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일기
8.김유신길 무궁화
무궁화나무 올려다보며 꽃송이 세어봅니다
오늘 핀 꽃 하나 둘 … 열
백일 후 필 꽃 하나 둘 … 열
영원과 끈기와 은근 일편단심 무궁화
무궁화나무 밑에 앉아 떨군 꽃 세어봅니다
한 잎씩 하르르르 부서져 떨어지는
사쿠라, 그런 꽃 아닙니다
붉은 피 툭! 토하듯 통째로 떨어집니다
봄날 며칠 피었다지는 그런 꽃도 아닙니다
백날을 잇대어 피는 무궁무진 무궁화
일제의 말살 정책도 뚫고 이어온 무궁화
푸른 절개 위해서 통째로 떨어져내려
꽃잎 돌돌 말아서 스스로 몸피 줄여가며
죽어도 하나로 뭉치는 나라꽃 무궁화입니다
미호천일기
7.생거진천 치유의 숲
마음이 아프세요? 몸이 어디 아프세요?
무제산 무제봉아래 치유의 숲으로 오세요
진천군 이월면 송림리 산 29-1번지예요
물소리 맑은 숲길 영혼까지 씻어줄 듯
힐링비채 숯채화효소원 뭘 하는지 궁금하죠?
화요일 명절은 제외하고 찾아오시면 됩니다
썬배드에 누우면 새소리에 떠내려갈 듯
갈래갈래 산책길 초록 그늘 덮여있고
이정표 군데군데 세워져 길 잃을 걱정 없어요
깊은 계곡 따라서 졸졸졸 흐르는 물
아치형 다리 건너면 다른 세상 펼쳐질 듯
七夕에 견우직녀가 저 다리에서 만나질까
꽃마당 유치원엔 매미가수 우쭐대고
들꽃들 서로 예쁘다 카메라 끌어당겨도
예쁘다 모두 다 예쁘다 쓰다듬어 주시구려
6.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무이산 아늑한 품에 당당히 안겨있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좀 보세요
태릉의 선수촌보다 10배 키워 자리잡은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곳곳에서 탐냈지만
국가대표 선수촌이 진천에 세워진 것은
우연이 결코 아닙니다 필연이요 당연일 뿐
신라시대 화랑들의 흔적이 가득한 고장
병무관, 풀무간뜰, 무슬, 모치울, 비들목,
회죽리 회안반석은 화랑들의 회의장소
손으로 꼽을 수 없는 화랑 흔적 정신이 되고
그 정신 면면이 이어져 끌어당겨 온게지요
그 옛날 화랑들 몫이 이제는 국가대표선수들 몫
웨이트 트레이닝센터 대형 태극기는
피땀흘려 연마하며 가슴에 새기라고
만방에 태극기 날리며 국위선양 하라고
5.생거진천자연휴양림
차령산맥 발치께에 솟아오른 무제봉이
고즈넉히 품고있는 생거진천자연휴양림 가는 길
오름길 경사가 좀 심해 올려채는 재미도 있어요
가슴열고 맞아주는 산림문화 휴양관
숙소며 세미나실 식당도 갖춰놓고
어여쁜 황다숲 객실도 님들을 기다려요
무제봉 이정표따라 호젓한 길 상큼한 공기
푸른 이끼 뒤덮인 나무들 밀림속에 온듯 해요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에도 푸른 물 들고
신기도 하지 산정상부에 펼쳐지는 산림습체원
수서곤충 팔딱팔딱 데크길 갈래갈래
옹달샘! 토끼를 만나거든 샘물 양보 하세요^^
어서 오라 팔벌리는 날아갈 듯 팔각정
장군봉 옥녀봉이 눈아래 펼쳐지고
신선이 된 듯한 이 느낌 같이 느껴 보실래요?
4. 보탑사 느티나무
하늘향해 기도하는 손
땅을 향해 복을 비는 손
천수관음 느티나무
오늘도 자비 수행
팔 뻗어
오가는 사람들
쓰다듬고 싶어하는
3. 초평, 미선나무를 만나다
새봄 소식 듬뿍 담아
하얗게 피어나서
은은히 퍼지는 향
닫힌 맘도 설레고
열매는
날개를 달고
부채처럼 잉그르르
초평에 미선나무 자생지가 부활했다
한 때는 교과서에 실렸던 적도(5학년 자연교과서)있었지만 사람들의 무분별한 무단 채취로 자취를 감추었던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무과 식물로 3-4월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열매가 부채 모양이므로 미선(美扇)나무라 불린다.
