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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가집에서 춤추는 며느리")
그래서 고걸 훔쳐보던 성종이 상주를 불러 까닭을 물으니 상주가 말하기를, 중처럼 보이는 이는 자신의 부인인데, 모친상 중에 아버님의 생신이 되어 아범님께도 뭐라도 해드리야 할 텐데, 돈이 없어 부인이 머리를 깎아 생일상을 차려드리고 나니,며느리의 그 모습을 보고 아버님이 너무 슬퍼하실까 봐 고깔을 쓰고 춤을 추며 자신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 하는 거였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들여다 보는 성종 임금")
이에 울적해진,성종이 과거를 보지 않느냐고 묻자 상주가 과거를 열 번이나 보았으나 과거장에만 들어가면 다 잊어버리는 건망증 때문에 열 번 모두 떨어졌다고 하는 거였습니다. 이에 성종이 그 사람의 지식을 시험해보니 과연 실력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종이 상제(상주)에게 특별시험이 있다고 하며 자신은 임금의 친척이라 하면서 시험문제를 알려주고 떠났습니다.
("과거 시험장")
임금의 친측이 말한되로 얼마후 특별 시험이 있으서 이 선비가 과거장에 들어가 보니 과연 임금의 친측이 말한 대로 멀리서 글자를 보고 맞추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종이 “소리개 연자” 라고 가르쳐 준 것을 그만 또 까먹고 “뺑뺑이 연자” 라고 대답하니 또 낙방하게 되었습니다. 선비가 과장에서 물러나 나오다가 문득 답이 생각나 스스로 탄식하며 지나던 선비에게 나는 낙방했지만 당신이라도 합격하라면서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소리개 연 혹은 뺑뺑이 연")
그러자 그 선비가 이르기를 “답을 알려준 은혜를 갚으려하니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시오.” 하고는 과장으로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그 선비가 과장에 들어가 답은 두 가지라 대답하였습니다. 하나는 “소리개 연"이고, 다른 하나는 “뺑뺑이 연”인데,전자는 서울 말이고, 후자는 시골 사투리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선비의 이말을 듣고 그렇치 않아도 임금은 상가집 상주 선비가 또 오답을 말해서 낙심하던 차라,크게 만족하고는 낙방한 뺑뺑이 연이라고 말한 선비를 빨리 찾아오게 해서 두 선비를 모두 과거에 급제게 해 주었다는 성종 임금이 암행중에 있었던 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