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지 않다 올해 하얀 꽃을 피워내 반가웠는데 어느새 난꽃이 졌다. 그 옆에 빨갛게 피었던 작약도 함께...
집 앞 골목을 나서는데 양장점 앞에 아, 곱게 핀 능소화 모습이 환하다.
골목길 오고가며 눈길 한 번 주지 못하다
이제야 내 눈과 마주쳤나...
서울대 310동 공학관 이-라운지에서 이용범장로 아들 예찬군 결혼.
주례없는 결혼식이다.
사회자 아나운서가 식을 주도한다. 신랑신부 혼인서약이 자연스럽다. 신랑이 말한다. 동아리에서 만나 신부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존경하게 되었고 신부로 맞았으니 훗날에도 지금의 서약을 상기하며 잘 살겠노라고... 이어서 신부는 응답한다. 잘 보필하겠노라고... 서로의 혼인서약을 이런 다짐의 말로 마무리하자 사회자가 성혼 선언을 한다. 이어서 양가 혼주의 덕담 한 마디. 신랑 아버지의 준비한 멘트에 이어서 신부아버지가 말한다. 예사로운 그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시골에 사는 은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빈 마음, 가난한 마음, 미니멀한 마음으로 살면, 살아가며 서로 의견이 달라도 인생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 것이라고... 그러면 삶이 불안하지 않을 거라고...
이어서 AOA 메인보컬 초아의 축가. 노래중 '나'가 나오면 신랑이 신부의 볼에 뽀뽀, '너'가 나오면 신부가 신랑 볼에 뽀뽀, '사랑'이 나오면 서로 입맞춤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젊은 청춘이 부부가 되어 앞으로 행진한다. 축하하고 축복하는 마음 가득...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귀가하며 전철안에서, 2023.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