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그 너머의 슬픔]
수술 후에 담배를 끊었던 그날들
어느 날 등이 아팠다.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낫지를 않았다. 내과에 갔다. 기흉이란다. 폐에 바람이 빠지는 병이라나. 그래서, 허파에 찬 물을 빼야 한다나. 일찍 왔으면 수술 안 해도 되는데, 조금 늦게 오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담배를 끊어야만 했다. 수술하는 동안에 담배를 피지 못했다. 2주 동안 못 피던 담배를 다시 피자니, 담배가 맛이 없었다. 그리고, 담배를 피면 오히려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 담배를 피던 낭만을 느낄 수 없었다. 그 후에 담배를 몇 개피 정도 더 핀 것 같다. 그러다가, 이번 한번만 더 피고 끊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담배를 피웠다. 도저히 필 수가 없어서 피다가 말았다. 그렇게 나는 담배를 끊게 되었다. 내가 담배를 끊은 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담배를 스스로 끊는 확실한 방법 같은 거 모른다. 그냥, 내가 담배를 끊어갔던 날들이 있어서 담배를 피는 이유나 담배를 어떤 상황에서 끊는지는 안다. 병이 걸린 후에야 끊어야 하는 담배. 조금 비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