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를 한다. 줄을 당기면 사차원 계다. 줄을 놓으면 삼차원 체다. 등을 돌리면 이차원 각이다. 줄을 떠나면 일차원 선이다. 완전히 밖으로 나가면 영차원 점이다. 한 번 방향을 바꾸는데 다섯 차례의 세부 방향전환이 일어난다.
줄다리기에는 압력이 걸려 있다. 사차원 계는 닫힌계 내부 압력에 붙잡힌 것이다. 줄을 놓아 압력이 사라지면 삼차원 체다. 압력이 풀렸지만 여전히 방향의 나란함에 갇혀 있다. 노예가 풀려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가만 있다.
줄을 놓았다면 문이 열린 셈이지만 이겨야 나갈 수 있다. 나란함을 버려야 한다.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각에서 일어나고 다른 것은 보조한다. 인체의 조직과 장기는 최대한 많은 각을 확보하려고 한다. 기관과 장기는 면의 집합이다.
각이 가장 핵심적인 방향전환이다. 계는 각에 힘을 몰아주고, 체는 각의 시작점을 정해주고, 각은 방향을 틀고, 선은 각을 조절하고, 점은 마친다. 계는 줄을 잡고, 체는 줄을 놓고, 각은 틀어서 등을 돌리고, 선은 나가고, 점은 멈춘다.
차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에 두루 적용되는 보편원리다. 세상에 차원 아닌 것이 없다. 붙잡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놓지 않고 되는 일도 없다. 붙잡으면 권력이 있고 놓으면 실리가 있다. 먼저 붙잡고 나중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