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슈타이너의 생애와 인지학
1. 슈타이너의 생애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는 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현 크로아티아) 태생의 과학, 문학 그리고 철학의 연구자이며, 특히 괴테의 과학적 저작에 대한 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마음(혼), 정신(영)이라고 하는 것을 물질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확신에서 인지학이라 불리는 일종의 신비학 체계를 전개하였다.
슈타이너는 처음에 빈 공과대학에서 최신의 자연과학을 배웠으나 그곳에서 문학사를 가르치던 괴테학자 칼 유리우스 슈레아 교수에게 띄여 괴테 자연과학의 연구가로서 출발하였다. 그후 철학 논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만 유물론적 인식에서는 잡을 수 없었다. 인간 정신에 대한 탐구에 빠져 1902년쯤부터 확실하게 신비사상가로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13년에는 인지학 협회를 만들었거니와 이후 1925년 죽을 때까지 600여 회에 달하는 강연활동을 통하여 건축, 농업, 교육,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독창적인 공헌을 하고, 더욱이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나치스 전야의 독일에서 적극적인 활동도 하였다.
2. 인지학의 어원과 인지학의 성립 배경
가. 인지학의 어원
Anthroposophy는 antropos(사람)와 sophia(지혜, 지식)로 삶의 근원을 하늘에서 찾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지식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독일어의 세계관에 해당하는 ‘Weltanschauung’에 맞는 단어가 있었다면 그렇게 이름하면 좋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말로는 ‘세계에 대한 개념’(conception of the world)정도가 되지만 너무 건조하여 학구적이 된다. 인지학은 체제도 아니고 이론의 묶음도 더욱 아니다. 인간은 거대한 우주 안의 소우주로서 존재하며 인간만이 세계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유일한 답이라고 말한 점으로 ‘본질적인 인간 본성에 대한 바른 인식’으로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 된다.
나. 성립 배경
“인지학이란 통상의 감각을 초월한 세계라고 해야 확실한 것이다.” 라는 슈타이너의 체험에 바탕한 확신에서 전개된 세계관, 인간관의 전체이다. 보통 받아들이고 있는 물리적 세계관을 보충한 것으로써의 일종의 영적인 세계관이다. 세계나 인간의 존재의 의미나 목적이 일관된 우주 진화의 방향과 더불어 가리키고 있습니다. 또한 통상적인 감각에서도 붙잡을 수 없는 세계의 인식을 행하기 위한 수행 방법도 슈타이너는 말하고 있습니다.
가끔 인지학은 종교인가 하고 묻습니다만 ‘틀립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게 옳겠지요? 슈타이너는 “나를 교조로 받들지 말아라, 나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믿지 말아라.” 고 매사에 경고합니다. 슈타이너의 말은 그저 받아들여선 안되고 모든 사람이 철저하게 자신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대로가 인지학의 중요한 요소이다. 또 인지학이 다루는 대상은 확실히 종교가 다루는 것과 겹치지만 슈타이너는 그것을 내정, 명석한 의식 아래 자연과학과 같은 방법(관찰과 논리적 추론)을 써서 취급합니다. 통상적인 감각을 넘는 세계를 보기 위한 수행에 대해서도 절대자에의 귀의나 신으로부터의 계시, 몰아적인 전이상태라 하는 재래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감각을 자기 속에 키우는 일을 주안점으로 하여 조용히 연마된 의식을 가지고 인내심을 강하게 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 전체적으로 사고라고 하는 것이 중시되는 것이 인지학의 특징이다. 결국 인지학은 신앙과 계시를 기초로 한 종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예를 들어 명상의 작법으로써의 선(禪)을 종교라 한다면 인지학도 그 의미에의 종교에는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종교라는 말에서 일방적으로 내포되는 이미지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한 인지학의 특징의 하나로써 수업의 과정이 여러 가지 실천활동으로 되어 나타내는 것이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모든 사회적인 활동에 인지학적인 것을 보는 방법을 알아내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슈타이너 학교의 교사가 되는 일은 그 실천 중 하나라고 삼는다면 당연히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인지학을 그저 지식으로써가 아닌 자신의 생활 방법으로서 몸에 붙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교육에 관련된 범위에서 인지학적인 인간관을 극히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인지학에서는 인간은 신체, 영혼, 정신의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상에서 개개의 인간의 내부에 있는 정신은 영원하고 되풀이되는 지상의 신체 속에 다시 태어납니다. 어떤 것의 지상에서 삶을 통해, 정신은 차제에 성숙하고 자신들의 참모습을 인식하게 되고 세계가 한층 더 진화해 갈 때의 자유를 자각하는 참가자가 됩니다.
영혼은 자기 인식과 감각에 붙는 것이며 그것을 도구, 수단으로 하여 정신도 자신을 감싸고 있는 신체와 세계를 인식 경험합니다. 태어난 후 어린이가 발육함에 있어서 정신과 영혼은 신체를 의지, 감정, 사고를 위한 도구로써 쓰여지는 것을 차제에 배워갑니다. 그리고 어린이는 차제에 세계를 이해하고 그곳에 활발히 참가하게 됩니다.
이 학습이 잘 운영되도록 부모와 교사는 발달단계에 따른 적절한 지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도움에 따라 어린이의 정신과 영혼은 건전하게 성장하고, 먼 미래에 달성될 것이다. 자기 자신의 참된 모습을 인식해 가기 위해 진화 발달을 계속해 가는 것입니다.
3. 슈타이너의 사회적 관심
1차 대전 후 독일 사회가 패전 후의 혼란스러운 사회 복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급진적으로 문화, 정치 운동에 참여하였다. 이 때 인지학을 알고 있는 인사들이 슈타이너에게 새로운 사회 질서를 제안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삼중적 사회질서 운동이다. 1919년 독일국민에게 ‘독일국민과 문명 세계에의 호소’(Aufruf an das Deuche Volk und die Kulturwelt /Appeal to an German people and civilized world)라는 연설을 통해 책으로 출판되었다.
‘사회적 유기체는 자연의 유기체와 같은 형태를 띤다. 유기체가 폐가 아닌 머리를 통해 사고를 하듯이 사회 유기체에 있어서도 분화가 필요하다. 비록 각각이 서로 돕지만 각 영역은 각자의 자율성을 갖는다.
