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禪宗無門關
표문(表文)
역(譯)
소정이년 정월 초오일 천기 성절을 만나 신승 혜개는 미리 원년 12월 초5일에 불조기연 48칙을 염제하여 축연해 올립니다. 금상 황제 만세, 만세 만만세, 황제폐하 공손히 원컨대 성명이 일월 같고 예산(聖壽)가 건곤과 같아서 팔방에 유도의 군을 노래하고 사해에 무위지화를 즐기고 자의황후 공덕보인 우자선사의 전 주지 전법 신승 혜개는 삼가 말 하나이다.
紹定二年 正月初五日 恭遇天基聖節 臣僧慧開 豫於元年十二月 初五日 印行拈提 佛祖機緣 四十八則 祝延 今上皇帝聖躬 萬歲萬歲萬萬歲 皇帝陛下 恭願 聖明齊日月 叡算等乾坤 八方歌有道之君 四海樂無爲之化 慈懿皇后功德報因祐慈禪寺 前住持傳法 臣僧慧開謹言.
*사족(蛇足)
무문혜개(無門慧開) 선사가 무문관(無門關)를 써서 표문(表文)을 올리고 있다. 옛날에는 황제의 생일에는 신하들이 여러 가지 귀한 물품을 구해서 올렸다. 스님들은 경전(經典) 등을 서사(書寫)하여 올리기도 했다. 원래 인도불교 율장(律藏)에서는 출가승(出家僧)은 황제나 임금에게도 신하(臣下)라는 말을 쓰지 않고, 절도하지 않았다. 부모에 대해서도 자식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불교가 중국에 들어오면서 그 수행전통이 바뀌게 된다. 혜개선사는 항주(杭州) 사람이고, 성씨(姓氏)는 양씨(梁氏)다. 출가해서 처음에는 석실(石室)의 지도로 6년간 조주무자(趙州無字) 화두(話頭)로 참선(叅禪)을 하고 나중에는 원림사관선사의 법을 잇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소정 이년은 송조(宋朝)의 이종황제(二宗皇帝)의 연호(年號)다. 이종황제의 탄생 즉위에 무문관(無門關)를 지어서 올린 것이다. 이종황제 모친은 자의황후가 세운 우자사(祐慈寺)의 전 주지(住持)가 공덕(功德)을 기리기 위해서 무문관(無門關)을 지어 올린다는 표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