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文 적폐’ 제보가 많지 않다는데
사드 3불, 태양광 전모 아직 베일
前 정권 인사들, 상관·요직 있어
‘적폐 제보 꺼려진다’는 공무원들
인사 속도, 인선 내용 재점검해야
안용현 논설위원
입력 2022.09.30 03:00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사드 3불’로 중국에 군사 주권을 내줄 때 반대하다 불이익을 당한 외교관이 있다. 정권이 바뀌고 “이제 흑막을 제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예상 외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 인사를 보라. 장관급만 바뀌었지 문 정권의 외교 적폐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잘나가고 있는데 무슨 제보를 하느냐”고 했다. 이름까지 말하며 “문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중국 측 요구를 받아쓰다시피 한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좋은 자리를 얻지 않았느냐”고 했다. 섣불리 나섰다가 또 좌천당하기는 싫다는 것이다.
2018년 남북 군사 합의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는 “군사훈련을 하지 못하는 서해 완충 수역 길이가 남북 각각 40㎞로 똑같다”고 했다. 북한에 양보한 게 없는 것처럼 자랑하듯 발표했다. 그런데 발표 수역을 실제 측정해보니 남측 85㎞, 북측 50㎞로 우리가 35㎞를 더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문 정권은 왜 거짓말을 했는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고 여당 의원실이 국방부에 ‘35㎞ 진실’에 대해 수차례 설명을 요구했다. 그런데 지금껏 분명한 보고가 없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그 상황에 대한 국방부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국방부 인사는 “문 정권 군인들이 곳곳에 있는데 자신이 추궁당할 수 있는 문제를 사실대로 보고하겠느냐”고 했다. 그런 상관이 있으면 하급자는 제보하기도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문 정권 적폐에 대한 제보가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부의 내부 비리나 문제 등을 고발하거나 제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음해성도 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용기를 내는 제보자도 적지 않다. 자기 죄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 문 정권 적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강행하면서 “이 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문 전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키려 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전국적 태양광 비리,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 20여 차례 실패한 부동산 정책, 매표에 가까운 세금 뿌리기, ‘가짜 일자리’ 사업 등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적폐는 나열하기도 숨이 차다. 그런데도 제보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는 윤 정부의 인사 문제와 관련 있을 것이다. 인사가 늦어져 이전 상관이 그대로 있거나 전 정권의 황당 정책을 밀어붙였던 인사가 다시 발탁된다면 제보할 용기가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때 공기업 낙하산 인사나 보은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편 ‘알박기’ 인사에 몰두했다. 차기 정권을 배려해 임기직 인사를 자제하던 관행은 무시했다. 문 정부 첫 환경장관이 구속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공공 부문 인사를 임기 전에 강제로 내보내선 안 된다는 법원 판결을 역이용하기까지 했다. “문 정부가 나랏빚뿐 아니라 알박기 인사까지 떠넘겼다”는 여당 중진 말이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전 정부 탓만 할 수도 없다. 교육부 장관은 공백 50여 일 만에 다시 내정됐다. 교육부 물갈이 인사가 제대로 됐을 리 없다. 장·차관 인사가 늦어진 부서일수록 ‘적폐 제보’도 드물다고 한다. 공무원 편 가르기, 줄 세우기를 하라는 게 아니다. 국민이 왜 정권 교체를 선택했나. 공직 내부가 침묵하면 적폐는 드러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인사 속도와 인선 내용을 다시 점검하길 바란다.
안용현 논설위원
안용현 논설위원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동서남북] ‘文 적폐’ 제보가 많지 않다는데
[기자의 시각] 침묵 택한 이재명 대표
[기자의 시각] 침묵 택한 이재명 대표
[윤평중 칼럼] 핵전쟁, 불가능한 시나리오인가
[윤평중 칼럼] 핵전쟁, 불가능한 시나리오인가
100자평14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밥좀도
2022.09.30 05:11:21
아마추어 정치인 윤대통령에다가 여소야대 좌파의 연대가 극심해 민주당 비리를 소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강력한 지지만이 윤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답글
1
106
3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이상국 여전히
2022.09.30 06:42:11
윤 대통령을 지지하되 文적폐 청산을 위해서 건의도 하셔야 .
박효철
2022.09.30 06:24:47
대통령실 관계자들아 이런기사 잘보고 대통령께잘알려주어라 너거는 뭐하고있나 빨리빨리 정리못하면 광우가오고 촛불이온다는거 절대있지마라
답글작성
70
0
트루스
2022.09.30 06:27:22
이러다가는 5년 뒤에는 현정권 인사들 모조리 감방가게 생겼다!
