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후)>
[시놉시스]
학창시절부터 이어온 장기간의 연애에 찾아온 권태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이별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한 화자.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직전,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어보지만 응답이 없는 전화는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갑니다.
[인물설정]
20대 후반, 청자와 동갑. 나긋나긋하고 쓸쓸한, 낮은 목소리
담담한 톤으로 이어가다가,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부분은 다정하게, 청자를 붙잡는 마무리 부분에는 약간의 애절함을 담아주세요.
#(F)로 표기된 부분에만 전화 필터 적용 부탁 드립니다.
(E) 빗소리 길게. 점차 잦아드는 (F.O)
(E) 통화 연결음 가는 소리, 약간 길게
(E)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된다는 안내멘트
(F) (말을 꺼내기를 망설이며 잠시간의 정적) 안녕, ... 나야. 갑자기 전화해서 놀랐으면 미안. (사이) 그...나 이삿짐 정리하는데, 네가 두고 간 물건들이 좀 있더라고. (/F)
이거...어떻게 돌려줘야 하나 싶어서, 물어보려고 연락....아니(힘 빠진 듯한 헛웃음) 솔직히 내가 말해놓고도 핑계 같다. 그냥- 요즘 부쩍 네 생각이 많이 나서 전화 걸어봤어. (자조적으로 웃으며) 네가 안 받아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 (담담한 목소리로)...나,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잘 지냈어. 주변에서 헤어졌다는 놈들 보면 술독에 빠져 살던데. 나는 그냥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냈어.(사이)네가 없어도 잘먹고, 잘자고, 잘웃고. 너는 나 없이도 잘 살 것 같다던 네 말처럼, 그렇게 지냈어.
그날, 이제 그만하자는 네 말에 담담했던 날 원망스럽게 보던 네 눈을 보면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너에게 처음 사랑을 느꼈던 순간으로 잠깐 돌아간 듯했어. (사이) (다정하고 나긋한 목소리) 교과서 귀퉁이를 찢어서 아무 의미도 없는 낙서를 적은 쪽지를 주고받다가. 여백이 없어져 그만두려는데, 네가 내 등을 쿡 찌르곤.. 돌아보는 나에게 천천한 입모양으로 무어라고 말했지. 사실 나는 마주친 눈동자를 바라보느라고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냥 웃었어. 바보 같다며 마주 웃는 네가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당혹감에 금세 앞을 봐야 했지만.
그 눈이 나에 대한 원망을 담게 될 때까지, 나의 수많은 무심함에 지쳐갔을 너를 알아서. 나는 그저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들였던 것 같아. 그 순간의 내가 이별을 원했는지도, 원치 않았는지도 사실 잘 모른 채로. 그렇게... (사이) 그런데 말이야. 너와의 오랜 시간을 뒤로하고 오롯이 나의 일상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 순간에 나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 (사이) (허탈한 듯) 모든 게 그대로 있 고 너만 없어졌을 뿐인데 말이야.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던 순간들에는 당연하게도 네가 있었더라고. (사이) 그리고 내가 아파하던 순간들에도 언제나 네가 있었어. 나는 그 익숙한 다정함이 주는 무력감에, (목이 메인)잠겨 있었던 걸지도 몰라.(사이) 오늘처럼 네가 생각나면 나는 그냥 눈을 감아. (잠깐 정적) 그 속에선 더운 여름날 너랑 손잡고 걷던 거리를 다시 걸어보고, 이렇게 비가 오면 그냥 가만히 누워서 빗소리를 듣고 싶다던 네 곁에 나란히 누워서 너는 빗소리를, 나는 네 숨소리를 듣다가 잠이 들었던 날들을 떠올려.
(쓸쓸한 목소리로) 있잖아...,넌 잘 지내고 있어? 사실 난 네가 별로 잘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어쩌면 너도, 나를 그리워하고 문득 나를 떠올려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결국엔 나랑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게 됐으면 좋겠어.
[호명] OO아/야, 그런데 말야.(사이) 나는 또 겁이 많아서. 만약 네가 아니라면... 역시 너는 아니라고 한다면... (F)(점차 멀어지는 목소리)이게 네 대답이라면 말야... (/F)
(E)메시지 녹음이 취소되었다는 음성 안내음. (비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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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음] 도입부 음성사서함 안내멘트 - 연결안되는음성안내. 조상헌.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rt/wrt/view.do?wrtSn=13243223&menuNo=20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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