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지리산 태극유람 1차, 지리산 서북능선 (전남 남원시, 구례군) 산 행 일 : 2017. 05. 27.(토) 산행코스 : 인월~덕두산~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동치~세걸산~고리봉~정령치 휴게소~만복대 전위봉 ~1167봉~요강바위~다름재~위안리 (산행거리 22km) 산행참가 : 19명. <산행지도>
<지리산 태극 유람>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된 지리산국립공원은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중심으로 동서 50km, 남북 32km, 둘레 320km, 총면적 1억5천만 평을 자랑하고 있다. 정상에서 북으로는 함양 임천강과 엄천강, 동쪽으로는 산청의 경호강(남강), 남쪽으로는 덕천강과 섬진강을 만나 자연스레 그 지맥들이 소멸되나, 서북으로는 백두대간의 맥과 이어지고 있다. 서북에서 시작한 지리태극의 맥은 덕두산을 기점으로 해서 '바래봉~세걸산~만복대~노고단~삼도봉~천왕봉'으로 이어오고, 다시 '동부능선~왕등재~웅석봉~달뜨기능선~수양산~시무산'으로 흘러 자연스레 지리맥을 다하게 된다. '지리산 태극종주'란, 말 그대로 지리주능선을 중앙에 두고 태극문양과 흡사한 능선을 종주한다는 것으로, 인월의 덕두산에서 지리주능선을 따라 단성의 시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태극문양과 가장 닮은 코스이며, 그 길이가 86km에 이른다.
앞으로 우리 백두산우회는 지리산 태극종주 능선을 따라 산행을 예정하고 있으며, 제목을 '종주'라 하지 않고 '유람'이라 한 이유는, 종주는 시작부터 끝 지점까지의 코스를 일관되게 따라서 진행하는 것을 말하는 반면에, 우리는 태극종주 코스를 따르되 지리산의 구석구석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진행할 예정이라 '지리산 태극유람'이라 명명하기로 한다. 또한 유랑이라 하지 않고 유람이라는 이름 붙인 이유는 '발길 가는 데로'가 아닌 '의도를 가지고 간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향후 지리산 태극능선을 따르는 산행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미완인 상태라, 몇 차례의 산행이 이어질지 정해진 바가 없으므로 혹여 가보고 싶은 곳이나 가 봤던 곳 중에서 추천을 받아 산행일정에 가급적 반영하여 진행할 예정이므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희망해 본다.
<지리산 태극종주 개략도>
<지리산 전도>
2년 전, 이어오던 백두대간 남진길이 지리산에 진입하여 '지리산 태극유람'이란 이름으로 바꾸어 지리산의 이모저모를 탐방하려고 어느 눈 내린 추운 겨울날 구례에서 성삼재로 오르다가, 시암재휴게소 직전의 얼음길에서 버스가 더 이상 진행을 못하는 바람에 미뤄두었던 지리산 태극유람를 이제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리산은 여러 번 왔었지만 주능선 산행이 대부분이었고 지능선과 골짜기는 별로 가 본 곳이 없는 듯하여, 이번에는 지리산 태극종주를 조금 변형하여 태극종주 능선을 따르되 주변의 지능선과 골짜기를 두루두루 탐방해 보고자 이름을 '지리산 태극 유람'이라 명명하고 차근차근 진행해 보려 한다.
오늘은 그 출발점인 인월에서 시작하여 지리산 태극능선은 정령치까지만 진행하고, 만복대 전위봉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지름재를 거처 위안리로 하산키로 하였는데, 주능선에서 위안리까지의 등로가 '비법정 탐방로'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참으로 헛갈리게 한다. '비법정'이란 말은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등산로이니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해 혹시 국공파와 마주치게 된다면 한번 제대로 물어보리라 마음먹고, 양재에서 버스에 올라 인월로 향한다.
구 인월 마을회관 앞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려 서늘한 새벽바람에 몸을 맡기며 산행을 시작한다.
