈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대로 가니 대기 줄은 길지 않지만 입국심사가 무척 느리다. 한 사람 입국심사하는데 거의 5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탁송한 배낭을 찾는데도 20여 분을 기다린 것 같다.
공항을 나와 택시로 술레 파고다 인근 호텔로 향한다. 밤 늦은 시간임에도 호텔 부근은 양곤 시내 중심부라 그런지 사람들과 차량으로 분주하다. 11월임에도 양곤의 밤 기온은 27도로 덥다.
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어 잠 들었지만 아침 5시에 눈이 떠진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호텔을 나와 이국의 새벽 공기를 마시며 술래 파고다로 향한다. 아직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양곤 시내 거리는 오가는 차량도 사람들도 드문 가운데 유명 호텔들의 입구만 밝은 전등 아래 호텔 직원들이 서성이고 있다.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술래 파고다는 밝은 조명을 받아 46m 높이의 금빛 파고다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술래 파고다(Sule Paya)는 스리랑카의 승려가 모셔 온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파고다로 쉐다곤 파고다보다 먼저 지어진 것으로 약 2,500년 이상 되었다고 한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양곤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 서울의 광화문이나 시청 정도 되는 것 같다. 로터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8각형의 탑은 동서남북 네 군데의 출입구가 있고 1층은 바깥쪽으로 빙 둘러 작은 잡화상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현재 쉐다곤 파고다 위치는 술레 파고다에 존재한 미얀마 고대 정령 신앙 낫(Nat)의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술레 파고다는 양곤 및 미얀마의 정치의 중심지로 1988년 민주화항쟁이나 2007년 미얀마 반정부 시위의 거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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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본 술레 파고다
술레 파고다 우측에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있는데 새벽 기도를 나온 무슬림들이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기에 나도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려 했으나 반바지를 입고 나온 난 입구에서 제지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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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레 파고다 우측에 있는 모스크
로터리를 돌아가니 술레 파고다 남쪽에 어둠 속에 희미하게 마하반둘라 공원(Mahabandoola Garden)이 보인다. 공원 안에는 새벽운동을 나온 시민들이 공원 둘레를 산책하기도 하고 에어로빅 체조를 하기도 한다. 술래 파고다 북측에는 영국식과 미얀마식이 혼합된 흰색 건물인 양곤 시청이 조명 아래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에 아침 식사 후 다시 와 보기로 하고 호텔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