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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7년 6월 24일 (토)
o 날씨: 흐린후 갬
o 산행경로: 모래재 - 웅치전적비 - 곰재 - 오두재 - 만덕산 - 관음봉 - 황산재 - 박이뫼산 - 슬치휴게소
o 산행거리: 24.7km
o 소요시간: 8시간 50분
o 지역: 전북 진안, 완주, 임실
o 일행: 좋은사람들 호남7기
o 산행정보: 만덕산
▼ 산행지도
2주전에 마친 금남호남정맥에 이어 오늘부터 호남정맥을 이어간다. 오늘 코스는 모래재~슬치 구간, 도상거리는 약 21km이지만 실제거리는 24~25km에 육박하며, 약 9km 지점에 있는 만덕산 구간을 제외하면 큰 등락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무난한 구간으로 보인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의 날씨를 잘 견디는 것이 관건이다. 대개 모래재 휴게소에서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조약봉)을 거치지만 지난번 금호남정맥 마지막 구간때 주화산을 다녀왔으므로 오늘은 곧바로 모래재 이정표 방향으로 올라간다. 일행중 절반 정도는 주화산으로 향하고...
▼ 모래재 휴게소 (들머리)
모래재 이정표 아래의 가옥에서 개 두마리가 산꾼들의 움직임과 인기척을 느끼고는 온 산이 떠나갈 듯 컹컹거리며 경계를 한다...
▼ 모래재 이정표
모래재 이정표에서 등로는 526봉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다. 짧은 거리지만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다리는 잠깐씩 흔들흔들... 526봉을 지나면 등로는 큰 등락이 없이 흐른다. 밤길이라 사실 등로의 모습과 움직임에 대하여 특별한 감각이 없다. 앞사람을 따라 부지런히 걷는 것 외에는...
▼ 526.3봉
등로 중간에 만나는 준.희님의 514.7봉과 570.6봉 표지판이 고도의 흐름을 대충 알게 해준다. 어둠속이라 그나마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이후에도 슬치까지 준.희님의 표지판은 등로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570.6봉 부근에서 트랭글의 뱃지 발급 벨이 울린다. 이곳에 짐마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모양이다.
▼ 514.7봉
▼ 570.6봉 (짐마봉)
570.6봉을 지나면 등로는 곰티재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하강한다. 도중에 철제 펜스를 지나는데, 이곳은 진안군에서 특용작물을 식재해둔 지역인 것 같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만덕산(우측) [펌]
하강하던 등로는 곰티재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상승으로 반전된다. 이곳에서 약 1.7km를 더 진행하면 웅치전적비가 있는곳에는 곰티재 이정표가 있다. 이곳은 옛곰티재이며, 웅치전적비가 있는 곳은 곰티재 구도로(신작로)다. 옛곰티재는 곰티재 구도로가 개설되기 전 까지는 전주~진안 간의 주요 교통로였다고 한다.
▼ 곰티재 안내판 (옛곰티재, 모래재에서 약 4.3km)
등로에 비친 헤드렌턴의 불빛에 사슴벌레 한마리가 산객들의 발길에 놀랐는지 오도가도 못하고 웅크리고 있다. 어린시절 이런 곤충들을 잡으로 온 동네 뒷산을 쏘다니던 그때의 향수가 그리워진다...
▼ 사슴벌레
여명이 밝아오고, 하강하던 등로의 아래쪽에 큰 석조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웅치전적비'다. 이곳은 임진왜란때 왜적에 대항하여 우리의 조상들이 전투를 벌인 곳이다. 웅치, 즉 곰티재라는 이름에서 이곳도 깊은 산중임을 짐작하게 된다. 이곳 곰티재 구도로(신작로)는 모래재(1972년 개통)와 만덕산 아래를 관통하는 곰티터널(2007년 개통)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전주~진안을 잇는 주요 도로였던 모양이다...
▼ 웅치전적비
▼ 곰티재 구도로(신작로, 모래재에서 5.3km, 실제거리 5.9km)
곰티재에서 등로는 다시 급경사의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그 윗쪽에 558.6봉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한템포 숨을 고른후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등로의 왼쪽 아래로 건축중인 축사가 보인다. 이곳은 흑염소 방목지이며, 염소들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바람에 실려들려 온다.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인지(^^;;), 흑염소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것인지 목장 주변은 전기철책이 둘러싸고 있다...
▼ 558.6봉
▼ 흑염소 목장
흑염소 목장과 깊은 산죽 구간을 지나면 오두재에 닿는다. 오두재 아래는 원불교 훈련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또 이곳은 원불교 '대산 종사'의 탄생가 (birthplace)이기도 하다.