<인월(引月)> 왜구의 침입이 빈번했던 고려 우왕 6년(1380), 왜구 토벌을 위해 급파된 삼도 순찰사 이성계와 남부 내륙을 휩쓸던 왜구 아지발도 부대는 그해 가을 남원 황산(697m)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그러던 중 날이 저물어 더 이상의 전투가 어려워지자 이성계는 동쪽에 제를 지내 급기야 하늘의 달을 끌어와 싸워 이기는데, 이로 인해 "달을 당겨온" 곳 즉 인월(引月)이란 지명이 생겼다 한다.
마을 안길을 통과 하는데 외딴 민가 앞에 탐스러운 하얀 꽃봉오리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 이름이 입안에서 맴돌기만 할 뿐 좀처럼 떠오르지를 않아 나이 들면 이리되는 게 정상이려니 하고 지나친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다가,
이정목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도로를 두고 좌측 수레길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따르던 수레길은 산 중턱 묘지까지 이어지고, 묘지를 지나며 수레길은 등로로 바뀌며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주능선에 도착하여 잠시 쉼을 하고는, 좌틀하여 덕두산을 향한다.
덕두산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무척이나 가파르게 이어지더니, 이정표상 구인월과 덕두산의 중간지점을 지난다.
일출이 시작되려는지 동쪽 삼봉산 방향이 밝아오고,
덕두산 오름길에 동쪽 삼봉산과 백운산 방향으로 시야가 트인다.
덕두산을 향한 능선길은 더욱 가파르게 변하더니,
흥부골휴양림 갈림길을 지나면서 다소 완만해진다.
덕두산(1,151m) 정상은 나무들이 둘러져 있어서 별다른 조망이 없고 이정목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덕두산/덕두봉(德斗山, 1,150m)> 전북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와 인월면 중군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일명 흥덕산(興德山)으로도 불린다. 전설에 따르면 산기슭에 있는 '용마름산'이 옛적에 자꾸 움직이자, 어느 도사가 칼로 산을 갈라서 석축을 쌓고 산을 못 움직이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용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을 갈라놓아서 용이 멈추어 형성된 산이라 해서 용산(龍山)이라 이름하였고, 현재에도 축산연구소 옆에 자리하는 용산리라는 지명이 실재하고 있다.
동쪽 삼봉산(1,186m) 위로 아침해가 떠올라 있다.
지리산 천왕봉(1,915m) 방향.
덕두산을 뒤로하고 바래봉을 향하는 등로에는 철쭉들이 벌써 꽃잎을 떨구어 놓았다. 유명한 '바래봉 철쭉 감상'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할 듯하다.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싱그러운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씩 전망이 트인 곳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에 넋을 놓아버리기도 하고,
우측 운봉읍 방향으로 백두대간의 수정봉도 감상한다. 대간길의 수정봉은 꾀나 높았었는데 여기서 보는 수정봉은 자그마한 언덕처럼 보인다.
잠시 후 바래봉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오며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고,
바래봉 정상에는 먼저 도착한 백두들이 아침 식사를 시작하고 있다.
<바래봉(1,165m)> 바래봉은 ‘발산(鉢山)’이라고도 하며, 봉우리 모양이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와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속칭 ‘삿갓봉’이라고도 하는데, 삿갓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래봉은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도 유명한데, 매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경에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가 개최된다. 지리산 바래봉은 원래 고산지대로 숲이 울창하였으나, 1971년 한국과 호주의 시범면양목장이 설치되면서 689㏊ 규모에 면양을 방목하자, 초식 동물인 면양이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 버려 자연적으로 철쭉만 남아서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바래봉 철쭉 군락지는 4월 하순에 해발 500미터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5월 중순경 해발 1,100여 미터 정상의 철쭉이 만개할 때까지 약 한 달간 능선을 따라 지속적으로 피어 장관을 이룬다.
반야봉 방향.
천왕봉 방향.
