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체 산 행
▶종암산.덕암산. 처녀봉.비룡산◀
(열왕지맥 마지막 구간)
1. 산행일자: 2018년1월7일((일요일)
2. 산행지역: 경남 창녕군 열왕지맥 마지막 구간
3. 날 씨: 맑음(약3º이상)
4. 참석인원: 8명
5. 도상거리: 18.1km (비공고개까지: 14.2km)
6. 산행시간: 7시간24분 (09;11~16:35) (평균속도: 2.45km)
(비공고개까지: 6시간21분 (09:11~15:33) (평균속도: 2.43km)
7. 산행구간: A코스(4명)⇒내촌→A.B코스갈림길→병봉갈림길→보름고개→종암산→큰고개→덕암산→삼방고개→팔도고개→445봉→비공고개→처녀봉→비룡산→학포양수장
B코스(4명)⇒내촌→A.B코스갈림길→병봉→영취산→영취산성→632봉→신선봉→보덕암
8. 산 행 기 : 영산I/C에서 내려 좌측으로 영산면사무소옆을 지나면서 구계리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얼마못가 내촌마을 입구에 닫는다.
마을이 끝날 즈음에 좌측으로 승용차 3대정도 주차할수있는 작은 공터가 있는데 마침 한대만 주차되어 있어서 우리 차량 2대를 별 무리없이 주차하고 채비를 갖춘후 곧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전에 사방을 둘러보니 오늘 진행할 구간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른쪽은 오늘 산행할 열왕지맥 일부구간이 간간이 보이고, 왼쪽은 지난번에 산행하였던 병봉과 영취산이 신선봉을 지나 보덕암 까지 암릉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오늘 A팀 4명은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B팀 4명은 왼쪽으로 진행하는데 약 2km를 같이 오른 후에 능선갈림길에서 양쪽 방향으로 갈라 선다.
거리가 짧은 B팀이 먼저 하산을 하게되면 승용차 2대를 몰고 부곡에서 온천욕을 한후 A팀의 날머리에서 대기 하기로 약속하고 같이 들머리를 출발한다.
능선 삼거리에서 B팀과 헤어지고 힘겹게 병봉삼거리에 올라서서 gps를 확인하니 겨우 3km를 지나온 지점에 고도가 629m로 표시되어 있다.
주머니에서 고도표를 꺼내 펼쳐보니 날머리까지 고도가 550m 아래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짧은 거리에 비하여 이정도로 급하고 심한 고도차이는 각오를 단단히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닐성 싶다.
그렇다고 초반부터 주눅이 들어서야 될법이나 하겠는가.
"아자"~"아자" 일단 내리막길이고 보니 죽기살기로 힘차게 내달려보자~
보름고개를 지나 몇번의 오르내림으로 종암산 정상에 올라서니 전방에 탁트인 부곡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종암산 정상에는 큰 바위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데 풍광을 한눈에 담을수 있도록 전망데크가 앞쪽으로 안전하게 설치되어 있다.
잠시 숨고르기를 한후 정상을 내려서니 곧바로 함박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원만한 내리막이 한동안 계속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심한 급경사가 큰고개까지 길게 흘러내린다.
큰고개 중앙에는 지붕을 덮은 사각 쉼터가 원두막 형식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가 내려서니 휴식하고 있던 일반 등산객들이 마치 자리를 양보 하듯이 모두 털고 일어선다.
우리도 갈길이 비쁘다보니 성의를 무시하고 바로 덕암산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급경사를 오르는 길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체력도 고갈되어 바닥이 날 지경이다.
그나마 내려오는 등산객이 한마디씩 해 주는게 기력을 살려준다.
힘들게 겨우 덕암산 정상에 올라서니 펑퍼짐한 모양새에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 하지만 별다른 특징도 없는곳에 방치된 듯한 정상 비석만 덩거러니 외롭게 서있다.
그런데도 굴곡을 이룬 귀퉁이에 종암산과 비슷한 모양새의 전망데크가 키큰 소나무에 감싸 안기듯이 하며 설치되어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서니 부곡온천 일대가 한눈에 들러온다.