▼ 오두재 (곰티재에서 약 1.4km)
오두재를 지난 등로는 만덕산을 향해 본격적인 등정을 시작한다. 그 하단부에 있는 제2쉼터에서 잠시 원기를 충전하고... 등로는 거대한 암벽 사이를 타고 오른다. 너덜바위 지대로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도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그 윗쪽에 암봉 조망포인트가 자리잡고 있다.
▼ 암봉 조망포인트
▼ 암봉 조망포인트에서 바라본 관음봉 (중간 우측 앞)
▼ 암봉 조망포인트에서 바라본 만덕산
암봉 조망포인트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만덕산 갈림길(765.5봉)이다. 만덕산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약 200m 정도 벗어나 있는데 호남정맥길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왕복을 해야 한다. OO형님이 이곳(765.5봉)은 만덕산이 아니라 그냥 '만덕'이라고 하는 바람에 함께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이곳에 베낭을 벗어놓고 한달음에(?) 만덕산을 다녀온후 일행들의 아침식사 시간에 동참하여 막걸리도 두잔 얻어 먹고... 만덕산 갈림길(765.5봉)에는 통신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 만덕산 갈림길 (765.5봉, 곰티재에서 2.5km, 실제거리 3.1km)
▼ 만덕산 (763m)
[만덕산]은 전라북도 진안군 성수면 중길리와 완주군 상관면 마치리와 완주군 소양면 월상리의 경계에 있는 높이 762m의 산이다. 경위도상으로는 북위 35° 47′, 동경 127° 16′이다. 만덕산은 만 가지 덕을 가진 부처와 같다하여 부처산이라고도 한다. 고구려 때 승려 보덕이 개창한 만덕사에서 유래하였다. 임진왜란 때 웅치 전투가 있었던 역사적인 전적지이며, 6·25 전쟁 때 빨치산의 출몰이 심했던 곰티재를 지킨 수문장과 같은 산이다. 만덕산은 주화산에서 시작되어 남쪽으로 이어지는 호남 정맥의 일부로 북쪽 능선을 따라 오두재·곰티재·주화산으로 연결되며, 남쪽에는 마치가 있다. 북쪽에는 과거 곰티재길이 있는데, 현재는 익산 포항 고속 도로의 곰티 터널이 통과하고 있다. 북쪽에는 미륵사가 있고, 동남쪽으로 흘러가는 회초천·달길천·추동천이 섬진강으로 합류한다. 이들 하천이 만드는 범람원 주변으로 농경지가 형성되고 마을이 생겼다. 서쪽 사면으로도 내산천이 흘러 형성된 범람원 주변으로 마을이 있고, 내산천은 만경강으로 흘러든다. 만덕산은 호남 정맥에서 제일 먼저 솟아오른 봉우리로 암봉과 육산으로 조화를 이룬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의 풍치가 펼쳐진다. 특히 동남쪽 기슭에 위치한 미륵사 일대의 경관이 뛰어나며, 높이 50m의 만덕 폭포와 그 주변의 풍광도 유명하다. 만덕산 남동쪽의 진안군 성수면 중길리 쪽에는 원불교 만덕산 훈련원이 있는데, 원불교 시창 4대 성지 중의 한 곳이다....(한국학중앙연구원)
만덕산 갈림길은 사방의 조망이 좋은 곳이다. 날씨가 흐려 원거리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산그리메가 그려내는 금수강산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직 잠에서 덜 깨었는지(?) 방향 조차 헷갈린다. 어디가 어디인지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 눈을 즐기고...
▼ 만덕산 갈림길 (765.5봉)에서 바라본 상달저수지 방향(?)
▼ 금남호남정맥 산줄기(성수산~시루봉~삿갓봉~팔공산)와 더 멀리 지리산 주능선쪽 조망 (펌)
▼ 만덕산 갈림길 (765.5봉)에서 바라본 모악산 방향 (중간좌측: 경각산, 중간우측: 고덕산, 중간: 모악산)
▼ 765.5봉 모습
▼ 765.5봉 아래 조망포인트에서 한컷
만덕산 갈림길(765.5봉)을 지나면 등로는 관음봉으로 향한다. 관음봉은 오늘 호남정맥길 중에서는 풍광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된다. 절벽을 끼고 좁은 암릉을 지나기도 하고 밧줄을 잡아야 하는 난코스도 일부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관음봉에는 별다른 표지석이나 표지판이 없다. 트랭글도 등산뱃지 발급을 하지 않고...