삼봉산 방향.
지나온 덕두산 방향.
북쪽 영취산과 백운산 방향.
남원 방향 파노라마.
지리산 주능선 방향 파노라마.
저 멀리 만복대, 노고단,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을 지나 촛대봉, 제석봉, 상봉, 중봉, 하봉까지 지리산의 등뼈 주능선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는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구름도 누워간다는 와운골이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니, 지리의 깊고 깊음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지리산만이 갖고 있는 방대한 규모와 상징성이 가슴에 와 닿아 앞으로 이어갈 '지리산 태극유람'에 대한 기대가 한층 대해진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바래봉 인증을 남긴다.
가야 할 만복대 방향을 배경으로 증거를 남긴다.
바래봉을 내려서며 가야할 지리산 서북능선을 한번 더 담아 둔다.
지리산 서북능선 전망대.
돌아본 바래봉.
오늘 가야할 고리봉과 지름재가 아득하고,
바래봉 내림길은 주능선을 피해 좌측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데, 사면길이 너무 아름다워 평소 사진을 기피하던 천보 형님도 멋진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며.
숲속의 서늘하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걸음걸이로 백두들의 옛 모습을 재현한다.
그렇게 걸으면 걸을수록 원기가 샘솟을 듯한 숲길이 이어진다.
이른 아침의 바래봉 능선길을 꼭 한번 걸어 보시길!
싱그러운 사면길을 따르다가 보면 다시 주능선에 접속하게 되고,
주능선을 따라 철쭉 군락지로 들어선다.
지리산 서북능선을 따라 등로가 마치 임도처럼 뚫려 있다.
돌아본 바래봉 방향.
만복대 방향으로 이어진 지리산 서북능선이 장관인데, 서북능선을 따라 늘어선 봉우리들을 오늘 모두 지나야 한다는 생각에 살짝 걱정도 된다.
드디어 바래봉 철쭉 군락지에 들어섰으나, 겨우 몇 개 붙어있는 철쭉꽃이 붉은 기운을 보여주는 정도다.
철쭉이 만개하였을 때를 상상하며 벅찬 마음으로,
철쭉의 붉음과 수풀의 푸르름이 어울린 장관을 마음으로 그려 본다.
마한의 여덟 장수가 지켰다는 팔랑치를 지난다.
<팔랑치(八郞峙, 989m)> 지리산 서부의 바래봉 남쪽에 있는 팔랑치는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와 남원시 산내면 팔랑마을을 잇는 고갯길이다. 바래봉에서 팔랑치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 구간은 매년 열리는 철쭉축제로 유명하다. 바래봉은 철쭉으로 유명한 산인데, 군데군데의 초지에 철쭉이 무리 지어 있고,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래봉 정상에서 팔랑치까지의 1.5km 구간이다. 이곳은 매년 봄이 되면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다고 한다. 삼한시대 진한에 밀리던 마한의 왕이 지리산 깊은 산속으로 피난할 때, 달궁에 궁전을 세우고 사방으로 적이 넘어오기 쉬운 고갯길마다 수비군을 세웠다. 북쪽 능선에는 8명의 장군을 배치했다고 해서 팔랑치(八郞峙, 팔령재), 서쪽 능선은 정(鄭)장군이 지켰다 하여 정령치(鄭嶺峙), 동쪽은 황장군이 지켰다 하여 황령(黃嶺), 남쪽은 성이 다른 세 명의 장군을 배치했다고 해서 성삼재(性三峙)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팔랑치 동쪽 아래의 남원시 산내면 팔랑마을은 팔랑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팔랑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로쇠 수액과 고사리, 취나물, 다래순 등의 산나물과 오미자, 송이, 곶감, 토종꿀, 표고버섯 등을 팔아 소득을 올리고 있단다.
팔랑치에서 데크목 등로로 가지 않고, 능선을 따라 철쭉 군락지 안으로 들어선다.