풍광에 피로를 앃어내고 정상을 내려선지 얼마 지나지 않은곳에 돌로 만든 제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제단 옆에 일출 장면을 찍은 사진이 현황판속에 담겨서 세워져 있다.
현황판과 똑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일출만 없을뿐 제법 멋진 작품이 카메라에 담긴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보니 쉬지않고 달려가는 일행과 많이 멀어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되어 바쁘게 출발을 서두른다.
그런데 이곳에서 뚜렷한 길을 따라 우틀 하였는데 예감이 이상하여 gps를 확인하니 지맥길은 좌측으로 선이 이어져 있다.
다시 좌측을 살펴보니 준.희가 만든 안내 명찰이 소나무에 매여있고 희미하게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보인다.
명찰아래로 내려서자마자 쌓여있는 낙엽과 함께 급경사 내리막길을 무섭게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는데 일행을 따라 잡겠다는 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브레이크가 고장난듯 어느순간 삼방고개에 내려서고 있었다.
삼방고개에서 467봉으로 오르다가 휴데폰을 보니 총무에게서 전화가 들어와 있다.
실수로 벨이 꺼져 있었던 모양이다.
바로 전화를 걸어보니 내 뒤에서 알바를 하여 지금 제단이 있는곳으로 다시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한다.
조금전에 내가 일출 사진을 찍으며 지체했던 곳이다.
더구나 "급경사 지역 우회 협조바람" 이라는 안내 뱃말까지 현황판 옆에 세워져 있는것을 무심결에 읽었었다.
방금 내가 내려왔던 급경사와 비슷한 오르막을 다시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알바한 곳에서 내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는데 엇갈린 운명 사이에 얄굿게도 나는 열심히 정도(正道)를 달려오지 않았던가~
무슨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내가 어느새 선두가 되어 느긋하게 아무런 표식도 없는 467봉에 올라선후 팔도 고개를 향해 여유롭게 천천히 내려선다
그럭저럭 팔도고개에 하산하여 차들이 쌩쌩 달리는 4차선 중앙분리대를 잽싸게 건너고 보니 도저히 다음 고지에 오를 엄두가 나질 않는다.
도로위에 되돌아서서 왼쪽을 보니 부곡온천의 온천수가 코앞에서 부글부글 끓고있고 오른쪽을 보니 눈에 익은 밀양 초동농공단지가 보이듯 말듯 눈에 들어온다.
보통 도로와 접속하면 곧바로 심한 오르막으로 연결되므로 산행 중에 도로는 별로 반갑지는 않은데 지금은 심신이 막가파 상황이다 보니 탈출의 유혹이 머리에서 맴을 돈다.
도로 양쪽에서 단체 인증 샷을 하고 아무런 내색도 못하고 있는 사이 어느덧 회장님께서 선두로 앞장서더니 우뚝 솟은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입도 뻥끗 못하고 할 수 없이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를 달래 가며 후미를 따라 오르는데 얼마못가서 초입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기 시작한다,
일행이 각자 흩어져서 길을 찾아보지만 앙상한 잡나무와 넝쿨사이로 사람의 흔적이란 전혀 보이지 않고 떨어진 낙엽만 너덜을 덮고 있다.
급경사에 미끄러지며 길도없는 개척 산행을 이대로 무작정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듯 하여 다시 하산하여 부곡으로 탈출하는 방향으로 여론몰이가 진행되고 있는데 회장님만 묵묵부답으로 선두에서 길 찾기에 여념이 없다.
내심 혼자서라도 끝까지 종주할 기세인 듯한데 아무리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지만 오늘따라 상황판단을 헷갈리게 하는 회장님께서 야속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날다람쥐 총무님께서 본색을 숨기고 여론에 동참 하였을까~^^
이재동 산우님은 평소 산행 때는 적극적인 B코스 탈출 주동자로 활동했는데 오늘은 선동만 약간하더니 실속없이 투덜대는 시늉만 하면서 회장님 뒤에 바짝 달라붙으며 꾸역꾸역 열심히 잘도 따라 올라간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지 들머리부터 줄곧 선두에서 내달리더니 지금도 회장님 꽁무니를 받쳐주고 있으니 끝까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속셈인 것 같다.
