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과 장희진
아들녀석이 내년에 입시를 보게 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입시나 학교제도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 주 5일 초·중·고교에 다니는 운동 선수가 일정 수준의 학력에 미달할 경우
선수 등록이나 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학생 '최저학력제' 방안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일반시험을 보는 우리 집이야 아무 상관 없지만 문득 그것이 선수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수영선수 박태환과 장희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루 10시간 헤엄치는 박태환에게 열역학 제1,2법칙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답할까요?
(박태환을 무시해서는 아닙니다) 대답하던 못하던 그는 국민적 영웅이고 아무도
그에 대한 시비를 걸지 않을 겁니다.
장희진 파문이 생각납니다. 2000년 50m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수영국가대표로
발탁되었지만 정상적으로 공부하며 운동하고 싶다는 그녀의 요청을
대한체육회는 선수박탈과 취소등 오가며 마음의 상처를 주고
결국은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가게 만들었습니다.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인 14세 중학생의 꿈을 어른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현재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텍사스 대에서 경영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그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해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출전선수 90명 중 31위에 올랐습니다. 장희진이 수영선수로 금메달을
못 단 것은 아쉽지만 박태환과 장희진 누구의 인생이 더 나은 결과 라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기간 변화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학원 스포츠 풍토는 나름 대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아이들을 운동기계로 만드는 것은 잘못이지만
본인의 선택에 의해서 갈 길을 정한 이상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제도가
더 합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