봉우리에 올라서며 돌아본 바래봉 방향.
혁배 형은 고리봉을 배경으로.
붉었을 철쭉이 푸르게 변함을 아쉬워하며,
다시 돌아본 바래봉 방향.
산덕임도 갈림길을 지난다.
산덕임도는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에서 지리산 서북능선의 북서 사면을 따라 고리봉 아래 주촌리까지 이어진 임도인데, 산덕리에서 바래봉 철쭉 산행을 위한 등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어느새 바래봉이 저만치 멀어져 있다.
그나마 바래봉 이후 완만한 능선길이 치쳐가던 다리에 힘을 불어넣기는 했지만,
산행을 시작하여 줄곳 고도를 높여 오느라 서서히 힘이 부치기 시작하자, 자그만 봉우리 공터에 올라 쉼을 한다.
북쪽 백두대간 능선의 봉우리들.
구름이 항상 떠다닌다는 부운치에 도착하는데, 지도상 이곳은 부운마을 갈림길이고, 조금 더 진행하면 나타나는 봉우리를 부운치로 표기하고 있다.
<부운치(浮雲峙, 1,061m)>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공안리와 산내면 부운리 경계에 있는 고개로, 부운치는 가까운 산내면의 부운리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부운(浮雲)은 주로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곡풍의 찬 습기가 태양에 노출된 산 위로 올라오면서 수증기화되어 구름이 피어오르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해발고도가 높다는 의미이다.
부운치(봉우리)로 오르며 바라본 우측 천왕봉 방향.
부운치(봉?) 도착.
지도에는 이 봉우리를 부운치로 표기 해 놓았다.
천왕봉 방향.
반야봉 방향.
산죽밭 사이로 이어진 등로를 따르는데 가끔씩 산죽이 고사한 지역을 만난다. 왜 특정 장소의 산죽들이 한꺼번에 고사하였는지 무척 의문이다. 산죽이 꽃을 피우면 죽는다는데, 혹시!
돌아본 바래봉 방향. 어느 봉우리가 영취산인지, 백운산인지, 남덕유산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덕유산은 저곳 어드메쯤이다.
천왕봉 방향 아래로 내정령 부운마을도 조망된다.
명선봉과 반야봉 방향.
노고단과 만복대 방향.
만복대와 고리봉 방향.
세동치에 도착한다. 삼한시대 쇠(鐵)를 주조하던 곳이어서 쇠동치라 하다가 세동치로 변한 것인지, 소(牛)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소등치에서 변하여 세동치가 된 것인지 짐작만 해 보며, 정령치로 발길을 옮긴다.
세동치 지나 세걸산 오름길 초입의 헬기장을 지나고,
붓꽃(아이리스). 가끔씩 만나는 야생화는 그저 꽃이다!
세걸산 정상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만복대 방향.
지리의 산신인 마고할미와 결혼한 반야가, 이후 불도를 닦기 위해 처와 딸들을 뒤로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는 설화를 간직한 웅장한 반야봉과 사방팔방으로 만복을 내려 준다는 만복대가 늠름한 모습으로 마주 보고 있다.
반야봉과 고리봉 방향.
반야봉에서 노고단을 거쳐 반복대로 이어진 능선을 감상하는 백두들.
천왕봉 방향.
지나온 바래봉과 삼봉산 방향.
세걸산 인증은 나홀로.
<세걸산(世傑山, 1,216m)> 운봉읍의 공안리와 뱀사골 반선과의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산으로, 북으로는 덕두산과 바래봉, 남으로는 고리봉, 만복대와 가지런히 하나의 산줄기 위에 늘어서 있는 산이다. 지리산 원줄기의 서북지역을 차지하여 지리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세걸산이란 이름은 삼한시대부터 이 골짜기에서 쇠붙이를 다루어 솥을 만들었고, 거기에서 유래한 지명이 바로 수철리라고 부르는 마을이다. 따라서 쇠를 만드는 골짜기가 있는 산이란 뜻으로 쇠골산이라 불리다가 변음되어 세걸산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하는 이들이 있다.
