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 고통의 요람에
1981년 12월 24일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1. 사랑하는 아들들아, 기도와 기다림 속에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 다오. 지금은 ‘거룩한 밤’이다.
2. 만상이 더없이 깊은 고요에 싸여 있을 때, 지상에서 피어오르는 ‘어머니’의 위대한 기도가 ‘하늘’에 사무치며 ‘하늘’을 연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새싹’(인 ‘아기’가) 너희에게 내려오시게 한다.
3. 나는 ‘아기’의 눈을 들여다보고, 조그만 심장이 고동치고 있음을 느낀다. 그 조그만 손을 엄마의 손으로 어루만지며, 초라한 구유를 요람 삼아 ‘아기’를 누인다. 주위에는 살을 에는 밤의 강추위와 모든 사람의 닫힌 마음들이 이루는 혹한이 있다.
4. 이 ‘거룩한 밤’에 내 ‘천상 아기’를 누이는 곳은 만인의 고통과 고뇌로 만들어진 ‘요람’이다. (오늘의) 이 ‘성탄절’에도 너희 ‘천상 엄마’의 기도는 더욱 열렬해지니, 만민의 고통과 내 많은 자녀들의 절망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5. 나는 모두 내게 봉헌된, 폴란드 국민의 수난을 보고 있다. 최근에 ‘나의’ 교황이 이들을 여러 번 내게 맡겼거니와, 이 국민은 파란만장한 ‘칼바리아’의 시간들을 치르면서 죽음에 이르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있다.
6. 엄마로서의 애타는 근심에 잠겨 나는 이 사람들을 보고 있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괴로워하는 어린이들을, 감옥에 갇히고 추방되는 젊은이들을,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을, 자신들의 인권을 수호하려고 불리한 투쟁을 하고 있는 남자들을, 다시 쓰디쓴 눈물을 한없이 흘리고 있는 여자들을!
7. 이 ‘성탄절’에, 내가 매우 사랑하는 폴란드 국민이 만민에 대한 경고의 표요, 가련한 인류를 기다리는 (환난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이다.
8. 이 엄청난 고통의 ‘요람’에 오늘 나는 내 ‘천상 아기’를 누인다.
9. 너희는 만민의 마음이 이 ‘아기’께 열리도록 기도하여라.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문이란 문들을 모두 활짝 열어라.
너희가 최대의 환난을 겪고 있을 때, 온 인류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어마어마한 빛이 그분의 ‘탄생’으로부터 세차게 솟아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