평소엔 참 좋은 절친이지만 후미에 뒤처져서 죽을 맛으로 겨우 따라 올라가는 나로서는 저 인간이 얄밉고 야속하기만 하다.
갈 길이 한참 남았는데 이대로 무작정 치고 오르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앞서가던 회장님께서 "찾았다"하고 고함을 크게 질렀다.
드디어 길을 찾았다는 외침인데 나에게는 절규로 들렸지만 회장님은 마치 심마니가 "심봤다"하는 환성으로 외쳤을 것이다.
길을 찾고부터 오르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는데 후미에서 이미 포기 상태인 나로서는 일행과 점점 멀이지기 시작했다.
보일듯 말듯하며 겨우 292봉에 올라서니 일행은 벌써 달아나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잡기는 이미 글렀고 그렇다고 기다려 주지도 않을것 같고 기진맥진하여 될대로 되라는 생각에 털썩 주저않고 말았다.
목이 말라 보온병을 꺼내 물을 들이키려고 하니 뜨거워서 마실수가 없다.
집에서 뜨거운 물을 그대로 담아 왔더니 오늘따라 날씨마져 기온이 높아 물이 식지않은 모양이다.
호호 불어가며 몇모금을 들이키고나서 자리를털고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여기서 미아가 되면 무슨 개 망신인가. 베낭을 추스리고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
한동안 완만한 경사를 별 무리없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급경사가 떡하니 앞을 가로 막는다.
지금부터는 445봉으로 오르기 위해 나 자신과의 싸움이 사작되는데 우선 길옆에 있는 작은 바위에 걸터않아 뜨거운 물을 겨우 몇 모금 마신 다음 마음을 다잡고 한발 한발 옮기기 시작한다.
경사가 워낙 심한데다 낙엽까지 덮여 있으니 제대로 발을 딪고 올라 설 수가없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면서 한 걸음씩 옮기는데 한동안 제법 올라온것 같아 머리를 치켜들고 위를 쳐다보지만 정상은 쉽게 내어주질 않는다.
지친몸으로 겨우 한참을 오르고 있는데 위에서 말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일행 한명이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친구 이재동 이다. "친구야 반갑고 고맙다"~^
지금까지 정상에서 기다리다가 걱정이 되어 마중을 나왔단다.
겨우 버티고 서있는 내 모습을 보자마자 배낭을 훌렁 뺏더니 자기가 짊어지고 앞장서서 올라가기 시작한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뒤를따라 올라가니 얼마못가 정상에 올라선다.
천신만고(千辛萬苦)나 할까.
정상에서는 회장님과 총무도 같이 기다리고 있다.
미안한 마음은 접어두고 우선 시원한 팻트병 냉수를 회장님께 얻어서 벌컥벌컥 들이키고 나니 한결 살만하다.
시간을 많이 지체하여 내려서는 비공고개에서 마무리 하기를 원했으나 회장님께서는 혼자서라도 날머리까지 종주를 하겠다고 고집을꺾지 않으신다.
그래서 회장님과 총무는 날머리까지 종주하고 이재동씨와 나는 비공고개에서 마무리 하는것으로 하고 바쁘게 445봉을 내려선다.
비공고개에 내려서니 차량 한대가 여유있게 운행할수 있도록 세멘트 포장이 깔려있다.
들머리에서 회수한 차량 두대가 벌써부터 날머리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중 한대를 비공고개로 오도록 연락하니 얼마후 도착한 차량을 타고 얼마 멀지않은 본포 횟집으로 출발 하였다.
본포횟집에서 잉어와 붕어찜 대짜 한개씩을 주문하고 마주앉은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오늘 산행을 미지근하게 마무리 하였다.
※고도표(병봉갈림길→학포양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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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쿠 대장님 고생하셨구만요.
B코 스 는 병봉 영취산 신선봉이 완전 명산비경이라 룰루랄라옇는데...
대장님의 후기내공이 만만치않네요.
쭉~~기대합니다.
산행후기 쨈나게 참 잘했어요.ㅎㅎ
수고 많았습니다.
ㅎㅎ후기 올린다고 늦어구만 ㅎㅎ처녀봉에서 종아리 쥐까지 났어요.ㅎㅎ수고 많았습니다. 대장님!! 복받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