2. 초롱길 하늘다리
하늘과 물이 마주안고
서로 달래 주던 곳
그 외로움 꿰뚫고
하늘다리 놓았다
적막은
햇살에 안개 걷히듯
찾아드는 발길들
푸른 바람 마중 나와
머리 빗겨 넘겨주고
초롱초롱 마음 밝혀
하늘 걷는 사람들
마음의 무거운 짐들
하늘하늘 날아간다
1. 장양정을 노래하다
태초의 혼돈을 사부작 사부작 걷어내고
이곳, 이자리에 이렇게 퐁퐁솟아
어머님 푸른 젓줄로 타는 목을 축여준다
바다로 가겠다는 크나큰 포부보다
장양들판 포근히 적셔 만석 알곡 키워내고
들녁에 잦아진대도 기쁘게 솟아났다
솔바람도 녹여 넣고 햇살도 녹여 넣어은
이 샘물 마시고 살아 화풍이월 민심 일궈
구순한 정을 나누니 웃음 소리 드 높아라
미호천일기 서문1
25년 전쯤에 진천문화원이 후원하고 진천JC가 주관하던 연중행사 중에 봄이면 걷기대회를 하며 군민들을 모아 길상사에 올라가서 진천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내고 최고 득점자를 향토박사로 뽑아 상을 주던 행사가 있었는데 어느 해인가 내가 향토박사로 뽑힌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뽑힐 수 있었던 것은 진천이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랄 곳이기에 이 고장에 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진천의 곳곳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공부시킨 결과 였고 따라서 나의 미호천 일기는 그때부터 시작 됐다. 참으로 오랫동안 원고를 끌어안고 있다가 이제야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 놓는다.
서천이 나를 태어나게 해준 곳이라면 진천은 나를 성숙시킨 곳이기에 미호천 일기는 진천에 대한 나의 사랑 고백이다. 그러다 보니 작품성 보다는 고증과 사실에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현존하는 것들에 중점을 두어 현재의 시각으로 진천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호천 일기는 題詠도 되지 못함을 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희망을 건다. 이후에 또 다른 고증이 나온다면 후배들이 다시 고치고 다듬어서 미호천 일기가 완성을 향해 가길 바란다.
2006년 봄 꽃보라 속에서
나 순 옥
미호천일기 서문 2
미호천일기를 책으로 엮으려고 묶고 나서 8년 반의 세월을 흘려보냈다
역시 나는 참 게으른 사람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책을 내는 것은 미호천일기의 서문에 쓴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호천일기가 8년 반의 세월에 업혀 새로운 고증을 얹져 "길 따라 이야기 따라"라는 제목으로 후배들과 함께 五人五色의 책자를 만들고 있다. 고임돌이 될 이 책이 무채색이라면 "길 따라 이야기 따라"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수수함 위에 아름다움을 올려놓고 기쁨을 함께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세월이 또 흐르면 후배들과 만드는 이번의 책보다 더 훌륭한 진천에 관한 책이 나오리라 ^^
2014년 가을 타오르는 단풍 속에서
나 순 옥
*2014년 가을에 미호천일기는 세상에 나왔으나 미호천일기가 나온지 두달 후에 나온 진천에 관한 책은 "길 따라 이야기 따라"라는 제목으로 나오지 않고
"길에서 진천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미호천일기라는 책이 배포된 뒤 같이 책을 만들던 사람 하나가 갑자기 책이름을 바꾸자고 주장했고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흘러가게 두었기 때문이다
내가 쓴 미호천일기의 두번째 서문을 참 민망하게 만든 일이었고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사람이 왜 제목을 뒤집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때 "길 따라 이야기 따라"라고 이름을 정하자고 했던 것은 외부에서 진천으로 들어오는 길을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자고 결정했고
천안 쪽에서 , 안성 쪽에서, 죽산 쪽에서, 음성 쪽에서, 증평 쪽에서 들어오는 길을 따라 다섯 사람이 썼던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