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우동! 향수에 젖다
지금 7~80대 노령 층들은 아마도 그 옛날 역전우동이 생각나 향수에 젖곤 할것이다. 호남선이 갈라지던 10분 정차의 대전 역은 말 그대로 ‘가락국수’로 유명했다. 기차가 서면 시장기로 출출해진 승객들이 재빨리 플랫폼의 국수 매대로 달려가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듯, 한 그릇 해치우던 그 옛날 그 정경이 눈에 선하다.
맛 또한 끝내주었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생후 6개월짜리 갓난아기를 객차에 두고 온 엄마가 가락국수를 먹는 사이 기차가 떠나버렸을까. 천안 역에 가서야 아기를 찾았다 하니 환상의 대중가요 ‘대전 발 영시 50분’과 함께 가락국수에 얽힌 일화는 두고두고 화제다.
이렇듯 역전하면 누구나 가락국수집이 생각나 향수에 젖는 것은 인지상정, 그 가락국수 맛을 뺨치는 ‘역전 우동’ 집이 지하철 역전마다 성업 중이다. 바로 ‘백종원 역전우동’ 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역전 우동집이 이처럼 붐비는 것은 7 ~ 80년대 향수를 자극하며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젊은 층을 유혹하기 딱 좋은 맛과 분위기 탓인지도 모른다. 역전우동이라고 우동만 있는게 아니다. 시원한 모밀국수가 입맛을 돋구고 밥종류도 다양해 골라 들수 있다. 식당마다 천칭 만칭, 값 또한 천차만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고는 엄두조차 못 낼 음식 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요즘 1만원 한 장으로 점심을 때울만한 식당이 흔치 않은 판국에 5000원 안 팍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니 인기 절정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백종원 역전우동 국물 맛에 매료되어 매일 역전우동집을 찾는다는 한 80대 노인은 오늘도 향수에 젖어 가슴 설레며 주엽 역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그 많은 ‘백종원표 식당’은 제각기 고객의 기대를 나름대로 충족하기 위해 탄생한 느낌이다. 부담 없이 향수를 느낄 수 있다든지 혼자서도 카드 한장 자동 티켓으로 바(Bar)에 앉아 한 끼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백종원 역전우동이 고객들의 기대 심리를 간파하고 있음이 아닌가 싶다.<정운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