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 디아블로2 라는 게임에 미쳐있었다. 이 게임은 롤플레잉 게임으로 캐릭터를 일명 노가다를 통해서 한단계씩 레벨업시켜서 결국 최고레벨에 도달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만렙이 되어서도 문제의 장비(갑옷,칼 등)욕심때문에 결국 쉽게 손을 놓기가 힘들다. 10시간을 몹을 잡다가 우연히 득템한 아이템으로 공격력이 조금 상승하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결국 최고 경지에 도달하고 나면 허탈하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때는 재미있었지만 한계에 부딛쳤을때는 내가 지금까지 뭐하려고 이랬나...라는 허탈함이 엄습해온다. 보통 이럴때 다음의 2가지 선택을 한다. 게임을 접는다. 두번째, 이 캐릭터를 지우고 새로운 캐릭터를 키운다. 99%의 유저들은 후자를 선택한다. 나는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졌을 어느날 지금껏 2년간 키워온 모든 캐릭터를 지우고 계정을 삭제했다.
오디오는 마약과도 같다
오디오도 온라인 게임처럼 장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서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는 과정이다. 하지만 오디오쇼(최근 3월 코엑스에서 멜론 오디오쇼가 열림)의 폐해로 인하여 마치 예술의전당 음악회에 직접 온듯한 비현실적인 현장감,공간감,웅장함 등이 기술적으로 가미된 억대 장비의 소리가 우리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일종의 궁극의 소리인냥 왜곡되어지고 있다. 혹시 오디오쇼에 갔다가 현장의 소리가 좋아서 구입해서 집에 가지고 와서 틀어보면 90%이상 다른 소리가 들린다. 그 이유는 전문 기술자들이 오디오뿐만 아니라 소리를 최적화시킨 공간디자인, 매칭한 고가의 케이블, 초고해상도 음원 등 변수가 다양하다. 나도 오디오를 한지 만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최적의 소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을 바꾸어보고, ddc를 2개 이상 구입해서 A,B 비교 테스트도 해보고, 소스 음원을 바꾸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다보면 그때마다 확 바뀌는 소리에 그 과정이 너무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이렇게 다른 소리로 바꾸어 듣는 재미도 있다. 작년에 잠시 다른 취미로 외도를 하면서 오디오를 잠시 접었다가 우연히 들어간 와싸다 중고장터에 예전에 그렇게 찾을 때는 안보이던 네임 슈퍼네이트 앰프가 거의 반값에 나온것을 본것이 화근이었다. 앰프를 구입하니 이 앰프를 울릴 스피커를 알아보게되고, 스피커를 구입하니 좋은 CD플레이어와 DAC를 찾게 되어 결국 다시 오디오로 돌아왔다.
오디오에 미치면 달라지는 것들
전세계의 명반들을 집에서 들을 수 있다. 오늘 아침에는 길 샤함의 파가니니 바이올린 소나타를 90년대 실황으로 들었는데, 현장 실황임에도 부드러우면서 스피디한 명연주가의 음악을 어제 새로산 과테말라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면서 들으니 행복감이 더해진다. 저녁에는 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적은 볼륨으로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부드러운 피노누아 와인과 함께 듣는다. 취중 음악은 그 모든 것을 커버한다. 아래 사진처럼 아이패드에 좋아하는 명반들을 외장하드를 통해서 불러온다. 앨범 자켓만 누르고 즐기면 된다. 오늘도 오후에 올 택배를 기다리며, 앞으로 바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사용하는 오디오 기기들
앰프 : 슈퍼네이트 1 + 테디캡
스티커 : JBL L36
CD플레이어 : 마란츠
DAC : 에이프릴 DA100S 시그니처
라디오 : 테크닉스
케이블 : 네임 A5 스피커케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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