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 금
저녁을 만드는데 갑자기 콧물이 주륵주륵 그리고 목이 조금 아파왔다… 이게 코로나의 시작이었던 것일까…
밥 먹고 문어 다리를 사러 나갔다. 이땐 별로 안 아팠다 근데 집 오니까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그냥 감기겠지 하고 종합감기약 한 알을 먹고 잤다. 난 당연히 내일이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5/13 토
아침부터? 아팠다. 기억 상 새벽에도 아팠던 것 같은데 아픈 것보다 잠이 더 급해서 잠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침에 잠이 깼을 땐 온몸이 춥고 이불을 안 덮으면 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이땐 초록불이라 괜찮아질 줄 알았고릴라 감기 몸살인 줄 알았다람쥐
근데 웬걸 점점 높아지는 거 아니겠느냐
미쳤다…
근데 아픈 와중에 생각나는 음식 ‘오믈렛’이었다.
잠 자다가 깨서 오믈렛 찾아보는 중이었는데 엄마가 쥐도 새도 모르게 지렁이처럼 들어와서 깜짝이 놀랬다.
엄마한테 오믈렛 먹고 싶다 하니까
엄마: 어떻게 만드는건데?
라고 했다. 엄만 계란 오므라이스를 얘기하는 줄 알았나보다. 아님 말고~
그래서 열심히 설명을 했다.
거실에 있었는데 진짜 살이 떨려서 살이 찢기는 기분이었다. 그정도로 아팠다.(꾀병 아님)
아빠가 오믈렛을 사왔다. 하지만 한 개 밖에 먹질 못 했다. 천하의 쥐링이가 코로나 앞에서 음식을 잃었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 정말 밥맛이 없어서 빵에 잼 발라먹는데 고라파덕이 또 뭐라한다. 두고봐라 🤬
내일 흰둥이 털 잘라주러 가야해서 아프면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잠에 든다.
5/14 토
아픈 몸을 이끌고 흰둥이에게 왔다. 목도 나갔다. 코도 나갔다. 머리도 나갔다. 정신도 나갔다. 동화약국에서 감기약 사고 열패치도 사서 사무실로 갔다. 뽀로로 열패치는 너무 쪽팔릴 거 같아서 일반 열패치를 샀다. 하지만… 열패치에 펭귄, 사람, 구름, 양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귀여운 뽀로로나 살 걸. 하지만! 이 열패치는 5000(6개), 뽀로로는 7000(6개) 난 아기가 아니기에 똑같은 갯수에 2000원을 더 줄 수 없는 상황이다. 2000원을 더 준다고 내가 귀여워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 가성비 있는 약국 쇼핑을 한 것 같다.
흰둥이 털을 잘라줬다.(물론 아빠가) 처음에 어리버리 하길래 흰둥이가 무사할 수 있을까 걱정이 조금 많이 됐다… 난 흰둥이한테 허니버터칩 2봉, 김밥 한 줄, 비요뜨, 소고기 스테이크 등 많이 뜯겼다. 그래서 아마 아빠를 물지 않았을 것이다. 중간에 하다가 아빠의 응급 사고가 날 뻔 했다. 하지만 그건 아빠의 잘못이었다. 흰둥이를 열받게 했으니깐. 그리고 엄마가 흰둥이 씻기라해서 (아빠가) 씻겼다. 흰둥이 목줄 푸르고 걸어다니니까 좋은가보다. 토끼처럼 점프점프해서 수돗가로 도착했다. 해바라기인가 무슨 꽃인가 그것들은 흰둥이의 짓밟힘으로 인해 사망하셨다.
아빠: 설마 흰둥이 똥 싸진 않겠지?
이게 말실수였다. 정말 똥을 싸버렸다.
바디워시도 해주고 (엄마가 뿌림, 아빠가 닦음) 물로 헹궈도 줬는데 물이 정말 싫은지 질색팔색이다.
누굴 닮아서 씻길 싫어한다.
아빠가 흰둥이 집 털 치울동안 포크레인에 묶어두고 갔다. 이게 잘못이다. 열심히 뒹굴어서 다시 꼬질이가 되셨다.
물에 빠진 생쥐같은 흰둥이
꼬리는 정말 형편이 없어졌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흰둥이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오리고기를 삶아주었다. 난 흰둥이 기름진 거 안 먹일려고 일부러 국물 빼고 줬는데 엄마가 부어버렸다…
난 점심에 갈비탕 먹었다. 반도 못 먹은 거 같다. 내가 코로난지 알았으면 아빠한테 안 줬을텐데 아빠한테 줬다.
그래서 아빠는 1.5인분을 먹었다. 집 와서 아이스크림과 엄마는 촉촉 아빠는 웨하스를 또 먹었다. 아빠가 내 방에 침투해서 잤다. 코고는게 시끄럽더라. 난 목이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는데 밑에서 너무 열심히 자길래 조금 괘씸하기도 했다. 그래서 코를 아주 막아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버렸다. 일어나서 정말 안되겠어서 코로나 키트를 사다달라했다. 아빠가 뭐라했다…
아빠: 그러니까 아까 사오지
ㄴ> 엄마가 살 필요 없다했거든
왜 나한테 뭐라하는 지 모르겠다. 속상한 건 없었고 순간 화가 눈까지 났다.
