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감상글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이금이 글,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2004)
13기 한상숙
2월 초 1년 만에 복직을 하면서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어도연 단톡방 메시지들을 띄엄띄엄 확인하던 중에, 3월 둘째 주 감상글 발표자인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참석할 수 없는데 어쩌나 생각했는데, 불참해도 감상글 제출해 달라는 답변을 보고는 덕분에 오랜만에 독서하지 머 하는 생각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다.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제목도, 표지도 옛날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제목에 나오는 밤티마을이나 큰돌이라는 이름도 약간 촌스런 느낌이 들었다.
요즈음 지하철 출퇴근 시간이 유일하게 독서가 가능한 시간이지만, 그마저도 지옥철 안에선 책을 펴들 틈도 없어서, 그나마 책을 펼수 있는 여유가 있는 틈틈이 책을 몇장씩 읽게 되었다.
집을 나간 엄마와 몸이 편찮으시고 말 못하는 할아버지, 그리고 큰돌이와 영미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아빠는 힘든 생활고로 매일 술을 마시고, 큰돌이에게 자주 화를 내기도 한다. 경제적인 어려움, 엄마의 부재와 아빠의 방임으로 큰돌이와 영미도 힘든 상황들이 많지만, 그래도 서로를 아껴주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쑥골 할머니의 중매로 영미는 입양을 가게 되었다. 이때 영미가 나쁜 양부모를 만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이야기는 너무 따뜻하게 좋은 양부모를 만나 영미는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함께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영미가 양엄마를 만나는 순간, 친 엄마인줄 알고 안기는 모습이 찡했다. 한편 큰돌이도 영미가 입양간 이후 외롭고 원망스러운 시간을 보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생활력 강한 새엄마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조금씩 일상의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영미가 오빠를 만나려고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큰돌이는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영미를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기대와 반가움도 잠시 큰돌이는 몇 달 새 너무 달라진 영미의 겉모습과 양부모를 자기 엄마, 아빠라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슬퍼진다. 그리고 영미를 집으로 다시 데리고 가기 위해 영미에게 집에 엄마가 돌아왔다는 말을 하게 되고, 결국 영미는 양부모를 떠나 밤티마을로 돌아가기로 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마지막 이 장면에서는 영미를 사랑해주고 아껴주었던 양부모가 다시 한번 아이를 잃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영미는 이대로도 잘 살아갈 것 같은데 굳이 밤티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레 우리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쉽게 떠올리는 새엄마, 양부모가 이 이야기에서는 다들 사랑 많고 좋은 사람들로 나와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이 너무 다 착하기만 한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쑥골 할머니가 영미를 입양보내기 전에 착한 새엄마를 만나게 해줬었다면, 처음부터 영미가 입양가지 않고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중간즈음에 영미가 유치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오빠가 꺾어주던 찔레꽃인줄 알고 장미꽃을 잔뜩 꺾었지만 장미꽃은 찔레꽃처럼 먹을 수 없는 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장면에서, 찔레꽃과 장미꽃이 원래 가족과 새로운 가족의 차이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찔레꽃과 장미꽃같은 원 가족과 새로운 가족, 가족의 의미, 큰돌이네 새 엄마 한 사람으로 인해 모두 변화된 큰돌이네 가족에서 보여지는 엄마, 아내라는 존재의 무한한 영향력, 이런 것들을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보며 감상글을 마칩니다.
첫댓글 상숙님 보고파요! 수요모임의 첫시작이 넘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