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과 배우 자택 앞 집회, 무엇이 문제인가
(2026년 10월 6일 기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
▶ 한 줄 요약
영화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문세광 단독 범행 외 다른 배후가 있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담으면서 보수 진영이 역사 왜곡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제작진은 "특정인을 배후로 지목하지 않은 허구"라는 입장입니다. 보수 단체의 배우 자택 앞 집회는 신고된 평화 집회라면 그 자체로 곧바로 불법은 아니지만, 소음·반복성·발언 내용에 따라 집시법, 스토킹처벌법, 명예훼손·모욕·협박, 업무방해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경찰은 10월 6일 현재 "확인된 불법행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1. 영화 기본 정보
· 개봉: 2026년 9월 23일
· 감독: 허진호 / 주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 소재: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 흥행: 추석 연휴 약 140만 명, 9월 27일까지 누적 약 156만 명(주간경향 보도)
■ 2. 무엇이 '역사 왜곡'이라고 지적되나
영화는 형사와 기자들이 공식 범인 문세광 외에 다른 저격자가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그 가능성 중 하나로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의 개입을 암시합니다. 비판하는 쪽은 이것이 "문세광 총격"이라는 정설을 중앙정보부와 박정희 전 대통령 배후설로 바꿔치기하는 음모론이라고 봅니다.
▶ 비판하는 쪽 (보수 정치권·단체)
· 국민의힘 의원들: "음모론을 조장하고 역사를 왜곡한다"며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상영 금지, 수익 환수까지 거론
·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 "북한 선전영화 '민족과 운명'을 커닝해 리메이크한 영화", "제작진과 배우들은 정치 행위를 한 주체"라고 주장
·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 9월 29일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허진호 감독 등 4명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종로경찰서 배당)
▶ 제작진
9월 28일 첫 공식 입장: "새로운 역사적 결론을 내리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려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지 않는다", "공개된 기록·문헌·다큐멘터리를 검토한 뒤 실제 사건에 허구의 인물과 설정을 결합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다"
▶ 옹호·신중론 (영화계)
· 영화평론가 이동진: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 발표에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문제 제기라며 "그런 무리한 주장은 대사나 장면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설명
·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실에 근거한 비판을 요청하고, 허구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탐구할 창작자의 권리를 옹호
· 영화계 일각: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과 배우들의 작품 선택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 추가로 불붙은 '탄흔 티켓' 논란
메가박스가 만든 오리지널 티켓 굿즈가 투명판을 겹치면 육영수 여사 자리에 총탄 자국이 드러나는 디자인이어서 "패륜 굿즈"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등). 메가박스는 10월 4일 사과하고 남은 물량을 전량 폐기했으며, 같은 날 이종배 전 시의원은 굿즈 책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 논란이 낳은 현실적 영향
· 감독과 출연진이 안전 우려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취소
· 부산영상위원회가 10월 5일 예정이던 무료 상영회 취소
· 조연 배우 3명이 주말 무대인사 불참, 배우 대상 악성 댓글·불매 운동 확산
■ 3. 보수 단체가 배우에게 한 일 (확인된 사실)
· 10월 4일 오후 2시경: 신자유연대(약 50명)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단체 '벨라도'가 서울 성북구 유해진 자택 앞에서 집회. 구호는 "암살자들 제작자와 배우들은 유가족과 고인에게 사과하라", "메가박스 대표는 사과하고 징계하라" 등. 요구사항은 상영 중단, 제작진·배우 대국민 사과, 탄흔 굿즈 문책. 경찰 기동대 2개 부대 배치.
· 10월 5일: 유해진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 입장문. "허위사실 유포, 인신공격, 모욕, 사생활 침해, 신변 위협, 명예훼손 행위를 엄중히 본다", "관련 게시물을 수집 중이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 10월 6일: 배우들이 모델로 활동 중인 광고주(버거킹 본사 앞) 불매 집회. 호국연합방패단은 제작사 앞 집회 신고. 키움증권 등 다른 광고주 앞 집회도 예고.
· 정부·경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경찰에 배우 안전 조치와 거주지 앞 위협·협박 엄정 대응을 요청.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배우에 대한 위해·협박은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면서도 "현재까지 확인된 불법행위는 없고 신변보호 요청도 없었다"고 밝힘. 신자유연대는 "평화 집회였다"며 오히려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 요청.
