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 카페에 많은 글을 게재하면서 사법 이상으로
활에 대한 글들을 올렸습니다.
짧은 세월이지만 그동안 습사를 하며 활로 인한 많은 혼선을
체험하며 장비가 갖춰진 다음에야 좋은 사법을 체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개량궁만 쏘아왔거나
각궁을 개량궁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서 쏘아왔다면,
그리고 제가 구사들에게 배운 내용들에 대해
왜? 라는 물음표를 갖지 않았더라면
가질 수 없는 생각들 입니다.
옛날 조상들의 습사용 활은 왜 그런 모양이며(전투용은 잘 모름) 지금은 왜 그런 모양이 아닌가?
지금 내가 배운 사법과 옛 사법은 왜 다른가?
조상들의 활쏘기를 표방한다는 ‘국궁’이라는 이름으로
활을 쏘고 있는 지금의 현대인들은
왜 조상들의 발자취를 부정하는가?
등등 많은 고민도 해보고 여러 사람들의 답변도
들어보았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여러 사람들의 대답은
1번의 대답
1. 옛 조상들의 활은 발전적이지 않고
지금이 진화된 모습이다.
2. 재료와 공법이 바뀌어서 지금 그렇게 만들면 성능이
안나온다.
2번 대답
1. 옛 조상들의 사법은 발전적이지 않고
지금이 진화된 모습이다.
2. 요즘 활들은 강해서 옛 식에 맞지 않다.
활의 강도를 낮추어야 옛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옛날 활들은 잘 만들어서 약해도 잘 나갔다.
3번대답
1,2번과 같음.
처음에는 그렇구나~~ 했지만 제 나름대로 연구를 해 본 결과
두 답변은 모두 틀렸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조상들은 활쏘기의 생사를 걸 정도로 정말 진지하게
그 전통을 수천년 이어오며 발전시켰습니다.
지금 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절대로 못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옛날과 지금은 활 쏘는 철학 자체가 다른겁니다.
지금은 오로지 145미터의 대회용 과녁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만이 목적이고
옛날에는 단계가 있었는데
첫째, 정해진 자세로 최대한 강하게 내며 궁력을 기르는 것
둘째, 100근(132파운드) 이상의 활을 이용하여
육량화살을 80보 이상 보내는 것
셋째, 유엽전을 120보 거리에서 100발 100중 하는 것 등등
목적 또한 다양했습니다.
전시용 활과 습사용 활은 엄연히 다릅니다.
습사용은 궁력을 기름과 동시에
과녁을 맞추기 위해 정확도까지 필요합니다.
전시용은 수성전의 경우 불특정 다수를 맞추는게 목적이므로
멀리 보낼 수 있는 성능이 중요할 것입니다.
지금은 촉보기로 멀리 보내는 방식의 활을 가르치므로
활오금을 세게 하고 정확도가 부족한 활을 상사점을
눈으로 주시하며 깍지손힘을 잠금으로써
부족한 정확도를 보완합니다.
지금같으면 쏘는데는 지장이 없는데
옛날같으면 조준하다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 죽습니다.
촉을 과녁까지 낮추었으나 화살을 멀리 보내야 하므로
각지손 위치는 쇄골 이하로 내려오고 거기에다가 더 멀리 나가라고 각지손 구미를 낮춥니다.
눈과 살대를 맞추기 위해
턱밑으로 화살대를 집어넣어 억지로 거북목을 만들지요.
이 것만 보아도 조선의 궁술이 하라는 말과는 정 반대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고 있습니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잘 맞추면 최고다 하는
철학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이 또한 서양에서 들어온 철학이지요.
정사론에 대해서는 많은 공부를 하지 않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장언식 공은 정심정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맞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몸이 바르지 않음을 근심하라.
즉 당장 좋지 않은 자세로 맞춰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아마 그의 생각은 그 당시 사람들이 생각했던
활쏘기에 대한 도와 덕이었을 것 입니다.
그렇지 못한 결과는 요즘 활터 상황을 보면 이해가 잘 갑니다.
처음에 쉽게 쉽게 배우며 집궁 한달도 안되서 몰기를 하고
1,2,3,4단 따며 승승장구하는 것 처럼 되다가
갑자기 슬럼프를 겪게 되며 급격한 하향세를 타거나
활병이 들어서 활쏘기가 어려워지거나
궁력이 점점 줄어들어서 활의 세기를 점점 낮추거나
4단까지 개량궁만 쏘다가 5단 따겠다고
각궁을 접하는 순간 자세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거나
활을 쏘면 쏠 수록 답을 몰라 알쏭달쏭 해지거나
잘 맞출 때에는 지가 대빵인듯 의기양양 하다가
슬럼프 타서 하향세를 겪으면
쏘라는 활은 안쏘고 옛날에 잘했던 자랑만 하거나
신사들 앞애서는 훈수를 두다가도
잘 맞추는 사람 앞에서는
틀린말이 들통날까봐 깨갱하는 등등등
활쏘기의 이론이나 원리를 모르고
자세가 좋지 않음에 그저 피지컬로만 화살을 우겨넣으면
나중에는 이러한 여러 일들을 겪게 됩니다.
최악의 경우 부상으로 인해 폐궁을 하기도 합니다.
활쏘기의 순리를 먼저 알고
그 순리대로 수련을 해 나아가면
부상이 잘 오지 않고
세월이 깊어짐에 따라 차차 활쏘기의 조예 또한 깊어짐을
본인부터가 느낄 것인데
집궁 처음부터 장비니 자세니 기타등등 모든 포커스를
과녁 맞추기에 집중하다보니
그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 앞나는 궁시를 억지로 앞나지 않게 쏨으로
순리에 어긋나서 다치거나 자세를 버린다는 말입니다.
습관들여진 자세는 다시 고치기 상당히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 하실 것 입니다.
궁시에도 궁합이 있고 그 궁합은 촉이 과녁에서
한참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과녁에다가 촉을 집어 넣겠다.
활은 쉽게 쏘아야 한다, 편안하게 쏘아야 한다.
잔근육 보다는 큰 근육에 기대야 쉽게 쏜다.
멀리 나가는 궁시가 장땡이다.
멀리 나가고 잘 맞추는 자세가 좋은 자세이다.
이러한 관념은 버려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연궁중시라 하여 무조건 화살을 무겁게 하겠다는 관념도 좋지 않습니다.
뒤나는 살을 앞나는 쏘임으로 통을 띄우는 것도
좋은 자세를 갖추는데 장애가 되기때문입니다.
올바른 쏘임을 위헤서는 먼저 장비의 궁합을 살피고
내 쏘임새가 활쏘기의 순리에 부합한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