다음 구간 걷게 될 만복대에서 노고단을 거처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웅장하다.
세걸산을 뒤로하니, 이제 가야 할 고리봉이 성큼 다가선다.
돌아본 세걸산 방향. 예상은 완만한 오름의 능선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고도를 높여 왔다.
좌측으로는 반야봉에서 흘러내린 수많은 지능선이 한가득 펼쳐져 있다. 집 나간 곰두리들이 어느 골짜기에서 놀고 있을지, 다음 구간에서 찾으러 가 봐야겠다!
이제 정령치로 오르는 도로의 윤곽이 확연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고리봉이 가까워졌다는 예기!
고리봉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다.
요런 등로를 따라 천천히 오르면,
고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반야봉과 노고단 방향.
천왕봉에서 반야봉 사이에 수많은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자리 잡은 지리산 주능선이 펼쳐져 있다.
지나온 바래봉 방향.
운봉읍 방향.
고리봉 정상 이정표. 성삼재에서 만복대를 거쳐 이어온 백두대간은 이곳 고리봉에서 지리산을 뒤로하고 고기리 방향으로 내려서게 되는 곳이다.
<고리봉(1,305m)>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산내면, 주천면이 접하는 곳에 있는 높은 산을 고리봉(1,304m)이라 하는데, 그 아래에는 홍수 때 배를 띄운 마을이라 하여 배마을, 다른 말로 배멀이라고도 하는 주촌(舟村)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큰 홍수가 났을 때, 세상이 거의 다 잠겨 생명이 있는 것은 거의 다 죽게 되고 사람도 거의 다 죽게 되었다. 겨우 몇 사람 만이 배를 마련하여 타고 물 위에서 떠돌다가, 물 위로 조금 솟은 고리봉에 배를 매어 살아났다고 한다. 산세가 흡사 배의 닻을 거는 쇠고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큰고리봉이다. 큰고리봉에서 보면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며 만복을 내려 준다는 만복대가 늠름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고, 그 맞은편으로는 지리의 산신인 마고할미와 결혼한 반야가 불도를 닦기 위해 처와 딸들을 뒤로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는 설화를 간직한 반야봉이 웅장한 모습으로 마주 보고 있다.
지리산 주능선 방향 파노라마.
만복대 방향.
고리봉 정상부 전경.
만복대 방향 파노라마. 만복대 전위봉에서 우측 위안리 방향으로, 하산 길에 가게될 지름재도 보인다.
고리봉을 뒤로하자 이내 고리봉 아래 정령치습지 갈림길을 지난다. 정령치습지로 가서 관음보살이나 찾아뵙고 갈까 하다가, 갈길이 멀어 그냥 정도령이 지키는 정령치로 향한다.
정령치 도착.
정령치 이정표.
서산대사의 횡령암기에 의하면, 정령치는 한나라 소제 3년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난을 피하고자 지리산으로 와서 달궁에 도성을 짓고, 성삼재에는 성이 다른 세 명의 장수가 지키게 하고, 정령치는 정씨 성을 가진 장수에게 고갯마루를 지키게 했다는 유래에서 성삼재와 정령치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최근 대가야의 유적들이 속속 발굴되면서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아마도 고대국가로서의 가야의 재조명뿐만 아니라, 마한, 진한, 변한에 대한 역사적인 재조명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돌아본 고리봉 방향.
정령치 휴게소에 들러 물을 한병 사고는, 만복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만복대 오름길에 본 사슴 닮은 나무. 기린인가?
전망바위에 올라 돌아본 지리산 서북능선.
만복대 방향 능선.
다음 구간 가게 될 반야봉 방향.
언젠가 가게 될 천왕봉 방향.
조망바위에 올라서 돌아본 서북능선.
고기리 방향.
만복대 지능선의 녹색 향연.