코로나 키트를 했다. 분명 한 줄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두 줄이 되어있었다. 내 눈이 삔 줄 알았다. 정말 코로나더라 ㅋㅋ
5/15 월
엄마가 아침부터 병원 가자고 하는게 아니겠느냐. 가면 또 다시 코로나 검사를 해야할 생각에 무섭기도 하고 아빠가 안 가도 된대서 뻐튕기고 있었다. 하지만 좀 많이 아프긴 했다. 그렇게 목 아픈 건 처음이다. 그리고 열도 그렇게 많이 나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속는셈치고 간 것도 있고 안 가고 아프다고 하면 엄마의 잔소리 폭탄이 시작될 걸 알았기에 내 코를 그냥 희생해주기로 했다. 엄마가 분명 가기 전에 살살 찌르라고 얘기하기로 했는데… 내가 찔러진 후에 도착하였다. 일부러 그러는거이었나?
나오는 길에 덫에 걸려버린 아줌마씨
엄마: 여기에 주차하면 안되는데…
아줌마: 그래요? (쌩)
난 그렇게 웃긴 아줌마는 처음이더라
갑자기 생각난건데 팔팔장어 옆 감자탕 집 옆 카츠대 망했더라 병원 가면서 보았다. 임대!
엄마 필라테스 갔다올 때 시킨 돈까스
난 근데 미각 후각 둘 다 살아있는 듯?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엄마가 너무 많이 준 고기…
결국 코로나의 고기를 아빠가 먹었다…
그러니까 내가 조금만 먹는다고 했는디 엄마가 내 말을 안 들어줬다.
5/16 화
아직도 여전히 아프다. 열도 똑같고 목은 더 아파서 목소리가 웃기고 코는 막혀서 숨을 못 쉰다. 아빠가 오늘이면 괜찮아진다했는데 다 개거짓말이었다. 진짜 아침에 열받았다. 또 속았다! 그리고 5:30분부터 카톡과 전화를 하는 사람은 또 어디있느냐. 봤는데 힘이 없어 깔끔히 무시해버렸다.
점심이었다. 짜장면 탕수육 짬뽕국물
맛있었다 냠냠
엄마가 정동호네 가서 약을 바꿔왔다. 정동호 약간 돌파리의 기운이 스물스물zzz
또 잤다.
아빠 오기 1분 전에 일어났다.
묵밥을 사왔다. 아빠가 드디어 미쳤는지 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맛있었다. 장성규 보면서 먹었다.
수박도 먹었다.
물론 운동도 했다. 아줌마 신고도 했다. ㅋㅋ 상당경찰서에 접수되었다람쥐
5/17 수
열은 어제보다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목과 코는 여전하다. 통잠을 못 잔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가고… 잔기침으로 인해 나의 허파가 뚫려나갈 것 같은 느낌을 몇 번 받았다. 그냥 일어날까 하다가도 잘 때만큼은 아픈 게 덜해서 억지로 잠을 잔다.
일어나서 씻고 흰둥이를 보러 갔다.
약간 비실비실
흰둥이 코로나 걸릴까봐 마스크 쓰고 있었다. 땀 차고 더워서 사망하는 줄 알았다. 흰둥이도 많이 더운가보다. 물을 계속 마신다. 그래도 똑똑하다. 물이라도 마시니깐. 짜장면도 주고 묵밥도 빵도 줬다. 엄마가 딸기청을 묵밥에 넣는 바람에 흰둥이가 많이 싫어했다. 그래서 내가 정성스럽게 내 손을 희생하며 딸기와 식빵을 잘라서 주었다. 누가 밥에 딸기를 넣는가…너무하다.
흰둥이가 더울까봐 부채도 만들어서 부채질도 해줬다. 물뿌리개로 땅에 물 뿌려서 흰둥이 시원하게 해줄려고 했는데 흰둥이가 며칠 전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지 물만 보면 피해다닌다.
내가 부채질 하는 중이다.
나도 더웠는데 흰둥이는 더 더울 것 같아서 내 땀을 포기했다.
흰둥이 더위를 식혀주고? 엄마랑 만두찐빵 사러 갔다. 빽다방도 가고 지에스 편의점도 가고 오늘 1+1이라 배스킨도 갔다.
엄마가 단무지 색소라고 해서 안 좋다했는데 맛있고 식감이 아삭아삭해서 또 먹었다.
오늘 특급 비밀: 엄마가 커피를 샀다.
난 저거 먹고 또 잤다가 아니라 엄마가 키위, 방토, 귤 까왔는데 키위가 목 넘어갈 때마다 너무 아파서 눈물 찔끔 하면서 먹었다… 목 아플 때 키위 먹지 말 것…
그리고 또 잤다.
자니까 조금? 괜찮아졌다. 일단 난 아직 격리 인생이다.
첫댓글 나의딸 똥쥐링이 개고생했네~아무래도 노래방이었어.그래도 잘극복해서 다행이다람쥐링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