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순읍에는 고층 아파트를 비롯한 새로운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크게 변하고 있다.
옛적, 서석산(무등산) 남쪽, 지석천(화순천) 북쪽에 자리 잡은 땅이라 하여 서양(瑞陽)이라 불리던 화순읍이 이제 도심에서는 자칫 산도 물도 바라보기 어려운 기괴한 동네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30여 년 전 광덕택지가 개발되어 만연산 자락에 있던 논밭들이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더니, 근래에는 구도심에 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거의 철거되고, 고층 아파트가 흡사 도시 전체를 꽉 채워가는 느낌이다.
선진국이나 앞서가는 지역들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우선 순위에 놓고 이를 중심으로 도시를 개발해 나간다. 구도심은 역사,문화,보행,녹지 등을 중심에 놓고, 외곽으로 고층건물이나 아파트 등을 배치하고 다핵적인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화순읍에서 화순경찰서, 증산관, 구 화순읍사무소, 박현경 가옥 및 여름별장, 신안극장, 화순주조장, 화순역과 앵남역사 등을 비롯한, 역사가 담긴 수많은 건축물들이 관공서건 개인소유이건 지속적으로 없어져 왔다.
아마 화순군처럼 오래되고 역사가 담긴 건물들을 철저히 없애버린 지역도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인근 나주시, 담양군, 보성군 등이 오래된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며, 주민의 문화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럽기조차 하다.
그런가 하면 공원지정이 해제된 알뫼산 자락은 벌써부터 파헤쳐지고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화순읍 남산 주변까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는가 하면, 군청 앞에도 하늘로 치솟는 육중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바라보는 이들을 숨막히게 한다.
애꿎은 화순천은 군수가 바뀔 때마다,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재난방지네, 친환경 하천 조성이네, 꽃강길 조성이네 하여 파헤쳐져 이른바 ‘삽질’ 대상이 되곤 한다.
중소형 서민아파트 중심으로 개발되어 건설 당시부터 얼마 가지 못해 공동화될 것이라 예측되었던 광덕지구 아파트들도 비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우리 화순군에는 과연 ‘도시디자인’ 개념이라는 것이 있는가? 아니 언감생심 ‘도시디자인’까지는 놔두더라도 도시의 미래를 추상적으로라도 그려보며 고민하는 공직자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군수들마다 ‘지역발전’과 ‘군민의 행복’을 이야기했지만, ‘개발주의’를 앞세운 그들에 의해 ‘광주 인근의 쾌적한 전원도시 건설’이라는 꿈은 점점 멀어져 왔다.
군민의 대의기관임을 자임하는 의회가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그 흔한 정책토론회나 간담회 한번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벌써부터 자신이 군수 후보, 지방의원 후보로 적임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자. 누가 화순을 인간다운 도시로, 자부심을 가지며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 적임자인지를 잘 살펴보고 투표해야 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