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연구단체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빙권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며 북극해 해빙이 2050년까지 완전히 녹아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해빙은 여름철 북극해를 떠다니는 바다얼음입니다.
올해만 해도 이상고온으로 남극에서 3월에 비가 내리고 알프스 산맥의 얼음 덮개가 여름 동안 5% 소실되는 등 극지대 이변이 잇따르면서 북극과 남극은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탄소 중립’을 통해 기후위기를 막으려는 시나리오가 있지만, 빙하가 2200년까지 계속 녹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준의 탄소 배출이 이어진다면 해수면이 2150년까지 매해 5㎝씩 오르고 극지대의 대부분 생물이 멸종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여름철 해빙이 소실되면서 지구의 온도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2100년에는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2.8도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이에 기후변화는 더욱 악화되면서 강한 바람과 파도를 불러 일으켜 침식 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450만 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발 빠르게 북극해를 향해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위치를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겠지만, 둘레가 1만6천㎞에 달하는 북극권에는 미국(알래스카)과 러시아, 덴마크(그린란드 자치령),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등 8개국의 영토에 걸쳐있습니다.
그야말로 군사적 요충지이며 북극에 숨어있는 심해 자원도 많아서 세계 각국들이 입맛을 다시고 있는 중입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란드 디스코 섬과 누수악 반도의 언덕과 계곡 표면 아래에 수억 대의 전기 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광물(니켈, 코발트 등 희소 광물)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지질조사국(GSDG)에 따르면 그린란드엔 석탄, 구리, 금, 아연뿐 아니라 희토류 등 희소 광물이 대량 매장돼 있을 가능성 높다고 점쳐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희토류는 스마트폰에서 전기차, 반도체,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각종 첨단 전자제품 제조에 꼭 필요해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광물입니다.
만약 채굴에 성공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이익을 거둘 수 있고, 희토류를 소재로 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에 뭍힌 광물들의 가치가 10조 달러(약 1경3000조원)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니다.
이처럼 북극은 먹을 것이 널려 있는 뷔페인 상황입니다.
즉, 북극항로는 현대판 대항해시대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향후 10여 년 동안 북극해 항로(NSR) 개발에 1조8천억 루블(39조여 원)을 투입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북극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중국 역시 '근북극 국가'를 자처하며 연구기지를 잇따라 세우는 등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중국애들은 어떻게든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볼려고...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 역시 북극권 특사 신설을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다면 대륙을 둘러 갈 필요가 없으니,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훨씬 큰 이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남방항로(수에즈운하 통과)를 이용할 경우 대략 2만2000Km를 운항해야 하는 반면, 북극항로는 1만5000Km로 연료비와 운송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 항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30% 이상의 해운물류 경쟁력이 강화됩니다.
게다가 과거 수에즈 운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하는 바람에 1주일 동안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하면서 세계는 큰 손실액을 기록했습니다.
오죽하면 사고 손실액이 시간당 45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만약 북극항로가 개척된다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들 치열하게 북극항로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기에 우리가 끼어들 틈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엄청나게 빠르게 녹고 있는 것은 세계에 큰 파장을 줄 것입니다.
참고로 그린란드에서 지난 27년간 기후변화로 사라진 빙하의 정확한 규모가 3조 8000억t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 인해 해수면은 10.6㎜ 상승했습니다.
그린란드 빙하는 1990년대보다 2010년대 7배 빨리 녹아내리고 있는 중이며 지금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기후변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까지 4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는 불과 몇 년 전부터,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매년 빙하 감소량이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 사라진 빙하 중 52%인 1조 9710억 t은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공기가 빙하 위 얼음을 녹여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48%는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빙하가 해수면으로 흘러나가며 녹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즉,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공기도 뜨겁고 바닷물도 뜨거워지면서 아래, 위가 동시에 깎여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빙하가 녹을수록 필요한 광물을 채취하여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품들을 생산하여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되돌리 없는 선 앞까지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