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일요일 남매의 여름밤 상영회
윤단비 감독님과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되었는가?
왜 하는가?
어떤 배경이 있는가?
이를 설명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긴 이야기의 시작은 호숫가마을영화제에 닿아있습니다.
2018년 1월, 이웃들과 함께 영화 보는 행사를 구상했습니다.
행사의 목적에 이렇게 메모해두었습니다. '영화 보며 쌓는 인정'
영화가 우리를 다정케 하리라!
이 기대를 품고 시작한 일입니다.
호숫감을영화제 제1회 기록 게시판
1. 마을영화제 구상
쿠바 지폐에는 작은 발전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미국발 경제 봉쇄로 쿠바는 큰 발전기를 건설하고 운용할 형편이 못 됩니다.
궁여지책으로 마을마다 작은 발전기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작은 발전기는 장점이 있습니다.
덩치가 작으니 운용 부담이 적고 위험도가 낮습니다.
이를 한국 기업이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잘게 쪼개져 마을 속으로 들어간 작은 발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제는 규모가 큰 행사입니다.
대형 스크린과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영화를 상영하려면 저작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쓰면 사람들도 많이 불러 모아야 합니다.
쿠바의 작은 발전기를 생각했습니다.
큰 극장이 이웃집, 동네 슈퍼와 카페, 학교 강당으로 잘게 쪼개지면 어떨까.
극장이 마을로 녹아드는 겁니다.
마을 곳곳에 극장이 편재하게 되는 겁니다.
크게 만들어 모으지 말고 잘게 쪼개 흩뿌리기, Ubiquitous Theater!
저마다 제 마당 제 삶터에서 이웃과 함께 누리는 영화제를 상상했습니다.
2. 행사 방식: '없습니다.'
극장이 없습니다.
극장을 따로 만들지 않습니다.
이웃집 거실이나 마당이 극장입니다. 있는 것을 잘 씁니다.
운영팀이 없습니다.
각자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극장주들이 함께 의논하여 공동 팸플릿을 만듭니다.
극장별로 개성을 담은 포스터를 만들어 동네 곳곳에 붙입니다.
부담이 없습니다.
실은 조금 있습니다.
이웃을 초대하고 맞이하는 선한 부담을 집니다.
나머지 부담은 최소화합니다.
극장주는 영화로만 관객을 대접합니다.
간식은 관객이 챙겨갑니다.
영화 마치면 관객 스스로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나옵니다.
감상료가 없습니다.
이웃과 나눌 간식과 극장주에게 전할 감사 편지, 작은 선물을 준비합니다.
허락하신다면 극장주를 꼭 안아줍니다.
3. 영화제의 시작은 극장주 섭외
극장주를 섭외하러 마을 두루 다닙니다.
마을영화제를 설명하는 안내장을 만들었습니다.
앞면에는 마을영화제 운영 방식을, 뒷면에는 일정표 초안을 담았습니다.
이웃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였습니다.
서류철을 옆구리에 끼고 사람들을 만나니 영업사원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반겨주었습니다.
어린이 극장주들이 영화제 분위기를 만들고 이끌어갔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십중팔구 거절당했습니다.
이 또한 수지맞는 일입니다.
십중팔구 거절한다는 말은 열 명 중 한두 명이 응답한다는 뜻입니다.
적은 수가 아니었습니다.
거절한 여덟아홉 명에서도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하고 쓴, 보이지 않는 포스트잇을 그 집 대문에 붙여두고 옵니다.
상황 사안 사람에 따라, 다음에는 또 모른다고 여지를 두고 돌아섰습니다.
4. 마무리는 감사
영화제 시작과 끝에 극장주들이 모입니다.
첫 모임에서는 영화제 일정을 상의했습니다.
상영 시간이 겹치지 않게 조율하여 함께 계획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일정표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모임은 영화제 폐막식이었습니다.
모두가 다시 모여 서로 축복하며 감사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첫댓글 호숫가마을영화제가
호숫가마을이야기가
호수의 파문처럼 땅끝까지 멀리 퍼져가기 바랍니다.
5/17일 호숫가마을영화제 기대됩니다.
멀리 제주도에서 호숫가마을 영화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