1. 경제 생활의 영역은 현대 산업의 발달과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 중시되는 영역으로, 상품의 생산, 소비, 분배의 원리에 따라 운영된다.
2. 정치생활의 영역은 공적 권리를 보장해 주는 의미에서 공적 권리 영역이라고 한다. 경제 생활 영역이 인간의 자연적 요구에 관련된 상품에 관한 것이라면, 정치생활 영역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관련된 영역이다.
3. 정신생활 영역은 정신 문화 혹은 개개인의 인간 개체가 가지고 잇는 본래적 특성에 바탕을 둔 모든 것으로 정신, 마음, 지성, 적성, 위트 전반적인 문화 생활인 문학, 교육, 종교, 예술 등을 포함한 것이며 정신은 독일어 Geist를 번역한 것이다.
삼중적 사회 질서 운동의 기본적인 이념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생활은 의식적으로 조직되어야만 번영한다. 독립적인 개인은 국가권력의 남용을 용납할 수 없고, 개인의 능력은 상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산업을 담당하는 경제분야는 노동자 개인이 존엄성을 손상하지 않도록 조직되어야 하며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사회의 경제 영역, 정치 영역, 정신생활 영역이 독립적으로 분리 조직되어야 국가는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그 역할이 한정되고, 경제 영역은 국가 개입에 의해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합에 의하여 조정되어야 하며 또 국가는 시민의 지적 지도자 노릇이 아니라 예술과 학문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의 각 영역이 각자의 운영 방식에 지배된 채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오늘 우리의 교육상황과도 잘 부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발도르프 학교 소개
가. 소개
발도르프 학교는 슈타이너 학교라고도 하며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의 인지학이라 불리는 세계관, 인간관을 바탕으로 해서 자립한 훌륭한 인간 형성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외면적인 특징을 가진 학교라는 것이 아닙니다. 인지학에 기초한 환경보호, 자연 농법, 의학, 건축, 치료교육 등을 포함한 커다란 사회개혁 운동「3중적 사회 질서(사회유기체 3층화) 운동」의 하나라고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슈타이너 학교는 전체로 보아서 세계에서 가장 크게 또한 곧 현재 가장 빠르게 수를 증가시켜 가고 있는 학교 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에서 모든 슈타이너 학교를 관리하고 지시할만한 조직은 없습니다. 모든 학교는 각각의 학교의 교사를 중심으로 하여 독립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외부압력(행정이나 재력, 내지는 지역유지 등)을 받지 않고 자신들의 주체성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하는 것. 이것이 슈타이너 학교의 하나의 중요한 원칙이다.
슈타이너 학교는 진학 엘리트 학교도 아니고, 예술가 양성학교도 아닙니다. 그 교육의 방법이「예술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라고 해도. 슈타이너 학교는 예술 방면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만을 위한 학교도 아닙니다. 슈타이너 학교는 프리스쿨(열린 교육)도 아닙니다. 최종적인 교육목표 등 표면적으로는 공통적인 면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낡아 보이는 학교로도 보입니다. 어른이 선생으로서 학생들인 어린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친다는 스타일로 원칙을 삼아 수업이 행해지고 있고, 어린이의 행동이나 생활에 대해서도, 특히 저학년에서는 매우 세밀히 지도됩니다. 어린이의 마음의 자유도 발달성장과 그것을 콘트롤하는 형태의 형성의 양방을 어린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정해 세밀히 백업하는 것이 슈타이너 학교의 방법이고, 어린이의 자기결정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해서 저학년부터 그들 자신의 판단에 많은 것을 맡긴다. 라는 프리스쿨의 방법과도 다르다.
나. 슈타이너 학교의 현황
현재 세계 64개국(98년 말 현재)에 700 개를 넘는 슈타이너 학교가 있습니다. 본 고장 독일에는 나치에 의한 학교 폐쇄가 행해진 1941년에 9개교, 75년에 42개교였던 것이 95년에는 155개교로 늘어났습니다. 북미(캐나다, 맥시코 포함)에는 125개교 정도의 학교가 있습니다. 위스콘신 주 밀워키,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는 공립의 슈타이너 학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스위스, 일부에서는 공립학교의 교사가 슈타이너 교육을 받아들인 교육을 할 자유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유치원은 각 지역에 존재합니다만 초등학교는 동경 삼응시의 「슈타이너 슐레」1교가 있을 뿐이고, 증학 고교에서는 아직 없으며, 현재 각지에서 여러 운동이 시작되고 있어 제2, 제3의 학교 창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예, 무지개 학교 설립회). 동양에는 그밖에 필리핀, 말레이시아, 타이 등지에 학교 설립이 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타이완에도 유치원이 몇 곳 있고, 학교 설립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출발한 학교나 유치원이 없으며 인정된 다른 교육 기관도 없습니다. 발도르프 학교나 유치원의 개설은 세계 발도르프 학교연맹이나 세계 슈타이너 교육예술협회의 인정을 받아야하는데 그 조건이 아주 까다롭다. 시설 내의 전 교사와 모든 시설이 그리고 그 교육 내용이 부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한국 슈타이너 교육예술 협회(공동회장 : 허영록, 김용근)가 그 일을 위임받고 있습니다.
다. 슈타이너 학교의 시작
제1차 세계대전의 종결후인 1919년 봄, 사회개혁 운동에 중점을 옮기게 된 루돌프 슈타이너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발도르프 아스토리아 담배공장의 노동자들에게 그의 개혁이념인 「3중적 사회질서(사회유기체 3층화) 운동」에 대해 강의를 하기 위해 초대되었습니다. 그 강연이 노동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대해 슈타이너 사상의 실천 운동가로 공장주인 에밀 몰트 씨는 공장 노동자의 어린이들을 위해서 학교를 만들고 지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슈타이너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4개의 조건을 붙여서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 학교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회사와 관계없이).
○. 공학(남녀)이어야 한다는 것.
○. 12년의 일관된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
○. 어린이들과 직접 관련을 가질 수 있는 선생들이 학교 운영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행정이나 재계에서의 영향을 최소한도로 자제할 것
몰트 씨는 이 조건을 받아들였고, 교사가 되는 사람들의 훈련기간(이 때의 집중강좌의 속기록은 슈타이너 학교 교원양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교재로 되어 있습니다)의 후, 자유 발도르프 학교(Die freie Waldorfschule)가 1919년 9월 7일에 슈투트가르트에서 개설된 것입니다.
