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문상을 다녀와서
어제 아침 어머니의 전화가 왔다
78세 완도 사돈이 아침에 신문을 지국에
가져다주는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즉사했다는 부고였다
삶의 이면에는 죽음이 있는데
그 이면의 실체를 도무지 볼 수가 없으니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천국 극락 지옥으로 둔갑을 시켜놓고
사기를 치는 족속들이 더러 있는데
그들을 종교장사꾼이라고들 하는데
이에 비하면
공자는 참 솔직담백하였다
제자 자로가
스승님 죽음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니
삶도 잘 모르거늘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고
답을 했다는데
얼마나 훌륭하고 솔직한 답변인가!
그리하여
자기도 알지 못하는
또한 설혹 알더라도 만인에게 증명해 보일 수 없는 것을
안다고 주장하면서
보았다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을 홀리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아니 될 사기라고 하여
거부하는 것인데
도무지 볼 수 없는 것이기에
도무지 증명 할길 없는 것이기에
오히려 저 종교를 등에 업은 자들이 줄곧 사기를 치는 것은 아닌지 싶은데
바른 사람이라면 절대로 미혹한 것을 가지고
혹세무민해서는 아니 될 것인데
그래도 기중 이 불경기에
천국장사 극락장사가 자본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최고의 장사로
이 나라라는 곳의 도심 한가운데서 절찬리에 성업 중이라는데........
늙은 부모 차에 태우고
완도 장례식장에 도착하여
고인이 된 망자에게 절을 올리고
상주에게 절을 하고 마주 앉았다
아버지 하시는 말
어쩌다가 이런 불행한 일이?
젊은 상주 대답
아침에 아버지가 신문을 가져다주고 오다가
골목을 돌아가는데 학교를 가는 어린 초등학교 아이들이
불쑥 나타나는 바람에 핸들을 급히 꺾고 옹벽에 그만 부딪혀서.......
나이 드시면 절대로 운전 안해야 되는데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게 그만 가속 패달을 밟는 바람에
그대로 옹벽에 꽝!
그 나이에도 먹고살려고 차 몰고 지국에 신문 가져다주는 일 나갔다가
불쑥 달려드는 어린 아이들을 피하려다 당황하여 가속 패달을 밟고
옹벽에 부딪혀
즉사하여 죽는 사고가 난 것이었다.
타인을 죽이지 않기 위하여 피하다가
결국 자신이 죽고만 사고
사람이라면 다 그럴 것이다 싶은데........
그럼에도 자신의 탐욕만을 위하여
시퍼렇게 산목숨에게 총구를 들이대며
타인을 죽이고
그것도 죄 없는 타인을 죽일 죄로 엮어 무더기로 죽이고
권력을 틀어쥐고 영웅이 된 자들
자신의 기름진 삶과 부귀영화를 위하여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그 야윈 혈관에 빨대를 꼽고 끝없이 피를 빨아대는
저 거머리 같은 악귀들
그들은 절대로 사람이 아닐 것인데........
그들의 꾐에 빠져 그들을 상전으로 모시고
그들의 노예가 되어 좋아라 주머니 칼 들고 설치며 악다구니 쓰는 자들
그들이 던져주는 빵과 고깃점을 먹으며
그것에 취해 피둥피둥 살져가는 자들
아니 제 시퍼런 목줄에 빨대가 꼽힌 줄도 모르고
저들 따라 좋아라 박수치고 눈에 핏발 세우고 고함질러대는
저 무지한 무수한 노예 족속들
피비린내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진행 중인
누군가의 추악한 현대사를 생각하다가
그런 것을 잠시 생각하다가
어린아이들을 피해 핸들을 돌려
옹벽을 들이받고 불시에 고인이 된 망자를 생각하다가
내주는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돌아서 오는 완도 길
삶이란 참 이렇게 허무하고 무상한 것이냐고
살기가 이리 힘든 것이냐고
이 땅에서 살아가기 왜 이리 괴롭기만 한 것이냐고
도대체 무얼 믿고 이리 닥치는 대로 싸질러 놓은 것이더냐고
넋두리를 하려다가 그만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죽을 날이 가까워오는 저 늙은 부모도
오래전부터 혹여 나처럼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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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님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마음이 울적하군요....
그런 일이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자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bbaabboo님 감사합니다.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고 오직 주관적 믿음뿐인 것을 신념화 시켜 마치 실체가 있기라도 하는양 주장하고 강요하면서 도무지 객관적으로 증명해 보이지도 못하면서도 마침내는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는 말은 목에 칼을 들이대고 너 믿을래 안믿을래 하고 협박하는 것과 같지 않나 싶군요. 엄청난 폭력이 아니지 않나 싶은데, 그것이 공공연하게 대놓고 자행되고 뻔질나게 장사를 해대고 그게 성업중이라니... 대동강물 팔아먹었다는 봉의 김선달도 아니고 21세기라는 이 개명한 땅에 심히 개탄스럽습니다...... bbaabboo님 행복한날 되세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어디메런지요...
저도 어제 오후에 참 아타까운 부고를 받았습니다.
아름답고 건강하여 천수를 누릴 줄만 알았던 친구의 부인이
자전거에서 추락한 사고로 두달여를 사경에 있다가 어제 돌아가셨네요.
상배한 친구를 위로하자니 13년전에 죽은 아내가 떠오르고 가슴만 먹먹하네요...
금 그어진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것만 같습니다...
완도의 돌아가신 분이나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누워있는 친구의 부인이
좋은 곳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구담님 글 잘읽고 있습니다. 재미도 있고 주지하는바 주제도 건강하고 이 시대에 의미하는 바가 큰 작품이라고 여기고 열독하고 있습니다. 13년 전에 사모님과 이별하셨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저도 생이별을 많이 해본 자라 그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세계를 사람으로서는 도무지 알수 없으니 그것을 순응하고 받아 들이며 바르게 살면서 오직 경외와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진심한 기원뿐 다른 방도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구담님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번 뵙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좋은 날 보내시고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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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리님 감사합니다.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죽음후 홀로 남겨질 분이나 자녀들이나 손자손녀들 가족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눈을 감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이타적인데.... 오직 자신만을 위하여 온갖 악행과 거짓을 밥먹듯이 행하며 악마같이 살아가는 자들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적어도 겉만 인간의 탈을 썼지 실은 인간이 아닌 악귀일것이 틀림없지 않나 싶네요. 부뚜리님 늘 건강하시고 날카로운 만평 웹툰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르는 것.. 모르겟는 것.. 알수 없는 것..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인정할수 있을때..
비로서.. 세상에 진실이.. 보인다는..
.^^.
나무님 바로 그것이 성현의 자세이지 않나 싶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자세 그것이 곧 진리를 탐구하는 자의 기본이요 인간의 정직한 마음 그 자체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너희들이 모르는 것을 나는 다 안다고 우기는 저 악마같은 작자들, 나는 선택된 존재라고 여기며 우월주의에 빠져 사는 교만한 자들, 영어 수학 좀 잘했기로서니 남보다 나은 자리를 꿰차고 앉아 온갖것을 누리며 교활하게 뻐기는 자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아몰랑의 독선적인 저 거만과 작태,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저 골빈 무지한 노예들의 살기 번뜩이는 핏발 선 눈망울, 아마도 여기가 분명 생지옥이지 싶습니다... 나무님 좋은 날 보내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길 기원합니다. 먼길 고생하셨습니다. 언젠가 좋은날이 올테니 힘들 내시길 바랍니다~
모모님 좋으신 말씀입니다. 언젠가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전쟁과 착취 걱정없이 평화롭게 살수 있는 좋은 세상이 어서 오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