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Paradise Lost』
존 밀턴 John Milton(1608〜1674)
160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당시 유명한 신학자였던 토머스 영을 사사했고, 16세 때 성경의 「시편」 일부를 운문으로 번역했다. 17세 때 케임브리지의 크라이스트 칼리지에 입학했고, 24세 때 문학석사로 졸업할 때까지 최초의 걸작 「그리스도 탄생하신 날 아침에」를 비롯한 여러 편의 소네트를 썼다.
1640년 제2차 주교전쟁을 시발로 수많은 정치적 산문을 발표했고, 크롬웰 공화정부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크롬웰의 라틴어 비서관으로 복무했다. 1660년의 왕정복고 때 간신히 목숨만 건진 밀턴은 재산 몰수와 정치적 탄압, 그리고 실명과 가정불화로 절망과 고독에 시달렸다. 1667년, 왕정복고 2년 전부터 집필하던 『실낙원』을 발표했고, 4년 후인 1671년 『복낙원』과 『투사 삼손』을 발표했다. 1674년 지병이 악화되어 생을 마감했다.
『실낙원』이 사탄의 유혹에 패배한 아담과 이브의 낙원 상실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면, 『복낙원』은 제2의 아담이라 불리는 예수그리스도가 사탄의 유혹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아주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전 4편 2070행으로 구성된 『복낙원』은 간결하면서도 그 주제와 구조는 『실낙원』 못지않게 치밀하고 드라마틱하며,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끝을 맺음으로써 『실낙원』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실낙원』은 밀턴이 정치적으로 물러나고 시력마저 완전히 잃은 후에 쓴 서사시다. 구약 성서의 '낙원상실 모티프'를 토대로 한 대서사시로 10,565행에 달한다. 밀턴은 서사시라는 일정한 형식에 격조 높은 문장과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17세기 정신세계와 인문적 교양을 작품 속에 훌륭히 담아냈다. 그는 성경에 기초한 서사시로 인류의 문제, 악의 문제에 접근했다. 이러한 계획은 『실낙원』 9편 도입부에서도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