▼ 관음봉
▼ 모악산 조망 (좌측: 경각산, 중간: 모악산, 우측: 고덕산) [펌]
▼ 금남호남정맥 조망 (부귀산~마이산~성수산) [펌]
▼ 관음봉에서 뒤돌아본 765.5봉과 만덕산
관음봉을 정점으로 등로는 다시 암릉을 타고 급강하하며 제5쉼터에서 한템포 쉰 후 다시 하강을 계속한다. 지금부터 슬치까지는 추세적으로 내리막길이며, 중간중간에 작은 업다운은 수없이 반복된다.
▼ 제5쉼터
▼ 정수사 갈림길
등로의 작은 언덕위에 무지봉이 자리잡고 있다. 선답자들의 블로그나 트랭글의 뱃지 발급에는 '삼군봉'이라는 곳이다.
▼ 무지봉 (삼군봉?)
무지봉을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마재라는 표시판을 만난다. 무슨 고개 같은 느낌은 없다. 그리고 등로는 숲속을 따라 작은 굴곡을 반복하여 그리며 전진한다. 별다른 특징도 없고 변화도 없이 그냥 지루하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피로는 더 커지는 느낌이다...
▼ 마재 (마치)
▼ 571.2봉
숲속 한가운에서 트랭글이 오봉산이라는 뱃지를 발급한다. 주의를 아무리 둘러봐도 표시판이 보이지 않는데... 뭐가 잘못 된건가???
▼ 오봉산(??)
어느 순간 숲길을 벗어나고 벌목지와 조림지를 따라 능선길을 타고 간다. 머리위로는 땡볕이 쏟아지고....
▼ 순천완주고속도로
등로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쏟아지는 땡볕을 피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깊은 수풀과의 싸움이다. 가시덤불도 많고 키를 훌쩍 넘는 수풀 때문에 등로를 제대로 따라가기가 어렵다. 불가피하게 몇번의 짧은 알바는 피할수 없다. 트랙을 다운받아 왔어도 깊은 숲속, 수풀 속에서는 GPS가 자주 끊어지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중간에 홀로 떨어졌던 OO님은 세번의 큰 알바를 했다고 하는데 진이 거의 빠진 모습이다. 이런 곳은 수풀이 떨어진 후 늦가을~초봄 사이에 산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트랭글이 다시 등산뱃지 발급을 알리는데, 등로에 표시되어 있는 표시판과는 다른 곳이 있다. 예를 들면 트랭글에서는 고도 416m 지점(아마도 414.6봉)을 남산이라고 하는데, 준희님 표시판은 481봉이 남산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 414.6봉 (남산?)
▼ 만덕산(중간 뒤)과 지나온 호남정맥길을 뒤돌아 보고...
등로는 숲길을 따라 이어진다. 중간에 신전리재, 황산재 그리고 황산 등을 지나지만, 그 지점을 인식할 만한 특징이나 표시가 없다. 산행기록을 정리하면서 위치적 특징과 거리 등을 감안하여 대략적으로 어림잡아 보는 수밖에 없다...
▼ 신전리재(?)
황산재 아래에 있는 개활지(밭)의 언덕을 오르면 황산이다. 아무런 표시가 보이지는 않지만 트랭글에서 등산뱃지를 발급한다.
▼ 황산에서 만난 나리꽃
황산에서 슬치까지는 임도를 따라 간다. 잘 정돈된 길이라 발걸음이 편하긴 하지만 시멘트포장길에서는 발바닥이 엄청 아프다. 숲길이든 임도든 어느하나 편한 길은 없다. 임도 옆의 구릉지에는 채소밭이 가꾸어지고 있고, 작은 야생화도 지천을 이루고 있다...
▼ 순천완주고속도로...
내리쬐는 땡볕이 대지를 달구고 있다. 슬치휴게소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언덕이 박이뫼산이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 박이뫼산
▼ 슬치휴게소
슬치휴게소에 있는 샤워장을 사용할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더위와 땀에 찌든 몸을 찬물로 씻어 낼때의 기분은 어디에도 비할데가 없다. 그리고 동충하초를 품은 버섯전골은 또 얼마나 맛있던지... 항상 과음이 문제다. 무사히 하산하였다는 기쁨(?)과 맛있는 음식을 앞에두고 술술 들어가는 술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산행으로 소모한 칼로리보다 매번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여 몸매관리에는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이 생긴다...
▼ 점심 (동충하초전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