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지식이 원자론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틀렸다. 세상은 원자가 아니라 의사결정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파인만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느 면에서 원자와 유사하다. 그러나 본질에서는 완전히 상반된다.
'친절한 자연 이론'을 생각할 수 있다. 원자는 자연수로 존재한다. 원자를 하나씩 분리하여 헤아릴 수 있다. 세상은 인간을 위하여 헤아리기 좋은 자연수로 되어 있을까? 세상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자연은 인간에게 친절하다. 그럴 리가 없잖아.
원자론은 천동설과 같은 인간 중심적 사고의 오류를 저지른다. 세상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존재하기 좋은 자연 이론'을 생각할 수 있다. 자연이 존재하는 것은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존재하기 좋은 방식으로 존재한다.
하늘이 도는 것이 아니고 땅이 도는 것도 아니다. 돈다는 발상 자체가 틀렸다. 지구는 태양 주변의 타원궤도에 붙잡혀 있다.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수동설이다. 능동설이 정답이다. 도는 것은 결과 측의 모습이고 돌리는 것이 원인 측의 진실이다.
자연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 자신에게 친절하다. 자연은 의사결정하기 좋은 형태로 존재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존재하기에 실패한다. 존재하기 좋은 형태는 밸런스다. 밸런스는 붙잡기도 좋고 붙잡히기도 좋다. 능동과 수동을 동시에 감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