이 교육 운동은 독일뿐이 아닙니다. 바로 네덜란드(1923년, 덴하그), 영국(1923, 킹스랑그리), 스위스(1926, 바젤), 노르웨이(1926, 오슬로), 헝가리(1926, 부다페스트), 미국(1928, 뉴욕) 교 등으로 퍼졌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독일 내에서는 나치의 탄압을 받아 일시 폐쇄되었습니다만 전후 재개되어 중남미, 호주, 뉴질랜드 등에 퍼져 1970년에는 100개교를 넘어 이후에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기세로 늘어났습니다.
5. 발도르프 학교의 교사의 조건
발도르프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전제된다.
1. 종교를 초월할 수가 있어야 한다. 종교적 편파에서 벗어나서 초월적 크리스트교 관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단지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2. 모든 생활을 교육위주로만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3. 교육에 대한 결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6. 예술가로서의 교사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예술로서 파악하는 것은 단지 슈타이너 뿐만 아니라 아이즈너(Eliot W. Eisner) 역시 가르치는 일이 예술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가르치는 일은 높은 기술과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에게나 학생에게나 그 경험은 예술적이다. 둘째, 교사는 마치 조각가, 작곡가, 배우 또는 무용가와 마찬가지로 행위 중에 나타나는 현상을 가지고 평가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은 일종의 예술이다. 음의 빠르기나 음조, 그리고 분위기, 토론의 속도 같은 것이 학급에서 학습을 조직하고, 조정하며 선택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우리의 지적 지능의 일면이다. 셋째, 교사의 행위는 일상적인 일에 의해 지배받지 않고 예측하지 못할 우연한 일에도 대응한다는 의미로 예술이다. 넷째, 수업 목표가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기능(craft)이란 어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며, 예술(art)이란 행위를 통해서 목표를 찾아가기 위한 기술 연마의 과정일 수 있다. 가르치는 일에도 대부분 목표 설정이 되어 있는 것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가르치는 일은 그것이 예술적 경험이라는 것에서 수업의 질에 대한 조정이 예술적인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창조적인 활동이라는 점에서 또 그 목표가 과정 중이라는 점에서 예술이다.
슈타이너는 수업이 예술적이기 위한 열쇠는 바로 교사라고 하여 교사가 풍부한 예술성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예술가로서 자각할 때 교육과 수업은 곧 예술이 된다. 고 하였다. 교사 특히 아동기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영혼의 예술가’(Seelenkünstler)라고 부른다. 영혼의 예술가가 되기 위한 교사는 예술적인 것을 기뻐할 수 있고 예술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엔 무엇보다도 인간의 열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예술로서의 교육을 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교사가 영혼의 예술가로서 자각해야 하며 그를 위해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교사가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슈타이너는 이에 대해 교사는 첫째, 인간이나 아동의 본성에 대한 인식, 둘째, 세계 본질에 관한 인식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교사가 인간 본성에 관한 인식과 세계 본질에 관한 인식을 할 수 있으려면 교사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친밀한 관계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으며 이러한 관계는 바로 인지학적인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하였다. 살아있는 수업을 한다는 것은 수업할 때, 지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자신의 내적 지식에서 출발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지적 교과인 과학의 경우에도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예술가로서 자각한 교사가 예술을 가르치듯이 가르친다. 과학적인 사실이나 개념에서 출발하지 않고 자연에 대한 이야기, 자연에서 얻는 감동, 감흥, 분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올바른 자연 세계와의 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하여 씨뿌리고, 식물을 키워 수확을 거두는 과정적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 자기가 심은 땅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과 애착을 가지고 돌보며 마침내 수확하는 것에 이르는데, 이 과정을 통해 땅은 자기와 상관없는 땅이 아니라 무엇인가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사는 책임을 가져야 하는 대상으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지적인 교과를 생명력 있는 것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교사가 예술로서 자각한다는 것은 아동 하나 하나의 변화와 성장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세계와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도우며, 주의 깊게 관찰하고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발도르프 교사는 자기 개발을 중시하고 교사 교육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이에는 찰흙 공작, 인형 만들기 등의 수공예와 정원 가꾸기, 농장 등의 실체적 활동, 그리고 오이리트미, 드라마 워크숍 등의 예술적 활동을 많이 한다.
슈타이너는 정신적인 것에 기원을 두는 예술로서 교육을 이해함으로써 교육에서 정신성과 통합성을 회복하려고 하였다. 세계라고 하는 대우주와 긴밀하게 관련된 소우주이며 끊임없이 형성하고 성장하는 인간의 발달 과정은 정신적인 것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체화되는 육화의 과정이며, 통합적 인식에 기초한 인간 이해를 전제로 하는 교육 예술론은 의지 감정 사고가 통합된 인간으로서의 전인교육이 된다고 하였다.
II. 교육 예술론(기질론과 발달 단계론)
1. 인간의 네 가지 구성체
슈타이너는 신체․영혼․정신으로서의 통합적 존재인 인간을 네 가지 구성체로 이루어진 존재로도 설명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이 어머니 뱃속으로부터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사건이 7살, 14살, 21살 무렵에 일어난다. 이와 같이 4번의 계기를 통해서 인간은 네 가지 구성체를 갖게 된다.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가 그것이다.
인간이 이 지구상에 태어나기 앞서 이 네 가지 구성체는 모두 그것을 보호하는 각각의 막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수태하는 순간부터 이들 모두는 존재하지만, 각각의 존재는 각자 정해진 시기가 되어서 외부세계에 태어나도 좋을 때까지 막 속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 영양분은 외부로부터 직접 받지 않고 막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공급받는다.
누구나 아이가 탄생할 때, 달이 차서 태어나기를 원한다. 조산이나 난산은 위험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어린이의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의 성장 발육 역시 빠르거나 너무 늦지 않은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출생 당시, 7세, 14세, 21세 경에 각각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가 막에서 빠져 나와 인간을 새롭게 탄생시켜준다.
