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시리즈 2
동시/사슴 꽃.
아가야방 작은 침대
그림일기장 속에는
사슴가족이 살고 있어요.
엄마사슴 아빠사슴
미운아기사슴.
아침 일찍 일어난
엄마사슴은 해님 텃밭에
물을 주고
우리아빠사슴은 아주
게으름뱅이래요.
늦잠꾸러기 아기사슴은
언제 일어났는지
칭얼대며
텃밭 엄마사슴만
졸졸 따라다닌대요.
엄마 꽃 예쁜 아기 꽃
아기사슴은 마구 뜯어요.
지나가던 이웃집
마음 좋은 아저씨가
미운아기사슴을 보고
너. 이리와 봐라.
놀란 엄마사슴
아기사슴 아이 무서워라.
우리아빠사슴은 쿨쿨.
아가야방 아기 깨우고
침대위에는 그림일기장
엄마사슴 아기사슴 꼭꼭
끌어 안겨 숨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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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엄마의 산울림.
사랑을 해야 한다.
사랑을 해야 한다.
넌. 누구를 위하여 사랑을 해야 한다.
해가 지쳐 넘어졌다.
낮은 별 하나. 산자락을 잡고 내려와
창가에 머뭇거린다.
엄마의 빈방엔 아무도 없다.
세 살배기 산울림은
혼자 보채며 칭얼거린다.
젖은 하늘에 걸린 빗방울이
창가에 서성거린다.
산울림 가슴 파고들면 우유 빛. 뽀얀
엄마의 젖가슴 태산이 무너지도록
넌. 사랑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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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겨울아이.
눈 오는 겨울밤
초롱불 밑에 하얀 머리 우리할머니
외할머니 물레소리 정겨롭다.
아랫목에 겨울방학 아이는
솜이불 폭 덮어 쓰고 엎치락뒤치락
손에는 둥글고 길쭉한 팽이하나
할머니 물레 실타래 잡고 꿈나라로.
얼음판에는 어느새
고만고만한 또래아이들이 이리저리
팽이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
팽이치고 얼음지치고 벌서 오후쯤이면
논바닥 얼음장이 우지지 직
사방에 금을 긋고 쩍.
겨울아이 바지 물에 빠진다.
이 녀석 봐!
바짓가랑이 꼭 움켜쥐고
아이 추워라.
논두렁에 성냥개비 불 피우다 새솜바지
아랫돌이 다 태우겠다.
우리 외할머니 알면 우째라!
우째할기고.
막내외삼촌 찾아와 밥 먹어라 고함소리
아이 무시라!
얼음장이 쩌렁쩌렁.
넌. 이른새벽 뜰엔
멍멍이가 밤샘 하얗게 시린눈 덮어쓰고
빼 꼼이 막내외삼촌 검정고무신
콧잔등이 발갛다.
에헴, 사랑방 기침소리
외양간 송아지도 음매-
타닥타닥 아궁이 군불 때는 외할아버지
소여물이 모락모락 아침 굴뚝엔
시커먼 연기가 두 눈 부릅뜨고
덥석 겨울햇살 끌어안고 투정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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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가방.
엄마 품에
꿈나라 아기처럼 잠든
포근한 오후.
벚꽃 잔치마을
강변도로엔. 찰칵찰칵
오렌지 빛 사이로.
웃음꽃이 활짝
하얗게 피었대요.
꽃비내리면
노란 우산 아기민들레
꽃 가방 메고.
아장아장
우리아빠 어부바 하고
입가엔 하얀 솜사탕.
우리아기
칭얼칭얼 아빠 밉다고
자꾸만 보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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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여름나라 아이들.
금빛 사래기 쏟아지는
깊은 숲 별무리 조잘조잘 소꿉놀이
여름밤이 그립다.
나 어릴 적
여름방학 방학 책 옆에 끼고
외가 동갑내기 또래 외사촌아이들
그늘나무 아래 자리 깔아놓으면.
나무 위로 살금살금 기어올라
맨손에 매미 잡는 형뻘 되는 아이
난. 옆에 엎드려 동화의 나라
꿈 이야기 너무 선명하다.
해가 질 무렵이면
산새소리 지쳐 멀어져
노을은 멀찌감치 연분홍빛 잠옷으로
곱게 갈아입고
산 허리잡고 잠투정 할 땐.
