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짜: 2024.6.15(토)
2. 모인장소 & 시간: 종욱이네 주차장 앞 (11:00)
3. 목적지: 연화리 해녀촌
4. 걷기 코스: 송정 출발> 동암> 용궁사> 수산과학관> 힐튼호텔> 해광사> 서암> 연화리 해녀촌
5. 소요시간: 2시간
6. 함께한 친구: 구병진, 구정옥, 김미애, 김영숙, 박선호, 강미경, 윤태곤, 김성일, 김종욱, 김효석, 윤석헌(11명)
준비를 단단히 하고 약속장소엘 갔다. 아무도 보이지 않아 앗 싸 ~ 일빠! 했더니 어느 가게 안에서 선호가 날 부른다. 곧이어 성일이, 종욱이, 병진이, 태곤이가 얼굴을 보였고 미애와 영숙이 정옥이도 도착했다. 김효석 회장님은 목적지로 바로 간다고 한다.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뙤약볕이 내리는 벌건 대낮에 그늘도 없는 길을 걷는다는 것은 혹서기 극기 훈련이다. 파란 하늘과 바다가 걷는 우리를 맞이한다.
동암 마을에 들어서니 특유의 바다 냄새가 훅 치고 들어온다. 비릿하며 짭조름하고, 퀴퀴한 이 냄새가 그리워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용궁사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뜨거운 날씨를 견디는 예쁜 친구들을 만났다.
안녕! 얘들아~ 어쩜 이리도 다르고 예쁘게 생겼니?
왼쪽 위 부터 인동꽃,개망초(아이들은 계란꽃이라함),예덕나무 꽃, 메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용궁사를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우리 친구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정옥이는 득남불을 만지며 누구의 득남을 빌었을까? 궁금해진다. 용궁사는 인스타나 SNS 통해 글로벌한 절이 된 것 같았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 아랍어... 소원을 적어 달아 놓은 소원지를 봐도 알 수 있다.
첫 모임 때, 우리 단체사진을 위해 국제 통화 중이던 분을 멈춰 세웠던 종욱이는 이번엔 일본 인에게 영어로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했다.
나는 곳곳에 설치된(?) 불전함들이 사람들을 향해 돈을 달라 외치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수산과학관길로 접어드니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걷기가 훨씬 편했다. 산책로에 뭔가 실린 손수레가 있어 가까이 가 보니 성게 자루가 있었다. 자루 속 성게들은 촉수를 움직이는 듯 보였다. 해녀는 이 많은 성게를 캐기 위해 얼마나 일찍 바다로 뛰어들었을까? 성게 자루와 함께 수레에 실린 테왁을 보자 몇 년 전, 기장 해녀학교에 등록을 해야겠다 결심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신청 인원 초과로 수강을 못해서인지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다. 종욱이는 집사람에게 묵고 살려면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된다며 해녀 기술을 배우라고 했단다.
수산 과학관 길을 벗어나자 또 작은 어촌 마을이다. 아마 여기도 동암이 아닐까 싶다. 집 앞에 잘 손질하고 질서 있게 정리해 둔 어구가 공예품이나 작품처럼 보인다. 이태리장인의 한 땀 한 땀과 뭐가 다른가? 무엇을 잡을 때 쓰는 어구인지 아는 친구는 댓글 달아주시라.
드디어 힐튼 앞~
오늘 같이 뜨거운 날이 아니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점령했을 아름다운 산책로도 한가롭다.
걷기 힘들어하던 친구들도 포기하지 않고 뒤에서 잘 따라온다.
우리 회장님이 먼저 도착해 장소 물색을 해 둔 덕분에 자연 에어컨이 가동 중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순식간에 차려진 먹거리들^^
자연스럽게 주류와 비주류로 자리가 정해지고 비주류 테이블에 앉은 나는 살아있는 해물을 잘 못 먹는 선호와 정옥이 덕에 미애와 함께 폭풍 흡입에 돌입했고
영숙이는 주류 테이블에 앉으면서 영숙이 행님으로 등극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눴다.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다 보니 자식 된 사람의 마음은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 계실 때 잘해드려야지...
선호는 딸 결혼식에 와 준 친구들에게 감사인사로 20만 원을 우리 김효석 회장님이 20만 원을 찬조해 맛있는 걸 부담 없이 먹었다. 고마워.
점심을 먹고
송정까지 다시 가는 게 문제였다.
다시 걸어가자는 제안은 몇몇 친구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 택시를 탈까 하다가 태곤이가 버스 타고 가자하니 우리가 또 언제 함께 버스 탈 기회가 있겠냐며 모두 동의했다. 다행히 버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고 우리를 위해서인지 뒷자리는 많이 비어있었다.
나는 매일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같은 자리 앉아 있는 그 앨 보곤 해
가사가 맞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노래도 생각났다.
우리는
종욱이 집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송정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죽도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니 평생을 송정에 살고 있어도 영락없는 관광객 포스다. 여하튼 죽도를 한 바퀴 돌고 선호 동생네가 하는 며느리 밥집으로 원점 회귀했다.
술낌에 제주도에 갔다는 석헌이는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로 마지막 참석자로 모임에 합류했다. 석헌이가 친구들을 위해 사 온 초콜릿을 뙤약볕에서 걸었던 우리는 우적우적 단숨에 씹어 먹었다.
Thanks 석헌!
모임 막받이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아하니 남학생들은 여전히 이른 귀가를 망설이는 듯해 우리 여학생들이 빠져주기로 했다. 조용한 곳에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려고 했더니 종욱이가 찻값을 건넸다. 다음에 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날름 받아서 동해선 근처 동네 책방카페로 갔다. 2022년에 문을 연 동네 책방 아르케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하는 동네 사랑방이다. 나는 여기에서 여러 사람들과 그림책 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 그림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 책방을 들어서니 책방지기가 정옥이를 알은 채 한다. 정옥이도 이곳에 가끔 들른다 했다. 차를 마시고 남은 돈으로 손수건 하나씩을 집에 데려가기로 하고
각자 원하는 걸 골라 목에 두르고 사진을 찍어 종욱이에게 보냈더니 남학생들도 사진을 찍어 보냈다. 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을 갈무리했다.
다시 8월 모임을 위해
건강하자!
행복하자!
그리고 기다리자!
이걸로 끝인 줄 알았더니 여기저기서 찬조가 이어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멀~리서 황순관 친구가 20만 원, 전희진 친구가 5만 원, 구병진 친구가 10만 원, 윤석헌 친구가 3만 원을 찬조했단다. 멋진 넘들 ^^
자꾸 이러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