(1) 물질체
초감각적 영역까지 확대해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은 인간 안에 감추어진 신비를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물질체는 눈에 보이는 몸, 신체로서 감추어진 신비의 물질적 근거가 된다.
물질체는 생명이 없는 광물계의 물질세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의 물질체는 광물계의 성질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간이 죽게 되면 인간의 물질체는 광물과 똑같은 상태가 된다.
(2) 에테르체
인간 안에는 감추어진 부분과 눈에 보이는 부분이 있다. 인간 안에 감추어진 어떤 것은 고차원적인 지각을 통해서만 파악될 수 있지만, 감추어진 신비의 영향력은 형태나 모습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의 영향력이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사람의 형태로 들어나는 것이다. 그러다가 사람이 죽어서 광물계의 일원이 될 때, 가시적인 형태는 사라진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독립적인 부분이 있다. 독립적인 요소는 살아가는 동안 물질체가 분리되는 것을 막아준다.
슈타이너는 이러한 인간의 독립적인 요소를 ‘에테르체’ 라고 부른다. 에테르라는 용어는 오늘날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의미와는 다르다. 슈타이너가 사용하는 에테르의 의미는 ‘고차원적 인식에 접근할 수 있는 어떤 것’, ‘물질체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적 내용물에 분명한 형태와 모습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뜻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에테르체를 가지기에 에테르체를 생명체(life body) 라고 하며, 물질체의 형태를 보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를 형성력체(formactiveforce body)라고 한다.
인간은 식물이나 동물과 마찬가지로 에테르체를 갖는다. 에테르체가 물질체에 작용할 때, 형성적인(formative) 방식으로 작용한다. 형성적인 방식이란, 신체를 성장하게 하고 증가하게 하며 체액의 내적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는 뜻이다. 에테르체가 존재해서 작용하기 때문에 물질체는 붕괴되지 않고, 단순한 광물 이상의 임무를 다하게 된다. 부분적으로 신체의 일부가 붕괴되고 파괴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뼈나 이의 물질체에 작용하는 에테르체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에테르체는 이처럼 물질체의 근원을 막아주는 근원적인 힘인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적극적으로 작용하여 물질체의 성장․증식․체액활동 등을 가능케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슈타이너는 에테르체를 ‘물질체의 건축가 혹은 물질체 안에 사는 거주자’라고 부르며 물질체를 ‘에테르체가 표현된 이미지’라고 부른다.
(3) 아스트랄체
인간을 구성하는 세 번째 구성체는 아스트랄체이다. 고통, 쾌락, 충동, 열망, 열정 등의 감각, 감정의 전달자이기에 감정체(sentient body)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감각이나 감정은 감각작용(sensation)을 포함한다. 식물은 이러한 감각작용은 없고 자극에 대한 반응 정도만 있지만, 동물은 감각작용을 갖는다. 따라서 감각작용과 관련 있는 아스트랄체는 동물계와 특성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에테르체가 물질이 아니라 활동적인 힘의 형태라면, 아스트랄체는 내적으로 움직이며 빛을 발하는 형태이다. 이것을 통해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감각인 상을 내적으로 체험하고 내면화하게 된다.
아스트랄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서는 잠이다. 잠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중요하지만, 인간이 계속해서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잠을 자는 것 만큼 잠에서 깨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은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는데, 슈타이너는 인간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초감각적인 힘을 아스트랄체라고 부른다. 이것은 인간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여 식물 인간의 상태를 벗어나게 하는 초감각적인 힘이다. 깨어있는 인간에게는 신체만이 아니라 영혼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4) 자아
인간의 네 번째 구성체는 자아이다. 앞의 세 가지 구성체가 각각 광물, 식물, 동물과 특성을 공유하는 것과 달리, 자아는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자아의 존재와 작용은 ‘나(Ich)라는 명칭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나‘라고 하는 명칭은 자기 자신을 우주 안에서 여타의 모든 것으로부터 구분해주며 ’나‘라는 말을 통해 독립적인 존재로 의식하게 된다.
인간은 내적인 체험과 생각이 단지 자기 자신에게만 속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무엇과도 공유하지 않는 유일무이한 개체성으로서의 자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자아이며, ‘나’라는 말에 잘 표현되어 있다.
감각혼, 오성혼, 의식혼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혼 중에 영혼 전체를 담당하고 있는 핵이 바로 자아이다. 자아는 영혼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혼이 갖는 여러 가지 경험을 총괄한다.
아스트랄체와 비교해서 자아에게만 보이는 특징은 기억(memory)작용이다. 자아는 인간 안에 기억을 생겨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인간이 아스트랄체에 의해 어떤 것을 의식해도 자아가 약하거나 결여된 경우에는 그것을 망각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체험한 것을 망각하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테르체는 물질체를 성장하게 하고 재생산하게 하는 형성적인 생명력의 수단이다. 아스트랄체는 그러한 생명력이 외부 자연세계로부터 자극 받아 충동, 욕망, 소망 등 내적인 동기 유발을 낳게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인간의 본성이 온전히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아에 의해 낮은 단계의 인간 본성을 이루는 구성체는 순화되고 고양되어진다.
슈타이너는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변화된 아스트랄체를 정신적 자아라고 하며,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변화된 에테르체를 정신의 에테르체라고 한다. 고차원의 단계에서 자아는 물질체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혈액 순환이나 맥박의 변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변화된 물질체를 정신의 물질체라 한다.
물질체는 우리가 보통 말하는 신체를 말한다. 에테르체란 중력의 법칙에 저항하여 밑에서 위로 뻗어 가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번식이나 유전 등과 같은 생명 현상을 담당한다. 아스트랄체는 욕망과 감정을 담당하며, 자아는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별해주는 것으로 인간 영혼의 핵심이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교사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을 이루는 이러한 네 구성체를 완전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의 존재를 구성하는 네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사가 아이에게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이 네 구성체를 발달의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 즉 눈에 보이는 물질체 안에서 보이지 않는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의 영향력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2. 기질론
교육심리학에서 인간의 발달을 설명할 때 보통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유전에 의해 물려받은 것과 사람이 환경 속에서 살아가면서 얻는 경험들만으로 인간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전과 환경 이외에 정신세계에서의 경험을 인간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중요한 답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인간을 이해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소와 정신세계에서의 경험, 이 두 가지가 주된 수단이 된다. 정신세계에서의 경험이 개개의 인간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기질론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슈타이너는 태어나기 이전의 정신세계에서 가져온 것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소와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기질(temperament)로 설명한다.