막내 외삼촌 꼴짐지고
누렁이엄마소 앞세우면 아기송아지
뒤따라가며 음매~ 정겹다.
앞마당 모깃불 피워놓고
외할머니 이리 온 나. 내 강아지야.
하고 부르실 땐 연기에 취해
난. 눈비비고 콜록콜록.
외할머니 들려주던 별똥얘기
듣는 둥 마는 둥 그만 잠들어버리면
외할머니 부채손이 이리저리
내 강아지 꿈나라에서 별 아기들
오순도순 소꿉놀이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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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별나라 큰 애기.
연분홍빛 짙은 노을
살짝 두 눈 감추고
우리누부야 옷고름 풀면
아기도련님 호랑이
장가가는 날.
하늘 별나라
동네방네 이집 저집
창문열고 소문났대요.
우리 호랑이 아기도련님
아이. 부끄러워라.
새벽별 큰 애기
밤 샘 새 옷 갈아입고
아침이슬 몰래 반짝반짝
새색시 우리누부야
아침인사 부끄럽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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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봉숭아
앞마당에 봉숭아
그리움 짙은 댕기머리 우리 누부야
초저녁마루에 걸터앉아
발갛게 손 톱 물들이던 밤.
손톱마다 풀잎 싸서
여름밤 하얀 무명실로 칭칭 동여매
누부야! 나도 칭얼칭얼.
아!! 그립다.
그 옛날여름밤
앞마당엔 졸음에 지친 반딧불이
이리저리 끔벅끔벅.
모깃불 피워놓고
눈 비비며 듣던
외할머니 밤 깊은 도깨비 이야기는
옛날얘기 아이. 무시라.
한참 엿듣던 겁쟁이 보름달이
그만 슬금슬금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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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여행
(동시)
구름이
배고픈가 봐
쨍쨍한 해를 먹는다
야금야금
반쯤 먹고
배가 부른지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
구름은
해를 다 먹지 못하고
칵 토한다
욕심 부리다 목에 걸렸나보다
올칵올칵하다가
구름은
어디를 가려는 것일까
노을에 아마 취해서
예쁜 달을 만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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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동시)
옷
멋지다
우산 옷 같네
비가 온 날은
괜찮다
꽃
참
멋지다
지붕 옷 같네
눈이 온 날은
좋겠다
참
와
근사해
구름 옷 같네
바람 분 날은
신나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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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리즈 (11)
봄동산
할머니
꽃밭가슴은
맘껏 놀이터
무지갯빛
품속은
맘껏
꿈
터
할머니
자장가는
옛날식 전설
우리아기
맘껏
쉼
터
등
뒤에서
그네 타고
무릎에서
자장가
듣고
스르르
새근새근
곤한 꿈
꾸지요
친구 맺기
선영이가
유아원에서
나를 쳐다
봅니다
“왜 봐?”
그래도
선영이가
또 쳐다
봅니다
“왜 보냐니까?”
이번엔
선영이가
고개 헥
돌립니
다
“내가 싫어?”
그래도
고개를 끄떡
대지 않습
니다
“진짜 토라졌냐고?”
