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이윤서
업사이클링을 들어보았는가? IMF 사태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운동인 ’아나바다 운동‘은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는 21세기에 걸맞게 환경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나바다 운동과 업사이클링은 한번 세상에 나온 물건을 다시 쓴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Recycle을 Upcycle과 Downcycle로 분류할 수 있는데 아나바다 운동은 Downcycle 축에 속한다. Downcycle은 상품의 폐기 시점을 한시적으로 늦추는 역할을 하며, 단지 재료의 사용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런 방식에서 버려지는 물건은 많은 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또한 폐기물의 재활용 공정에서 기능과 품질이 기존의 것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Upcycle은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로 폐품에 디자인 요소나 다른 부가가치를 더해 더 좋은 품질, 더 높은 환경적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잘 알려진 업사이클링 회사인 ‘프라이탁(Freitag)’을 예시로 들겠다. 프라이탁은 5~7년간 쓰고 버려진 트럭 덮개나 천막만을 사용하여 가방의 몸통을, 자동차의 안전벨트는 가방끈으로 탄생시킨다. 3~5명의 직원이 전 세계를 1년 내내 여행하며 400톤에 달하는 방수 천막을 수집하기에 모든 작업은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가격은 20~70만 원대에 달하지만 재료의 희소성과 작업 공정을 고려해보면 이것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만 생각할 수 없다.
다른 일례로 ‘누깍(Nukak)’이 있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길거리 광고 현수막은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는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그들은 이에 주목했다. 광고 현수막, 카이트 서핑의 돛, 타이어 내부 튜브는 그들의 재료가 되었다. 누깍은 2022년 기준 환산한 환경적 가치로 약 43.5톤의 탄소를 절감했다.
누깍 코리아 김경준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누깍 코리아 출범 당시 한국에서는 업사이클링의 개념조차 생소했다고 한다. 당시에 그나마 유명했던 프라이탁도 비싼 가격대로 인하여 ‘업사이클링=비싼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했다. 하지만 누깍 코리아는 한국에서도 수급 가능한 폐현수막을 활용하는 점과 소재의 세척 및 재단은 매장의 공방에서, 봉제 및 조립 단계는 동대문 공장과 협업하여 국내 생산 비용이 해외보다 저렴한 덕에 가격 인하에 성공한다.
업사이클링 브랜드는 단지 쓰레기를 줄이거나 최소화하자는 것만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부터 쓰레기나 폐기물이라는 개념을 줄이자는 취지를 가진다.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제작된 제품은 수명을 다한 뒤에도 버려지지 않고 또 다른 제품으로 활용된다. 초반에는 제품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친환경적 목적성 외에도 소비자의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업사이클링은 점차 우리 삶에 가까이 와 있다.
많은 것들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시대다. 이미 이 세상에 나온 제품을 어찌할 수 없으니 있는 제품을 한 번이라도 다시 쓰자. 그렇게 하되, 조금 더 질 높고 여러 방면에서 순환하고 있는 재료들에 집중해 보자. 한 제품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보자. 이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인다면 세상이 언젠가는 변한다.
리사이클, 업사이클만이 옳다는 것 또한 어느 정도 한계가 존재한다. 애초에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되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다시 쓰는 것으로, 바꿔 쓰는 것으로, 덜 쓰는 것으로 점차 나아가면 된다.
첫댓글 인류의 생산, 소비방식을 저탄소(저오염물질) 배출로 바꿔가는 과정은 오늘날 필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를 줄여나가는 것은 적잖은 논란이 있을 거 같습니다. 탄소배출이 심한 생산에서 적은 생산으로 옮겨가는 것과 달리 생산 자체를 줄이는 건 노동자 고용을 줄이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지나친 생산에 의한 문제를 또다른 생산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이 너무 금전(시장)적 논리에 매몰된 것일 순 있지만 현 경제체제 하에서 생산 감소는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시장논리를 따라(업사이클링이나 탄소배출권 같은 외부불경제의 시장화) 혹은 시장논리를 넝어(계획적인 소비 억제) 또는 두 방식을 섞어 나가야할지에 관해서도 상당한 논쟁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일회용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우리의 중년기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하죠. 이것을 실천하려면 업사이클링을 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내에서 이것을 실행해야 할텐데 잘 안되는 현실입니다.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글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환경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고 그 심각성 또한 익히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재활용을 잘 하고,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는 등의 해결 방안을 강조하지만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대부분입니다. 업사이클링 소비가 보편화 된다면 자연스럽게 자연 보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환경 문제에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새활용 센터에 가서 누깍과 프라이탁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업사이클링 위한 노력도 늘어나고,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어서 플라스틱의 활용도가 약간은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런 변화가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에 비하면 너무 적어서 활용도 좋지만 일단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의 변화를 요구하기 보다는 기업의 규제를 높여서 버리는 양을 줄이거나 재활용의 비율을 높이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업사이클을 통해 수익을 내는 기업이 있다는게 엄청 신기했어요.