인간에게는 담즙질(choleric temperament), 다혈질(sanguine temperament), 점액질(phlegmatic temperament), 우울질(melancholic temperament)의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하는 사고 방식은 서양의학의 시조인 히포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자 엠페도클레스의 생각에도 기질론에 관한 생각이 엿보이는데, 그에 의하면 우주의 혼과 인간의 혼 사이에는 같은 작용을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를 이루는 물질을 흙, 물, 불, 바람의 네 요소와 인간 혼의 네 가지 상태를 짝지어 생각하였다.
담즙질이라는 용어는 담즙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어원에서 유래한 것이고, 다혈질은 그 어원이 피를 뜻하며, 점액질은 후두 뒤에 있는 점액질과, 우울질은 흑담즙과 관련된다.
슈타이너는 인간의 기질을 네 가지로 분류하기 전에 인간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 인간의 신체 중 머리는 뇌와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는 부분으로, 사고과정이라는 내적 과정과 관련되어 외부세계와는 일정 거리를 갖는다. 반면 팔다리는 외부세계와 직접 맞닿아 있으면서 인간의 의지를 바로 행동으로 연결해준다. 따라서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주관적이고 내적인 것을 객관적인 것으로 변형하는 것이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머리는 탄생 이전의 삶인 정신세계의 증거로 우주를 본떠 형성되고 조직되었다. 한편, 팔다리를 포함한 신체의 대사 기관은 땅의 힘과 관련이 깊다. 슈타이너는 인간을 이러한 우주적 힘이 두드러진 부분과 땅의 힘이 두드러진 부분으로 나눈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이 두 흐름은 함께 작용한다. 이 때 인간을 이루고 있는 네 가지 구성체인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가 혼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혼합하는 방식에 따라 네 가지 구성체 중 두드러진 것이 다르게 나타나고, 그것이 바로 인간의 기질을 결정한다. 네 가지 구성체가 혼합할 때, 자아가 지배적인 담즙질, 아스트랄체가 지배적인 다혈질, 에테르체가 지배적인 점액질, 물질체가 지배적인 우울질로 결정된다.
(1) 담즙질(choleric temperament)
보통 모험을 좋아한다. 기분이 강하고 뜨겁고 격하기 쉽다. 확고한 목표를 향하여 의지적으로 활동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즉석에서 결단, 반응할 수 있고 확신에 차 있다. 우울질이 에너지를 걱정, 근심 등 내면적으로 소모하는데 비해 담즙질은 주로 실제적인 일에 마음을 쏟는다. 담즙질의 결점은 타인에게 상냥함, 인정이 결여되어 있다. 남의 마음의 상처 같은 것은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하기 일쑤이다. 남에게 불평이나 변명을 하지 않고 역경에도 당황하지 않는 지구력과 남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인내력을 가지고 있는 대신에 자기 나름의 정의감을 남에게 강요하여 횡포해진다. 공격이나 복수를 기도하는 일도 있다.
(2) 점액질(phlegmatic temperament)
보통 화를 잘 내지 않고 침착한 편이다. 즉 기분에 좌우됨이 적고 침착하고 마음을 편히 갖는다. 외계에 대하여 조화적이기는 하지만 냉정, 무관심하여 자기 속의 관심에만 계속 잠겨있다. 격하는 일이 없고 침착하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움직여지는 일이 적다. 위급한 때에는 냉정하게 반응하고 유머나 풍자를 말할 여유도 있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가벼운 기분으로 반응하지 않음으로 까다롭고 힘드는 일을 싫어한다. 남에게 우호적이기는 해도 특별히 친절하기 뒤를 보아주는 것은 아니다. 또 동작이 느리고 게으름뱅이가 되기 쉽다. 타인의 희로애락에 별로 동조하지 않고 때로는 그것을 방관적으로 냉소하기도 한다. 그래서 무감동하고 심술궂은 인간으로 간주될 우려도 있다.
(3) 우울질(melancholic temperament)
감상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어서 자신의 운명과는 전혀 상관없는 비극적인 일에 동화되는 것을 종종 해방(Befreiung)으로서 경험한다. 즉 우울질은 기분이 자기 내면으로 깊게 움직이며 여러 가지 인상을 자기에게 관련시켜서 생각한다. 낙천적이라기보다는 조그만 일에도 마음을 쓰는 성질이이다. 감수성과 내적 침잠이 크므로 외부에 대하여 한 발짝의 행동을 하는데도 상당한 숙고를 요한다. 그리고 완전주의에 치우치기 쉬워서 때로는 자기 자신의 사소한 일로 시간을 소비해 버리고 즐거움이나 여유를 잃거나 주위까지 어두운 기분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일도 있다. 예상되는 곤란이나 부정적인 면을 너무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 의지는 강하고 이상이나 진실을 철저히 따르려 한다.
(4) 다혈질(sanguine temperament)
대부분 인생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기분이 가볍고 잘 변한다. 언제나 현재의 인상에 가장 크게 움직여지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의 인상에 순수하게 반응하는 천진난만함과 낙천성을 가지고 있다. 생기있는 말, 개방적인 태도가 주위까지도 즐겁게 해주며 편견이 없고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다혈질의 단점은 내부에서 충분히 반성하거나 실행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침착성이 없고 지속력이 없다.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에 대하여 변덕이 많거나 약속을 잘 잊어버린다. 호기심이 왕성하여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대지만 어느 것이나 완성하는 것은 서투르다.
또한 매 연령에 따라 특징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는데 모든 건강한 어린이에게는 다혈질적 기질이, 청소년에게는 약간의 담즙질적 역동성이, 성인에게는 심각한 우울질의 흔적이 보이고 노년층에게는 점액질적 명상에 젖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슈타이너는 아이들의 기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린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 대신에 ‘아이들의 주된 기질은 무엇인가?’를 묻고 그 주된 기질에게 상반된 기질을 권함으로써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기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교사와 부모는 고려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학급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담즙질의 아이들끼리 앉히면 아이들의 격하기 쉬운 기질을 상쇄할 것이다. 다혈질의 아이들도 서로 끊임없이 변하는 관심과 쾌활함이 상대를 서로 지치게 할 것이다. 점액질의 무기력하기 쉬운 기질의 아이들끼리 앉는 경우는 서로의 무기력함이 무기력함을 일깨우게 된다.