난감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
두려웠습니다
“난 니가
봄꽃처럼
참 예뻐서
좋은데“
그제야
선영이가
싱끗 웃네요
내가 선영이
손을 잡았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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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리즈 (12)
봄바람
꽃바람
살랑살랑
불어서
옵니
다
숨겨둔
내 가슴이
울렁울렁
거립니
다
이제야
코로나 갔다
하면
서
신바람
나랑 함께
봄나들이
가자
고
자꾸만
내 손목을
잡아서
끕니
다
봄비
영심이
딱 닮은
봄비
꽃밭에
앉아
서
보채는
봄꽃들을
어루만져
줍니다
길가에
앉아
서
목마른
도랑마다
물꼬 채워
줍니다
겨우내
쌓인 먼지
씻어내
줍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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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리즈 (13)
(중등 시)
봄인 줄 아나 봐
메리는
아직도 한창
봄인 줄
아나
봐
현관
밖에서
쭈그리고
꾸벅꾸벅
졸다
가
후다닥
나만 보면
털고 일어나
귀찮게
해
애고
맙소사
꽁무니
졸졸
옷자락
물어뜯고
당기
고
꼬리
흔들면서
등에 올라타
고얀 짓
하네
강아지
우리집
강아지는
복슬
강아
지
복스럽게
생겼다고
복슬
강아
지
우리 집
강아지는
재롱
강아
지
하는 짓
귀엽다고
재롱
강아
지
할머닌
나만 보면
강아지라
불러
요
예쁘고
착하다고
강아지를
닮았대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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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리즈 (14)
(아동 시)
아가방
(햇님방)
아침에
해가 떠요
아가방은
햇살이
가득
해
요
혼자서
잘 놀아요
키즈폰도 하고
키즈북도
보고
게임도
하죠 퍼즐
맞추기 딱지
치기도
하죠
노래
불러요
춤도 춰요
쉬도 하고
응아도
해요
엄마
보고파
질 때마다
울기도 하죠
그런 날은
하루가
길어
요
(달님방)
저
달은
아가의 달
木元의
달
창가에
와서 웃네
둥근달
창가에
와서 우네
초생달
안녕
와서 놀다
안녕 가네
그믐
달
(별님방)
별들은
반짝반짝
눈으로
말해
요
별들은
소곤소곤
사랑을
말해
요
별들은
은박지에
꿈 하나
싸놓고
떠나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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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리즈 (15)
(아동 시)
5월의 하늘
5월
하늘 좀
봐요
파란
하늘 문
열렸어요
활짝
봐요
닿을 듯
내 키도
컸어
요
봐요
구름이
뭉개 뭉개
내게로 와요
내맘 들떠서
둥실 둥실
구름에게
가요
훨훨
날아서
하늘의
꽃밭에
앉아
요
파란
하늘에다
무지갯빛
꿈을
예
쁘게
알록달록
울긋불긋
그려
요
5월의 아이
아이야
생긋생긋
무엇이 너를
기쁘게
하느
냐
잘
노는
아이야
곰실곰실
무엇이 너를
즐겁게
하느
냐
꽃밭에
서면 꽃이
되고 나무에
서면 숲이
되고
들밭에
서면 들풀이
되고 강가에
서면 강이
되고
5월의
빛과 같은
아이야
5월을
닮았
구
나
니가 참 예뻐
니가
웃을 때
해바라기
꽃 같아서
참 예뻐
죽겠
어
니가
울 때는
나도 슬프
지만
니가
말할 때
또랑또랑
귀여워서
깨물어
주고
싶
어
니가
꿈꾸고
있을 때
난 가슴
졸이며
뽀뽀
해
======
동시 시리즈 (16)
(아동 시)
목마
서울
보이냐
청와대
시청
비원
덕수궁
창덕궁
보이
냐
남산
북한산
관악산
아차
산
종로
을지로
충무로
능동
로
39
110길
우리집
보이
냐
등마
내가
오늘은
신하니라
이랴 어서
떠나가
보세
나으리
어느 쪽으로
가로리까
외갓집
가오리까
친갓집으로
가오리까
고삐를
당기
소
서
========
동시 시리즈 (17)
(아동 시)
숨은 그림
저 집
창문 안에
