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개미들은 지금 엔화를 사모읍니다
“환율, 지금이 바닥이다” 판단… 엔화 예금 1년새 1조원 불어
김은정 기자
입력 2023.01.13 03:00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0엔당 938원을 기록했던 지난 11일 주부 김모(41)씨는 인터넷뱅킹으로 1000만원을 엔화예금 통장에 환전해 넣었다. 김씨는 작년 여름 엔화가 950원대로 떨어졌을 때도 엔화를 1000만원어치 샀었다. 그는 “950원이 바닥일 줄 알았는데 최근 엔화가 더 떨어지길래 추가로 담았다”며 “엔화가 1000원 이상으로 오를 걸로 기대하는데, 생각대로 안 오르면 가족들과 일본 여행 갈 때 쓰면 그만”이라고 했다.
올 들어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엔화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고, 머지않아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를 포기하게 되면 엔화 가치가 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금이 엔화가 가장 싸니까 미리 사놓자”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엔화 예금에 몰리는 돈
원·엔 환율이 최근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달러화 대비 엔화보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기준 환율인 달러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계산해 재정(裁定)환율을 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사이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1.7% 오르는 동안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4.5% 올랐다. 작년 10월 이후 엔화가 강세 기조로 돌아섰지만, 원화 강세가 더 커서 원·엔 재정환율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김씨처럼 발 빠른 투자자들은 작년 말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거주자 엔화 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기준 약 7조57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조2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한 대형 은행의 엔화 예금 잔고는 작년 11월 말에서 12월 말 사이 157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엔화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올 들어 1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엔화 선물 ETF인 ‘TIGER일본엔선물’ 상품을 38억원 순매수했다. 해당 ETF의 12일 기준 시가총액이 2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개인 순매수가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엔화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커런시셰어스 재패니즈엔 트러스트(FXY)’ ETF는 달러가 고점을 찍고 약세로 돌아선 작년 10월 20일 이후 약 3개월 동안 13.2% 올랐다. 같은 기간 엔화 가격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엔(YCL)’ ETF는 25%나 뛰었다.
◇”엔화 강세는 천천히 이뤄질 것”
지금 엔화를 투자 바구니에 담는 사람들은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10%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원·엔 환율이 평균 1033원 선이었다는 것이 근거다.
환율 전문가들도 상당수가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 확실시되면서 달러화 가치만 오르던 ‘킹달러’ 현상이 멈췄고, 지난 10년간 일본은행(BOJ)을 이끌며 엔저 시대를 굳혔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오는 4월 퇴임하면 일본의 통화 정책 방향도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미 BOJ는 작년 말 사실상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10년물 장기 금리 변동 폭을 0~0.25% 정도까지만 허용하던 기존 정책을 접고 변동 폭을 0.5%까지 확대했다. 일본 언론들은 오는 17~1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BOJ가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는 작업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오는 3월부터 일본 내 정규직 8400여 명의 연봉을 최대 40% 올리기로 하는 등 임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는 상황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구로다 총재가 사실상 금리 인상인 장기 금리 변동 폭 확대 조치를 하고서도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했듯이 BOJ의 통화 정책 정상화 과정은 시장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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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2
2023.01.13 06:32:31
이런 선동기사 쓰지마세요. 달러든 엔화든 개미들 수준에서는 환차익으로 큰 돈 못 벌어요. 살때와 팔때 가격차의 수수료 빼면, 아주 큰 액수 아닌 이상 은행 금리도 안 나와요. 과거 일정기간 놓고 시뮬레이션 해보세요.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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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뭐하니
2023.01.13 06:36:00
완전 선동기사다. 망해가는 나라의 돈을 사라고 하다니...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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