교사는 학생 하나 하나를 민감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임무이다. 각각의 기질이 어떻게 아이들의 외적인 모습에 나타나는지, 서로 다른 아이들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지 관찰하는 것아 아동 하나 하나에 대한 구체적이고 민감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사람에게는 하나의 기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질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고, 다만 어느 한 기질이 우세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에서 이러한 기질론으로 인간을 구분하는 데 활용해서는 안 된다. 기질론은 현재 아이들이 드러내는 서로 다른 모습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슈타이너처럼 태어나기 이전 정신세계에서의 경험까지 고려한다면, 유전과 환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개체성(individuality)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발달 단계론
소우주인 인간에게도 대우주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생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 중에서 신체상의 변화만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슈타이너가 발달단계의 계기로 삼고 있는 이갈이와 2차 성징의 발현도 모두 신체상에 나타나는 변화일 뿐이다. 이처럼 신체상에 나타나는 눈에 보이는 변화는 결국 영혼과 정신의 변화와도 모종의 관련을 갖는다. 7세 경을 전후로 한 이갈이, 14세 경을 전후로 한 성적 기관의 발달은 소우주인 인간에게도 대우주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생성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 중에서 신체상의 변화만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슈타이너가 발달단계의 계기로 삼고 있는 이갈이와 2차 성징의 발현도 모두 신체상에 나타나는 변화일 뿐이다. 이처럼 신체상에 나타나는 눈에 보이는 변화는 결국 영혼과 정신의 변화와도 모종의 관련을 갖는다. 7세 경을 전후로 한 이갈이, 14세 경을 전후로 한 성적 기관의 발달은 신체․영혼․정신의 변화와 상응 관계에 있다. 이갈이는 신체․영혼․정신의 긴밀한 결합이 파괴되고 영혼이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제2차 성징의 발현은 세 요소가 각각 독립적으로 되고 정신이 두드러지게 발달하기 시작하는 사태를 알리는 현상이다. 인간 본성의 종합적인 변화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이 시기를 경계로 하여 슈타이너는 인간발달의 단계를 세 단계로 구분하는데, 대략 7년을 단위로 특징적인 발달단계가 나타난다.
(1) 1단계(0세~7세)
태어나 젖니에서 영구치로 이를 가는 이갈이 시기까지의 아이들은 보통 신체적․영혼적․정신적인 것이 통일된 존재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 요소가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해도 세 요소의 발달 정도는 다르다. 1단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달을 보이는 것은 물질체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신장, 몸무게, 등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또 일생 중에 이 시기만큼 외부 세계에 대해서 신체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능을 하는 때는 없다. 예를 들어 어른들은 눈이라고 하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보는 작용을 하지만, 아이들은 몸 전체를 통해서 본다고 할 수 있다. 슈타이너는 이것을 어린이는 신체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감각기관(A great sense-organ) 같다고 말한다.
슈타이너가 1단계를 구분 짓는 근거로 삼는 것은 젖니에서 영구치로 이를 가는 이갈이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이를 바꾸는 현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처음 7년 동안 아이 안에서 일어나는 발달이 정점에 이르는 현상이 눈에 보이는 이갈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신체의 머리 부분에서 이를 나게 했던 힘은 7세가 되면서 점차 신체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영혼의 활동과 관련을 갖게 된다. 영혼의 기능 중에서도 특히 사고하는 힘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슈타이너에 의하면, 영구치를 나게 하는 힘이 곧 사고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이와 같이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현상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과 관련지어 신체․영혼․정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인지학적 인간이해의 특징이다.
이 시기 교육의 원리는 모방(imitation)과 본보기(example)이다. 아이들은 자기 주위의 환경을 모방하고, 이 모방과정을 통해서 아동의 신체기관은 영구적인 형태로 형성된다. 이 때 환경은 단순히 물리적 환경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상상적 의미까지 포함하는, 보다 광의의 환경을 뜻한다. 즉 아이가 사는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모든 것, 아이들을 둘러싼 외적 환경, 아동 내부에 영향을 주는 것 등을 말한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모든 행위도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이 시기 교육의 과제는 아이들이 모방할 만한 물리적․심리적․도덕적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환경 외에도 보이지 않는 태도, 마음가짐, 분위기까지 모방하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요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발도로프교육에서 아침 시 낭송하기, 식사 전 감사기도 하기, 촛불을 켜고 의식을 치르듯이 행하기 등이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한 정서적인 풍토나 상호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이 시기에 아동이 배우는 세 가지 능력은 걷기, 말하기, 생각하기이다. 걷기는 위대한 것이 축약되어 나타나는 모습이다. 우리는 보통 성장과정의 분명한 특징으로 아이들이 걸을 수 있다고 말한다. 걷기를 배우는 것은 세계라는 공간 속에서 올바른 균형을 지니는 인간이 되가는 것을 뜻한다. 균형을 잡기 위해 중력의 법칙에 다리를 맞추어가며 직립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하고, 팔과 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걷기를 배우는 것은 유기체를 위치 지우는 즉, 공간의 방향을 발견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만일 교육자가 이 과정 중에 강제적으로 하려고 하면 그것은 아동 전 생애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 예를 들어 잘못된 방법으로 외부에서 직립하고 걷는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거나 단지 도와주는 정도가 아니라 강제적으로 무엇인가를 부과하려고 하면 나이가 들었을 때 더 해로울 수 있는 상처를 주는 결과가 된다. 진정한 교육방법에는 그 순간의 일시적인 이익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고려하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말하기나 걷기나 쥐기 등의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라면, 생각하는 것은 말하기에서부터 발달한다. 아동이 걷기를 배울 때 부모가 사랑스런 마음으로 조력자로 있었던 것처럼 말하기를 배울 때 역시 진실하게 옆에 있어주어야 하고, 또 아동은 커다란 하나의 감각기관으로서 교사의 모든 것을 모방하기 때문에 아동이 분명하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교사가 분명하고 옳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슈타이너가 이 시기에 배우는 능력으로 걷기, 말하기, 생각하기를 들고 그러한 능력이 발달하는 것을 상호 관련하여 설명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사고 능력과 신체의 움직임간에 긴밀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한 단계에 나타나는 특징은 전체 생애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슈타이너는 인간 제 영역간의 통합성을 발달의 관점에서 역설한다.
