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밸런스다. 밸런스를 알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바로 이해된다. 인간의 경험적 직관과 어긋나는 양자역학의 여러가지 기묘한 현상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사실이지 밸런스 자체가 상당히 기묘하다. 밸런스란 이기는 쪽이 판돈을 독식하는 제도다.
게임은 이기는 쪽이 판돈을 모두 가져간다. 저울은 50 대 50의 대칭상태에서 나비 한 마리가 전체의 판도를 바꿔버린다. 공과 배트가 충돌하면 공이 배트의 힘까지 몽땅 훔쳐간다. 주먹으로 송판을 격파하여 실패하면 손만 아프고 성공하면 송판만 깨진다.
세상을 살다보면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고 한 쪽에 몰아주는 일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다. 일은 소가 했는데 소득은 농부가 가져간다. 그것이 권력이다. 운반은 자동차가 했는데 수입은 운전기사가 가져간다. 운전기사에게 의사결정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가 놓친 것이 있다. 그것은 수학에서 차원이고, 물리학에서 관성이고, 자연에서 기세이고, 사회에서 권력이고, 시장에서 이윤이고, 전쟁에서 전략이고, 게임에서 주최측이고, 인간에게서 무의식이다. 높은 곳에서 조종하고 있다. 그것은 밸런스의 원리다.
인류 문명의 맹점이 있다. 모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배후에 밸런스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 밸런스는 두 번 방향을 바꾼다. 처음은 객체를 부정하고 다음은 주체를 부정한다. 처음은 객체를 바꾸고 다음은 주체를 바꾸는 방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