■ 4.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일반 법률 정보)
※ 아래는 한국 법의 일반적인 기준을 소개한 것이며, 이번 사건이 실제로 위법인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수사·재판을 거쳐야 판단됩니다. 확정적인 법률 판단이 아닙니다.
▶ ① 집회 자체: 원칙적으로 '합법' 가능성이 큼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므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한 평화로운 옥외집회라면 장소가 배우 집 앞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불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경찰도 현재 불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집시법은 다음과 같은 제한을 둡니다.
· 주거지역 제한(집시법 제8조): 주거지역에서 사생활의 평온이 뚜렷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으면 거주자나 관리자의 요청으로 경찰이 집회를 금지·제한할 수 있습니다.
· 소음 기준: 주거지역은 시간대별 소음 기준이 더 엄격하며, 넘기면 경찰이 유지·중지 명령을 내리고 따르지 않으면 처벌 대상입니다.
· 미신고 집회, 신고 범위를 벗어난 집회, 경찰 해산 명령 불응 등도 처벌 대상입니다.
▶ ② 반복적으로 집 앞을 찾아온다면: 스토킹처벌법 쟁점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주거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해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면 처벌합니다. 한 번의 신고 집회는 해당하기 어렵지만, 같은 사람의 집 앞을 계속 찾아가면 "정당한 이유 없는" 행위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추정).
▶ ③ 발언 내용: 명예훼손·모욕·협박
·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온라인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공연히 구체적 사실(또는 허위사실)을 드러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린 경우. 단순한 의견·평가는 해당하지 않고, 진실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 처벌하지 않음(형법 제310조). → "북한 선전영화를 커닝했다", "배우들이 정치 행위를 했다" 같은 발언이 사실 적시인지 의견 표명인지가 갈림길.
· 모욕(형법 제311조): 사실 적시 없이 공연히 경멸적 표현(욕설 등)을 한 경우.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처벌(친고죄). → 집회·온라인에서 배우를 향한 욕설이 있었는지가 쟁점.
· 협박(형법 제283조): 사람을 겁먹게 할 만한 해악을 알린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 불가(반의사불벌죄). → 현재 보도상 구체적 협박 발언은 확인되지 않음. 온라인 위협 글이 있다면 별도 판단.
▶ ④ 광고주 앞 불매 집회: 업무방해 쟁점
소비자 불매운동은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호됩니다. 다만 대법원(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이른바 광고 중단 압박 사건)은 불매운동이라도 그 수단이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이르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광고주 앞 집회가 평화적 의사 표현에 그치는지, 영업을 실제로 막는 수준인지가 기준입니다.
▶ ⑤ 반대로, 영화 제작진에 대한 고발은?
제작진이 받은 혐의는 사자명예훼손(형법 제308조)으로, 죽은 사람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해야 성립합니다. 이 죄는 유족 등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인데, 보도에 따르면 박지만 씨 등 유족의 고소는 없는 상태입니다. 과거 유사 사례도 대체로 창작의 자유를 넓게 인정했습니다.
· KBS 드라마 '서울 1945'(이승만 전 대통령 등 사자명예훼손 고소): 2010년 무죄 확정
· 영화 '실미도'(훈련병 유족 손해배상 소송): 원고 패소
· 영화 '그때 그 사람들'(박지만 씨 상영금지 가처분): 역사적 공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는 취지 속에 조정으로 종결
■ 5. 정리: 확인된 사실과 추정
· 확인된 사실: 보수 단체가 10월 4일 유해진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광고주 앞 집회로 확대 중이다. 경찰은 10월 6일 기준 불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제작진은 사자명예훼손으로 고발돼 종로경찰서가 사건을 맡았다.
· 추정·전망: 집 앞 집회가 반복되거나 소음·욕설·위협이 동반되면 집시법 위반, 스토킹, 모욕·협박 등이 문제될 여지가 커진다. 제작진 고발 건은 유족 고소가 없고 과거 판례 흐름상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지만, 결론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배우는 공인이지만 작품 속 역할을 연기한 사람일 뿐 영화의 역사 해석에 대한 책임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