(2) 2단계(7세~14세)
이전까지 하나의 통일체였던 신체․영혼․정신이 2단계에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세 요소가 각각 분리되는 것이 아니고, 세 요소 중 둘씩 분리한다. 신체적․영혼적 부분과 영혼적․정신적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슈타이너는 신체적․영혼적 특성 부분을 에테르체, 영혼적․정신적 특성의 부분을 아스트랄체와 자아라고 부른다. 크게 두 부분으로 분리되기는 하지만 그 근저에서는 상호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 시기에 현저하게 발달하는 것은 영혼적 특성이다. 7세 이전까지의 감각기관의 형태를 벗어나 완전히 영혼의 상태가 된다. 이 때 물론 신체와 정신도 발달하지만, 무엇보다도 왕성하게 발달하는 것은 영혼의 발달이다.
슈타이너는 인간의 영혼을 세분해서 의지, 감정, 사고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세 영역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7세 이후 활발한 발달을 보이는 것은 영혼 중에서도 특히 감정과 관련해서이다. 감정은 신체 중에서 특히 리듬체계와 관련을 갖는다. 리듬체계란 호흡과 순환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가슴부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시기 교육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과 관련된 교육이요, 감정과 관련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과 관련된 이 시기는 아동 발달단계가 갖는 특징을 고려해 볼 때, 상상력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논리 형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표상하고 인식한다. 발도로프학교 초등교육에서 읽고 쓰고, 셈하기를 배우는 것에 그림 그리기나 형태 그리기 등의 생생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것은 이 시기 아동의 발달단계가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이 단계에 에테르체가 탄생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에테르체가 형성되고 성장한다는 것은 성향․습관․의식․성격․기억․기질을 형성하고 발달시키는 것을 뜻한다. 에테르체에 교육의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아동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 본보기이다. 이 단계는 영혼의 영역 중 감정 영역이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방향에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슈타이너에 의하면 인간의 감정은 공감과 반감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무엇을 인식할 때 우리는 먼저 심상의 형태로 인식한다. 심상의 특성은 이미지이다. 이미지는 항상 ‘무엇에 대한 이미지’를 뜻하는데, 바로 심상은 ‘전생에 경험한 것에 대한 이미지’를 갖는다. 반감의 힘을 통해 전생의 요소를 심상 또는 이미지 형태로 우리는 인식한다. 심상이 이미지 특성을 갖는 반면, 의지는 완전히 자기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의 성질을 띄고 있다가, 죽은 이후에 실재가 된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인간은 반감의 힘을 통해 전생의 요소를 심상 또는 이미지 형태로 인식하며, 공감의 힘 안에서 죽은 이후 나타나게 될 실재와 결합한다. 감정은 이러한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공감과 반감의 반복적인 리듬에 의해 나타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교육의 형태가 개념이 아니라 그림의 형태이고, 인식 능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처음 7년 동안 교육의 원리가 모방과 본보기였다면, 두 번째 7년 교육의 원리는 교사의 권위(authority)와 제자로서의 자세(discipleship)이다. 영구치가 나는 7살 경부터 아이들은 외부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서 내적 지각을 통해 본 것을 권위를 갖는 사람과 관련시킨다. 이때 권위란 힘이나 강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같은 것을 말한다. 권위를 통해 아동들은 자신의 의식․습관․성향을 형성해나간다.
태어나서 7년 간 신체 안에서 이를 나게 했던 힘이 7세 경에 에테르체의 탄생으로 영혼 영역의 사고를 자유롭게 한 것과 같이, 14세 경 사춘기에 접어들어서는 영혼 영역 중 또 다른 활동이 자유롭게 된다. 바로 감정 영역이다. 감정은 신체적 특성으로부터 사고하는 것보다 늦게 자유롭게 된다. 따라서 7 - 14세 사이 아이들의 감정생활은 여전히 신체와 긴밀한 관련을 보인다. 아이들의 기쁨, 슬픔, 고통의 감정들은 신체의 분비물, 호흡이 빠르고 느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3) 3단계(14 ~ 21세)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신체․영혼․정신의 세 요소가 보다 더 정교하게 분리한다. 서로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발달하기는 하지만, 근저에서는 여전히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는 통일체이다. 이 시기의 주된 본질은 정신적인 것으로 추상적인 사고의 발달이 큰 특징이다.
7세에서 14세 사이에 권위를 갖고 싶어했던 것에서 이제는 그 권위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자기 자신의 자유를 발달시킨다. 이것은 아스트랄체의 탄생으로 의지가 해방되고 판단력이 성숙하면서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부터이다.
영혼 영역 중 사고가 7세 경에 자유롭게 되고, 감정이 14세 경에 자유롭게 된 것과는 달리 의지는 늦게까지 유기체의 신체적 특성에 의존하고 있다. 21세 경이 되서야 비로소 의지는 유기체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된다.
발달단계가 대략 21세가 되어 마지막으로 의지가 신체로부터 자유롭게 되면, 인간은 교육이 어느 정도 완성된 존재가 된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난 이래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방향의 힘이 우세하였는데, 21세 경이 되면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방향의 힘에 의해 기존의 힘이 마비되면서 이제는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힘이 우세하게 된다. 신체를 형성해 가는 형성력은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지만, 주로 신진대사 체계와 손발과 관련 있는 힘은 아래에서 위로 작용한다.
사고가 독립하는 것은 이갈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감정의 독립은 성징의 출현으로 나타나지만 의지가 유기체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눈에 띄지 않게 나타난다. 따라서 보통 사춘기를 인간의 성장이 완성되는 시기라고 보지만, 실제로 14세 이후에도 의지가 독립하는 21세 경까지는 자기 내부 안에서 성장하고 발달해간다.