답글작성
45
0
수리
2022.09.30 06:27:03
윤석열 힘내라. 비서실은 발분하라. 국힘당은 얼른 이준석 내분을 청소하고 강한 당이 되어 국정을 도와라.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을 속히 조사하여 포토라인에 세워라. 그래야 영남지역의 지지가 올라간다.
답글작성
20
0
삼족오
2022.09.30 06:29:26
귀 눈 다다고 오르지 공산정권에만 눈 귀 열려있는 사람이 듣고 볼 일이 있겠나, 북에 퍼줄것만 들리고 볼려고 혈안이었으니 하는 얘기다, 각종 권력형범죄 탈원전 댐 물관리 태양광 국가보훈처 애국지사 부관참수 국방안보 박탈 외교 증발 한전공대설립 이루 말할 수가 없이 많은데 뭔 헛소리 하고 있는고, 하니 문재인 적폐부터 법정에 세워야 한다
답글작성
13
0
론레인져
2022.09.30 06:26:28
울산시장성거공작을 왜 다시 수사 안 하는지?
답글작성
12
0
갤뱅이
2022.09.30 06:42:36
김명수도 버젓이 살아있는디....
답글작성
9
0
wapgun
2022.09.30 06:42:24
역시 보수는 정무적으로 무능하다. 윤석렬이는 골든타임을 낭비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회가 날라갈 것이다. 더 미적거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라.
답글작성
9
0
東寶器
2022.09.30 06:34:44
윤통, 완장 차고나니 속에서 골병들고 있는 것이 안 느껴지고, 암덩어리가 계속 퍼지는 것을 모르고 있소...이러다, 박통처럼 당신이 되려 감옥 갈 수 있소...분발하시오!!!!
답글작성
9
0
Simpson
2022.09.30 06:31:42
박근혜탄핵때 논리와 사실이 폭압과 선동에 깨지는걸 보여준거지..유승민 김무성을 타도해야
답글작성
9
0
cheski
2022.09.30 06:47:45
세작으로 문캠코드를 세포조직처럼 모든 정부 조직에 심어놓아 5년동안 썩은 부정부패와 적폐를 청산못하고 있다. 문씨의 매국행위와 부정선거등 자행한 불법행위를 ㅈㅎ사하여 빨리 감옥소로 보내야 암세포조직을 도려낼 수 있다.
답글작성
7
0
구바자람
2022.09.30 06:44:21
안용현 논설위원이 정말 중요한 지적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보복'이라는 말에 구애받지 말고, 당당하고 신속하게 좌파 정권의 '적폐'를 파헤치고 응징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윤석열 정부에 달려 있다.
답글작성
7
0
마에스트로
2022.09.30 06:49:15
아무래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럴수록 과감한 사정과 개혁을 행해야 지지율이 올라갑니다.
답글작성
6
0
누리짱
2022.09.30 06:54:02
도대체. 새로 임명된 장,차관들은 왜 힘을 못쓰나? 모두 쌘님 들이라 용기도 결기도 없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려는가
답글작성
0
0
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
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코인 ‘리플’, 만든 미국에선 위험 경고
하루 2번으로 아랫배에 쌓인 노폐물 빼니, 내장지방 파괴!
급락장 순매수 1위… 개인은 삼성전자, 기관과 외국인은?
백종원 음식을 먹고도 몸매 유지하는 소유진의 비결
박민영, 은둔의 재력가와 현재 이별… “금전 제공 없었다”
배우 소유진이 먹는 다이어트 제품 "4차 입고" 시작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단독] 쌍방울 김성태 ‘황제도피’… 해외로 ‘텐프로女’ 세번 불러
2
[동서남북] ‘文 적폐’ 제보가 많지 않다는데
3
‘세계 최고 장수촌’ 간판 내린 오키나와
4
암투병 아내 간호하다 만든 마사지 도구로 매달 1억원 매출
5
與 “날치기” 전원퇴장… 정의당도 “민주당의 나쁜 촌극” 비판
6
박민영, 은둔의 재력가와 현재 이별… “금전 제공 없었다”
7
러, 발트해 軍병력 80% 빼내 우크라로… 지대공 미사일도 투입
8
박수홍 사망보험 8개, 납부액만 14억원… 친형 가족 추가조사
9
“어디에도 없는 풍경” 한강에서 행사 여는 글로벌 기업들
10
[단독]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그림, 한달 넘게 거꾸로 걸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