다름재 갈림길에 도착한다.
다름재 갈림길 봉우리에서 돌아본 서북능선 방향.
다음 구간 가게 될 만복대 방향.
오늘의 산행 종착지인 위안리 방향.
다름재 방향.
(지름재는 다름재의 오기임)
다름재 갈림길 봉우리 아래에서 배낭털이를 하며 한참의 쉼을 하고는, 다름재 방향 지능선으로 접어드니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기는 하지만 등로 상태는 거칠기 그지없다.
다름재로 향하는 백두들.
혹여 등로가 없으면 어쩌나 염려했지만, 등로의 상태는 예상보다 좋은 상태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내려다본 위안리 방향. 오늘의 종착지는 아래에 보이는 저수지 옆이다.
만복대 방향.
돌아본 다름재 방향 지능선 갈림길 봉우리. 허겁지겁 내려오다 보니 벌써 주능선이 저만치 멀어져 있다.
'길이 너무 좋은데요' 라며 안도하는 보성씨.
바위가 십자가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누가?
층층이 갈라지고 있는 바위도 지나고,
희미해져 가는 등로를 따라가다 보면,
요강바위에 도착한다. 어찌 보면 요강처럼 생긴 듯도 하다.
지리 주능선에서 1시간여 만에 다름재에 도착한다. 거의 내림길이였음에도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름재에서 쉼을 하던 백두들이 위안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아래로 위안리가 살짝 보이는데, 금방 도착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위안리로 내려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나지 않을 듯이 이어진다.
등로가 폐쇠된 지 오래라서 그런지 주변의 숲이 울창하기 이를 데 없다.
파묘된 지점에서 등로는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이후 등로는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처음으로 물이 흐르는 계류를 만나서는 이후 수차례 계류를 좌우로 건너게 된다.
출입통제 울타리를 벗어 난다. 지금까지 지나온 비법정 등산로가 샛길인가? 그러면 법으로 정하지 않은 등산로는 모두 샛길인가? 그러면 산에 갈 때마다 법으로 정해 놓은 등산로 여부를 확인해야 하나?
위안리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 체취를 위해 설치해 놓은 호스 시설물. 그냥 공동으로 하나만 하면 될 것을..ㅉㅉ
지리산 주능선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사람을 한명도 만나지 않았다. 시원한 계류를 보니 발이라도 담그고 싶지만..ㅉㅉ
등로는 빼곡히 식재된 조림지 사이로 이어지다가,
계곡의 수량이 제법 많아질 즈음에 좌측으로 계곡을 건너고,
좁은 등로를 따라 내려오면 몇 개의 '곰 출현 주의' 현수막을 만난다.
이어서 임도에 접속하면 우측으로 산동수원지라는 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임도를 따라 잠시 내려서면 주변에 밭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구례군 상수도 취수용 저수지인 산동수원지 옆을 지난다.
취수장 앞을 지나서 내려서서 위안리 마을에 도착한다.
위안리 버스정류소에 애마가 기다리고 있다. 만복대 전위봉 갈림길에서 위안리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내려오는데만 두 시간이니..ㅉㅉ
먼저 도착한 백두들과 하산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 근처에 있는 지리산온천으로 향한다.
지리산 온천에서 땀을 닦고,
구례읍에 있는 복사골식당으로 이동하여,
지리산 한우로 산행의 피로를 푼다.
더운 날씨에도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더욱이나 비법정 등로를 낙오 없이 산행해 준 백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어갈 지리산 유람 산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심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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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했습니다.감사 감사 감사 드립니다.
바래봉 철쭉능선을 예전에 만개했을때 정령치에서 인월로 갔었는데 이번에 거꾸로 가보니 철쭉은 우데가고~~. 다름재서 위안리 산수유마을 하산길은 너무나 한적하고 원시 그 자체였지요.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일 듯!
너무 좋은 지리산행 잘 잘라 주세요~~
백두님 모두 같이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