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진해에 있으면서
首露後生閼智先
수로왕 후예로 알지 선조 태어났고
金門芳譜數千年
김 씨 아름다운 족보 수천 년이라.
鐘聲彷佛昌林裡
종소리 울창한 숲속에 어렴풋하고
塔影裟婆古殿邊
사바 불전 가로 탑 그림자 생기네. 1)
于瑟嘉音傳世聞
우륵의 가야금소리 세상에 전하고 2)
麻衣怨恨入山眠
원한의 마의태자 산속에 잠들었네. 3)
屠門怪俠人誰識
푸줏간의 협객 남이 누가 알았나? 4)
往往悲歌入瀋燕
종종 슬픈 노래 연회에 젖어드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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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바(裟婆): 불교의 사바(sabha), 인간세계, 곧 중생이 갖가지 고난을 참고 견뎌야하는 속세(俗世).
2) 우슬가음(于瑟嘉音): 대가야(大伽倻)의 악사(樂士)인 우륵(于勒)의 가야금 아름다운 소리.
3) 마의원한(麻衣怨恨): 마의는 나라 잃고 금강산에 들었다는 경순왕의 아들이니 그의 원한을 말한다.
4) 도문괴협(屠門怪俠): 푸줏간의 놀라운 협객인데, 푸줏간을 했던 고점리(高漸離)가 남이 몰랐던 협객 형가(荊軻)를 알고 친구가 되었다는 말인 것 같다.
5) 비가입심연(悲歌入瀋燕): 슬픈 노래가 연(燕)나라 물가에 들었다는 말로 진시황(秦始皇)이 될 진(秦)나라 왕 정(政)을 암살하려는 장사협객 형가(荊軻)가 거사를 향해 떠나는 결별의 연회에서 푸줏간 하던 친구 고점리의 반주에 맞춰 최후의 이별가를 불렀던 고사(故事)를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