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산업 - 리더와 티타임
해강파크골프 조 진 호 대표
“세상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야 하는 일이 있는 법”
대구광역시 북구 팔달로에 위치한 해강산업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바로 조진호 대표와 이진숙 이사의 환하고 맑은 웃음이었다.
그 맑은 웃음은 해강파크의 첫인상이요 신뢰의 증폭제였다.
조진호 대표의 이야기도 그 웃음과 궤를 같이했다.
파크골프저널 손희경 기자
moonin01@naver.com
40여 년 함께한 샤프트, 평생 애프터 서비스 약속
‘해강’이라는 회사 이름으로 파크골프채를 생산한 지 10년째, 조 대표는 스스로를 ‘기술자’라 칭한다. 탄소섬유를 비롯하여 특수원단을 연구하는 연구자요, 샤프트와 피팅 장비에 관한 전문가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제조업을 하는 회사 대표는 자사의 제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이나 영업, 홍보는 아내인 이진숙 이사가 맡고, 자신은 제품 개발과 현장 생산과 품질관리를 맡은 사람이라고 선을 긋는다. 가장 잘하는 일을 기준으로 조화로운 분업이 이루어진 셈이다.
조 대표가 샤프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오래전. 샤프트 만드는 일을 하던 부친 옆에서 배우기 시작한 게 벌써 40여 년 전이란다.
“아버지 옆에서 일 배운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제 아들이 이 일을 거들며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채를 만들 때 일반적으로 샤프트를 쉽게 생각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샤프트는 ‘어떤 소재로 어떻게 감는가’ 하는 그 방법이 바로 노하우다. 또한 말릴 때 어떻게 말리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낚싯대부터 골프채와 파크골프채에 이르기까지, 샤프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손을 거쳐 나가는 샤프트는 고의로 파손한 것이 아니라면, 평생 애프터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지요. 그렇더라도 감아놓은 실이 1~2년 만에 풀린다면 그건 불량입니다. 저는 탄소섬유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합니다. 지금까지도 수익이 발생하면 개발비로 재투자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주위에선 ‘너무 느린 게 아니냐’ 하지만 전 지금까지도 ‘천천히 가기’의 고집을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나무로 하는 일은 서두르면 안 된다
좋은 파크골프채 생산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처음엔 감나무로 헤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지만 구하기도 힘들고, 건조에도 문제가 생겼다. 건조기를 사용하니 표면만 건조되고 속은 마르지 않았다.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 끝에 조 대표는 헤드를 단풍나무로 바꾸었다. 수도 없이 실험하고, 연구하기를 반복하면서 제품을 만들었다.
“샤프트도 유리섬유를 넣으면 단가가 낮아질 수 있겠지만, ‘품질’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대화정공’의 골프채 생산에 필요한 기계도 직접 설계 제작하는데, 이 대화정공의 피팅 장비에서 쌓은 노하우를 파크골프채에 쏟아부었습니다. ‘해강’의 모든 샤프트는 올 카본에 고탄성 특수원단을 더해 만듭니다. 대화정공이 개발한 자동화 기계를 도입하니 감는 속도가 정확해지고, 더 깔끔한 제품이 생산되었습니다.”
때로는 왜 값싼 보급형은 만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조 대표는 ‘파크골프 하는 사람이 받는 몸의 충격을 흡수하고, 탄성을 높이기 위해선 좋은 원단이 필수’라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폐기
파크골프채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을 물었다.
“요즘은 디자인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기 좋은 것, 중요하지요. 하지만 디자인만큼이나 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샤프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헤드가 머리를 말한다면, 샤프트는 척추가 되지요. 공을 칠 때 샤프트가 일정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 어깨나 팔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는 대표이기 전에 제품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생산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40년 넘는 세월이 안겨준 경험상,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꼭 문제가 발생한다는 걸 압니다. 제 직감을 믿고 이상한 점이 있으면 바로 폐기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만든 지-스텔라(G-STELLA)와 드래곤(DRAGON), 다이나믹(DYNAMIC) 등의 제품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샤프트와 피팅 전문가로 거듭나다
매년 1월이면 미국 플로리다에서 ‘올랜도 골프쇼’가 열린다. 1년 전에 예약해야 하고 소요비용도 만만치 않다. 조 대표는 MFS의 협력업체 자격으로 이 ‘올랜도 골프쇼’에 참가했다. 세계적인 ‘골프쇼’라 장비와 골프채, 가방, 신제품 등 한해 골프시장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장이기에 조 대표에겐 꼭 필요하고도 의미 있는 참관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멕시코와 미국, 중국 칭다오(靑島) · 주하이(珠海) 등을 다니면서 골프채와 피팅장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단다.
피팅장비에 대한 관심은 30여 년 전 미국에 있던 친구 덕분이었다고.
“당시만 해도 피팅장비는 모두 미국에서 수입했습니다. 그때 친구가 ‘네 일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면서 피팅장비 두 대를 보내 줬습니다. 새로운 도전이었지요. 열심히 하는 만큼 보람도 있고, 알음알음 소문이 나며 찾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파크골프도 이제 개인별 맞춤형 제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인 체형 기준이 아닌,
사용자 체형에 따른 맞춤생산 필요
하나의 파크골프채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조 대표는 많은 공을 들인다. 몇몇 프로에게 시타 채를 주고 두 달 이상 테스트하며 피드백을 받는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가기 위해선, 대한파크골프협회에서 모델마다 200만 원씩 내고 인증받아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해마다 갱신해야 한다.
“이 비용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파크골프채의 모든 기준이 파크골프 종주국인 일본 자료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우리나라 파크골프 인구를 생각한다면, 사용자 체형에 맞는 새로운 우리 기준이 세워졌으면 합니다. 몇 년 전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부터 파크골프채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사람에게 딱 맞는 골프채를 만들어주면서, 무척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이제 파크골프채에 대한 기준에도 변화가 일어났으면 해요.”
적정 가격, 최고 품질, 최고 피팅,
최고 A/S 견지해 나갈 것 약속
해강파크골프는 선수단이나 홍보단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진숙 이사는,
“비용이 많이 드니 제품 가격에 포함될 수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해강’의 채로 우승한 선수는 좋은 채, 착한 가격을 선택한 현명한 소비자이자,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신념을 알아주시는 고마운 고객이잖아요. 우리 채를 가지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때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합니다. 그러니 그분들이야말로 우리의 ‘선수단’이고 ‘홍보단’이지요.
또한 “앞으로도 해강은 다녀간 일반 골프(대화정공)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니즈에 피팅함으로써 고객의 역량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적정 가격, 최고의 품질, 최고의 피팅, 최고의 A/S를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