누가 살고
있을
까
곰
인형
한 마리
창틀 사이
걸터앉아서
금방 뛰어
내릴 듯
말듯
아기
인형이
곰 붙잡고
말리는 듯
아니 애원
하는
듯
빨래
노랑
옷 노랗게
하얀 옷
하얗
게
울
아기
옷들이
베란다에
가로누워서
들썩들썩
웃고
있
네
후
냄새
기저귀
잖아
아
창피
바지가
터졌
잖
아
======
동시 시리즈 (18)
(아동 시)
닭
발
한쪽
들고 서
있는 저
어미
닭
꼬끼오
꼬끼오
애들아
멀리 가지마
강가서 놀다가
빠져 떠내려
가면 큰일
이잖니
꼬꼬대
꼬꼬대
안돼
거기도
참 위험해
깊은 숲이잖아
들어가지 마
짐승들이
너희들
노려
봐
꼬꼬
꼬
꼬
맨
땅에
두 발을
딛고 서서
가슴 쓸어
내리는
어미
닭
먹새
아무튼
먹는 것이
남는 거야
아무 때고
먹고 보는
거야
어디든
눈치코치
안 보고
먹기만
하는
새
배가
뽈록해
우습다
통통
새
======
동시 시리즈 (19)
(초등 시)
별나라
하늘
끝에서는
별들이 땅에는
나무들이 온통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뿜어낸
다
하늘
저 편에
길이 있다
땅엔 교회가
있고 하늘
중간쯤
별
나라에
강이 있다
숲도 있다
학교도 있다
아파트도
보인
다
내
동생은
별을 보면
갖고 싶어서
운다 울다
스르르
잠이
들
고
나도
별 보면
자꾸만 생각
나는 친구가
있다 엄마
아빠도
떠올
라
그
별을
세다가
곤한 꿈
꾸곤
한
다
별가족
저
별은
아기별
초롱초롱
잠도 자지
않나
봐
별
하나
따서 갖고
싶어
요
보
듬고
놀다가
잠들고
싶어
요
저
별은
누나별
눈으로만
말하나 봐
반짝반짝
바라만
보다
지금
편지를
쓰고 있나봐
밤새 사랑하다
이별하나 보죠
바보처럼
울고 있
네요
행여
밤마다
지켜보던
엄마별은
아빠별
님도
길을
잃을까
쏘아 올려
주는 등대
지기
별
=========
동시 시리즈 (20)
(초등 시)
암행어사
서울
도령이
방자에게
묻는
디
아따
이 놈아
시방 어디
갔다 왔냐
묻는
겨
섬진
강 건너
지리산자락
남원골
처녀
옥중
춘향편지
숨겨 천릿길
마다 않고
단숨에
왔시
오
어
사또
이도령
출또
시
오
아
이고
서방님
아니
쇼
꿈
이라도
나는 좋소
생시라도
좋소
내
사랑
도령
님
전설구름
호랑
나비는
구름타고
좋은데
가나
봐
학규
심봉사
공양미를
날개에
달고
인당수
뱃사람을
만나려
고까
옷
차려
입고서
거뜬거뜬
날아서
가네
하얀
나비는
구름타고
좋은데
가나
봐
제비
만나려
사뿐사뿐
날아서
가네
흥부네
금은보화
가득한 호박
지붕 위에
달덩이 양
매달아
놓고
앗싸
박타령
달빛 아래
슬금슬금
톱질 하
네
=========
웃음보
할머니 방귀 뿡 끼면은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보 터져
학교 놀이 도덕 시간 하다가도
까르르 웃음보는 그치질 않네
형 등에 매미처럼 찰싹 붙어서
끼랴 말놀이로 또 다시 웃음보
아이들은 몸 전체가 웃음보인가?
기린
누가 왔나 보려고
목 길어진 기린
예쁜 아이 누군가
큰 키로 보네
냠냠 점심을 먹다가도
목을 길게하여 바라본다
병아리
엄마, 우리 엄마
어디 가세요
종종 따라가며 삐악삐악
엄마, 뒤따라와라
내 예쁜 아가 졸졸졸
줄 서 가는 병아리
============
동시/섬 아기
바닷가
모래밭에 찍힌
아기발자국.
아빠 발자국은
큰 섬.
엄마 발자국은
작은 섬.
섬 세 개가
엄마아빠 양손 잡고
나란히 걸어간대요.
==============
동시 시리즈 (21)
(중등 시)
누나의 속눈썹
누나는
새침 떼기
겉으로는
아닌
척
근데
얼굴이
빨개져요
짝사랑에
눈 떴나
봐요
누굴
사랑할까
궁금해서
죽겠는데
누나는
모른 척
입 딱 다물고
속눈썹만 벌렁
벌렁 고민이
보여요
언제쯤
말을 할지
누나 속마음
참 보고 싶어요
누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어서 알고
싶어
요
꽃향기
향기
풍기는
꽃밭에 나비
날아와 지금
앉았어
요
나비
앉아 있는
꽃밭에 벌들이
와서 윙윙
거려요
나비
그리고 벌
무슨 말하고 있을까요?
좋아해 하는 거 같아요
친구 맺기 하는 거
같아요
확실해요
꽃향기 그윽해
졌어요
얼굴에
미소 듬뿍
해요
============
여름
여름 햇볕은 탱글
옥수수 익어간다
여름 햇볕은 탱글
수박이 익어간다
여름은 햇볕은 탱글
선글라스 쓴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