요컨대 슈타이너는 세 7년 단계를 세 가지 體 - 눈에 보이는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의 탄생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영혼의 세 영역이 신체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으로 설명하면서 각각의 단계마다 주된 영혼 활동이 나타나는 것을 설명한다. 단계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에 따라 슈타이너는 아동의 발달단계를 구분한다. 취학 전 유아교육, 초등교육, 그리고 청소년기의 중등교육이 서로 다르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 나타내는 특징이 이상에서와 같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슈타이너의 3단계 발달론은 의지, 감정, 사고라는 영혼의 세 영역이 각각 단계별로 발달해 가는 데에 있다는 것과, 이 세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전한 성인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슈타이너의 발달 단계론이 다른 발달 이론과 차이나는 특징은 눈에 보이는 발달의 특징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발달과 관련지어 설명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내면 세계의 형성에 대한 설명이 일반적인 발달심리학의 경향과 다르기에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예를 들어 당근 씨앗을 땅에 뿌렸다고 해보자. 작은 갈색의 당근 씨에서 길고 붉은 색의 당근이 나온다고 상상할 수 있는가? 또 당근 특유의 달콤한 맛은 어디에서 오는가? 분명히 씨앗이라고 하는 물질로서의 작은 알갱이에서 이런 것들이 형성되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깥에서 무엇을 집어넣는 것도 아니다. 분명히 눈앞에 보이는 당근은 마른 씨앗에서 시작하였다. 씨가 땅에 떨어져 적당한 습기, 영양분, 온도가 갖추어지면 형태를 드러내고 형성되어 간다. 바로 우리가 당근이라고 하는 눈에 보이는 형태는 씨안의 보이지 않는 형성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형성과정이 인간 안에도 똑같이 일어난다. 이러한 내적인 형성과정에 의해 인간은 함부로 열어제칠 수 없는 내면세계를 갖는 존재로 되어 가는 것이다.
III. 발도르프 학교 교육과정
1. 발도르프 학교의 교육 과정
슈타이너 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린이의 발달 단계를 지성면만으로 그치지 않고, 사고, 감정, 의지의 면부터 충분히 고려한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먼저 최초의 8년 간을 보면 슈타이너는 어린이의 발달단계에 비추어서 이 8년 간을 더불어 3개로 나눴습니다. 처음 나눈 것은 9세 경, 이즈음에 어린이의 자아의식이 강해져 고정됩니다. 다음 나뉨은 12세를 넘을 즈음인데 외계에 움직이는 힘(역사를 움직이는 힘이나 자연과학적 힘)을 파악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시기입니다. 9세 경은 아직은 커리큘럼은 옛날 이야기, 전설, 성서 이야기나 고대 신화에 의한 설화 등에 바탕을 두어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쓰기를 먼저 천천히 가르치고 그 와중에 읽기도 들어갑니다. 사칙계산이나 외국어회화도 가르칩니다. 제2기에 들어가 어린이가 자기와 외계를 구별하게 되기에 맞춰 동물학, 식물학이 들어가고, 포르맨에서 발전한 기하학도 시작합니다. 문법을 가르치는 것은 이 시기 이후입니다. 슈타이너 학교에서 중시되는 지리도 이 시기에 도입됩니다. 12세 이후에는 역사와 광물학, 물리학, 화학 등 외계를 대상으로 한 과목을 취하여 갑니다. 직접적인 관찰, 객관적인 묘사와 사고로 들어가게 됩니다. 인체를 외계화한 생리학도 이 시기에 처음 가르칩니다. 더불어 이들의 학문적인 과목과 같이 예술이나 수공, 오이리트미도 중요한 과목으로 하여 8년을 통해 가르치게 됩니다.
추상적인 사고가 충분히 되는 사춘기 이후, 다시 말해서 상급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지적 학문적인 수업이 점점 늘어납니다. 그러나 손과 마음을 단련한 예술적, 실천적인 과목을 소홀히 하지는 않습니다.
슈타이너 교육의 커리큘럼은 전체로서 올라가는 나선에 비유할 수 있다. 나름대로의 과목에는 몇 번씩 반복되나 어린이의 성장, 발달에 따라서 그에 맞게 새롭고 다르게 잘려져 주어지고 감동을 동반한 보다 깊은 이해와 새로운 통찰을 어린이들에게 가지게 합니다.
전형적인 처음의 8년 간의 커리큘럼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미국의 예입니다)
․제 1 기(1-3학년)
‥알파벳, 쓰기, 읽기, 단어의 철자, 시, 극으로의 회화적 도입
‥민화, 옛날 이야기, 우화, 전설, 구약성서 이야기
‥로마 숫자에 의한 숫자의 도입, 수, 사칙계산의 기초적 방법, 구구단
‥자연에 대한 이야기, 산책, 만들기, 원예, 요리
‥5음계의 음악, 계절의 노래
‥뜨게질, 바느질
․제 2 기(4-6학년)
‥읽고 쓰기, 철자, 문법, 시, 극
‥북구 신화, 고대문화의 역사와 이야기
‥사칙계산의 복습, 분수, 퍼센트, 기하
‥지역 및 인접국의 지리, 비교동물학, 식물학, 물리의 기초 개념
‥합창, 기악 연주, 합주
‥자수, 목공
․제 3 기(7-8학년)
‥작문, 읽기, 철자, 문법, 문장론, 시, 극
‥중세의 역사, 르네상스, 세계의 발견, 현대사, 미국 역사, 전기
‥각국 지리, 물리, 기초화학, 천문학, 지질학, 생리학
‥합창, 오케스트라
‥바느질, 목공, 금속 공예
또 학년을 지나면서 다음의 것도 가르칩니다.
음악 : 리코더
외국어 : 원칙적으로 2개 국어(학교에 따라 다름)
예술 : 수채화, 포르맨, 밀납 또는 점토를 사용한 조형, 연극
체육 : 오이리트미, 체조, 집단 게임
전체적으로 표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바젤․루돌프․슈타이너 학교, 제 16 차 교육 과정
『세계로 넓어지는 슈타이너 교육』카탈로그로부터 전재
이 교육 과정에는 학년과 과목의 관계에서, 어떤 단원의 초출만을 기록하고, 그 후로 계속된 것은 되풀이하여 기재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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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는 쇼고 모리 선생의 홈페이지 내용을 번역하여 제공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