업사이클을 상품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 재활용에 관한 새로운 문화적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고 사람들에게 재활용에 관한 인식을 보다 깊숙히 심어줄 수 있을거 같아서 글에서 말씀하신 기업들이 많이 나타나면 환경개선에 정말 좋을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 )
누깍(Nukak) : https://nukak.kr/story/list.html?cate_no=301
Recycle과 upcycle을 덕분에 정확히 구분지어 알게된 것 같아요! 고등학교시간에 버리는 양말목을 가지고 뭘 만들었었는데 그게 Upcycle이었군요! 정부에서 Upcycle을 화두로 정책이 이루어진다면 언젠가 우리 사회에 upcycle이 스며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업사이클이라는 개념과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용하는 기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업사이클이 분명 환경에도 좋고 높은 가치를 가지는데도 많이 선호가 안 되는 이유는 재활용이 소비자에게 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와 회수를 포함해 생기는 비용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네요. 대부분의 소비자와 기업은 환경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가지지 않으니까요.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그런 생각할 거리가 생기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업사이클과 리사이클이라는 개념이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재활용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글이었습니다. 글의 마지막에 애초에 덜 소비하고 덜 생산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최근 패션계에서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틀랜드로 멀쩡한데도 버려지는 패션 용품들이 많다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글을 읽자마자 그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현대자동차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들을 자동차 시트나 다른 소재들에 녹여내는 프로젝트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것도 업사이클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도 '업사이클=비싼 것'이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품고 있기 때문에 누깍처럼 제조 과정서 가격 인하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많아지면 좋겠네요. 그리고 윤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업사이클은 이를 위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물품 낭비를 최소화하자는 인식을 심는데 큰 의의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제부턴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 가격만 확인하는 것이 아닌 이 제품의 지속성 등을 유심히 고려하는 것 같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업사이클링이라는 용어에 대해 분명 어딘가에서 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잘 기억나지 않던 내용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 글에서 윤서 님이 논쟁거리로 짚으신 점에 대해 한 번만 정리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만약 업사이클링을 해야한다, 라는 것이 논쟁거리라면,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리사이클과 업사이클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다운사이클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윤서님 덕분에 새로운 지식을 알고 가네요. 대학생이 되면서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애초에 덜 소비해야 한다는 말씀에 많이 찔립니다. 앞으로 덜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재활용이 업사이클과 다운 사이클로 나뉘어진다는 것과 업사이클의 개념을 처음 알았는데요, 신선하기도 하고 그 취지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넘처나는 일회용품 생산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한 여러 기반이 필요하겠지만, 일회용품 생산이 줄고 현재의 탄소 배출이 수반되는 산업 체제에서 다른 신기술이 발명되어서 그것으로 이행되는 과도기적 기간까지 함께 시행되면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격을 조금 낮춰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가격으론 수입이 안 나오고 그로 인해 사업이 망할 것 같습니다.
업사이클링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고 버리던 물건들이 무엇이 있는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누깍 외에도 국내에 있는 업사이클링 회사가 있을까요?
무엇을 소비할 지를 고민하기보다 소비하지 않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있더군요.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이를 위해 나아가는 단계에 있어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 등의 시도는 너무나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업사이클링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군요. 업사이클링은 환경 보호에 확실히 도움이 되지만, 가격이 높아서 사기가 꺼려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정 회사에서 업사이클링의 가격 인하에 성공하였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수많은 사람들은 합리성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기에 업사이클링을 한 물건이 현저히 비싸다면,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이것을 행동을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