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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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함께 한눈에 잡히는 현대미술의 이해와 흐름 |
‘현대미술 이야기’ 표지에서.
[미술여행=윤상길의 중계석] <현대미술 이야기>(밥북 펴냄)는 어렵기만 하다는 현대미술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도록 만화 형식으로 접근했다. 〈아름다운 시대, 라벨르 에뽀끄〉와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 두 인문교양만화 시리즈로 필력과 재치를 인정받은 신일용 작가 작품이다.
책은 현대미술을 시대와 흐름에 따라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커머셜리즘으로 나누어 연대기처럼 다루면서도, 제목처럼 미술사가 아닌 이야기로 다루어 더 쉽고 편안하게 독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현대미술 이야기’ 표지
이 책의 제목 <현대미술 이야기>는 20여 년 전 고인이 된 ‘곰부리치’의 <미술 이야기>를 오마주하며, 책의 제목 뿐만이나라 곰부리치의 의도 또한 본받았다. 작가는 “훌륭한 저작인 곰브리치의 <The Story of Art> 역시도 이야기(Story)로 접근하였다”라며, 책의 서술에 그의 정신을 이어가려 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책은 어렵기만 하다는 현대미술의 용어와 개념, 태동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누구나 이해할 쉬운 내용과 친근감 넘치는 그림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와 함께 방대한 현대미술 전반을 아티스트 개개인의 뒷이야기 등은 최대한 배제하고 압축하여 전달함으로써, 이 한 권으로 현대미술의 흐름과 전망이 한눈에 잡히도록 하고 있다.
‘현대미술 이야기’ 본문중에서
곰브리치는 <The Story of Art> 머리말에서 “독자의 이해보다 잘난 척하려는 의도가 앞서는 미술 해설서가 많다”라면서 “10대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들려 했다”라고 밝혔다.
곰브리치가 오래전에 지적했음에도 현대미술은 여전히 어렵고 친절하지 않다. 마음먹고 미술관으로 가 직관해 보기도 하지만 난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명 작품에 사람들이 탄성을 보내면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작품 보는 안목을 갖춘 척해야 한다.
‘현대미술 이야기’ 본문중에서
작품이 어렵다 보니 해설을 통해 이해를 얻어보려고 하지만 해설 역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해설자의 지성과 교양을 과시하는 난해한 해설에 대중은 난감하기만 하고 이런 해설이 왜 필요할까 싶다.
작품도 어려운데 해설마저 어려운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다. 대중은 현대미술이 작가나 평론가들, 그들만의 세계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현대미술에서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어렵다는 현대미술이 그렇지 않다는 걸, 기초 지식을 쌓고 흐름을 알고 나면 현대미술도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만화라는 형식은 특히 어렵다는 어떤 분야를 쉽고 즐겁게 배우는 데 매우 적합하다. 작가가 현대미술에 관해 쉬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고 끝내 만화 형식을 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미술 이야기’ 본문중에서
현대미술은 사실 용어 자체부터 혼란하다. 어디부터 현대미술인지, 최근의 작품은 모두 현대미술에 포함되는지 등등 복잡하고, 모던, 포스트모던, 현대·동시대(컨템포러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뒤섞여 쓰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미술계의 여러 주장 가운데 자신이 지지하는 생각 위에 독자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자신의 해석을 얹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사람에 따라 나의 해석을 받아들이는 건 다르겠지만, 이 책이 현대미술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찾고 흥미와 궁금증을 더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오늘날 현대미술과 고도화된 자본주의가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 앞에서 한 번쯤 꼭 그래야 하는지를 숙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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