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야봉 뱀사골
뱀사골하면 한국의 명수(名水)로 통한다. 지리산의 깊고 깊은 산록에서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빚어져 즐비한 담을 거쳐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뱀사골의 청정계류는 가히 손색없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줄기라 부를 만하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아 뱀사골의 계곡미 또한 장관이다. 우리나라 계곡의 대명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 만큼 잘 알려져 찾는 이도 많지만 그 품이 너무도 넓고 깊어 쉽게 오염되지 않는다.
토끼봉과 삼도봉 사이의 화개재에서 남원시 산내면 반선리 집단시설지구까지 12km, 장장 39여리의 물줄기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소(沼)와 징담이 뱀사골의 가장 큰 자랑이다. 대표적인 것만 하더라도 오룡대, 뱀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가 그림같이 전개돼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뱀사골의 특징은 화려한 소와 징담의 잔치와 더불어 산행을 하다보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힘들이지 않고 어물쩍 길손의 발길을 산마루에 올려 놓게 하는 그 완만하고 고른 경사도를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뱀사골에는 연중 등산객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의 행락객들이 많이 찾아든다.
뱀사골코스는 북부관리사무소를 출발해 뱀사골계곡을 타고 화개재로 오르는 길과 와운골을 따라 명선봉아래의 연하천 대피소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이중 와운골코스는 1999년말까지 휴식년제 시행구간으로 산행이 불가능하다. 뱀사골코스의 들머리는 북부관리사무소로 사무소를 지나 1km정도를 올라서면 바위가 우뚝선 석실로 이후론 뱀사골의 멋을 만끽할 수 있다.
석실에서 반야교를 건너 탁룡소를 지나면 암반위를 흐르는 맑은 계류가 반긴다.
뱀사골의 이름을 낳은 뱀소, 호리병을 닮았다는 병소 등 골짜기의 숨은 비경지들에 찬탄이 끊이질 않는다. 관리사무소에서 병소까지는 1시간 40분 거리다. 병소를 지나면 단심폭포에 닿는다. 단심폭포 이후론 크게 계곡이 갈라지는데 지계곡으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남쪽으로 뻗은 주계곡을 따르면 이내 간장소에 이르게 된다. 병소에서 간장소는 1시간 거리며 이후론 좌우로 펼쳐진 능선들이 시선을 멈추게 한다. 간장소부터는 수량도 줄어들고 급한 오르막으로 변하게 되는데 1시간 40분이면 화개재에 올라 설 수 있다.
▶반선 - 뱀사골 - 뱀사골대피소
반선에서 북부지소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 30분쯤 오르면 와운교가 나온다. 여기서 계속 도로를 따르면 와운 마을로 들어서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나무계단 길을 다르면 뱀사골 등산로다. 나무계단 길을 따라 턱을 하나 넘어서면 잠시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계곡을 메우고 있지만 곧 너른 암반과 와폭, 소가 연이어지는 절경이 벌어진다. 쪽빛 물줄기만 보아도 가슴이 후련해지는 골짜기다.
용이 떨어졌다는 탁룡소를 지나면 금포교. 이 다리를 건너면 잠시 은은한 정취의 숲길이 이어지다 병소, 뱀소 등 절경지가 나타난다. 병소는 이름 그대로 병 모양, 뱀소 역시 뱀이 기어가는 듯한 분위기의 소다. 병소 위 다리를 건너 계곡가 산길을 따르다
보면 갑자기 섬뜩해지는 느낌이 온다. 병풍소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 때문이다. 병풍소는 병풍 같은 바위 사이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절경지다.
병풍소까지 오면 대략 반쯤 올라온 것이다. 이쯤 되면 절경지는 끝나리라 생각하게 되지만 비경은 계속된다. 1,300년 전 소림사 고승이 불자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제를 올렸다는 제승대, 옛날 보부상들이 하동에서부터 소금을 짊어지고 중산이재(화개재)를 넘어 뱀사골로 내려서다 물에 빠지는 바람에 물 색깔이 간장처럼 변했다는 간장소 등,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절경지가 대피소 전까지 이어진다. 골짜기가 끝날 듯하면서 뱀사골대피소 샘까지 계속된다. 뱀사골대피소에서 주능선상의 화개재까지는 5분 거리다. 뱀사골 산행은 왕복 6시간 정도 걸린다.
○ 피아골 - 임걸령 - 뱀사골 코스(6-7시간)
피아골 못지 않게 뱀사골 단풍도 볼 만하다. 피아골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피아골산장을 거쳐 주능선 임걸령에 올라 뱀사골로 하산한다. 임걸령에서 반야봉을 올랐다가 뱀사골로 하산할 수도 있다. 1박 2일로 잡고 버스종점인 직전부락에서 민박을 한 후 이 코스를 잡으면 여유가 있다.
버스종점인 직전부락을 지나면 숲이 울창한 비포장 도로가 이어지고 선유교를 건너면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어 담과 소와 나타난 다음 삼홍교와 구계포교를 건너면 피아골 대피소까지 계속 골짜기 왼쪽으로 길이 나있다. 피아골 대피소에서 계곡의 절경은 끝나고, 계속 골짜기를 따라 10분쯤 오르면 용수암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계곡길을 따르면 용수암을 거쳐 삼도봉 서쪽 안부로 올라서고, 왼쪽 지능선 길을 따라가면 임걸령 서쪽 안부 삼거리로 이어진다.
임걸령 방향길이 삼도봉 서쪽 안부길에 비하면 잘 다듬어져 있지만 줄곧 턱 높은 계단이 연속돼 힘이 많이 들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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