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다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2024101072 남새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2021년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 9월 25일부터 시행되었다. 법안의 시행으로 인해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수술실의 내부에는 의무적으로 CCTV를 설치해야 하며,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때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이 법안은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문제 해결, 의료사고시 분쟁 조정, 그리고 수술 중 환자 방치나 의료실 내 성범죄 문제 해결 등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제안 당시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8명은 CCTV 설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이었으며, 이념 성향별로 봤을때도 입법한 정당에 관계 없이 진보와 중도, 보수 모두 CCTV 설치 찬성 의견이 훨씬 높았다. 찬성 비율이 높은 국민에 반해 의료계에서는 이 법안이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와 인격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일상적으로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입법 과정에서 의료계와 많은 토론과 조정을 통해 설치 근거를 명확히 하고, 촬영 예외 조항도 구체적으로 기재하며, 녹화영상의 활용 범위를 제한하는 등 의료인들의 입장을 반영하였다.
하지만 법안이 실행된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현재, 의료인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사항들의 타당성과 법안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
첫째, 촬영 예외 조항이 과연 구체적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법안에 따르면 응급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위험도 높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공의 수련 등 목적 달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의료기관장이나 의료인이 CCTV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위험도는 추상적이라 일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임의로 위험도를 판단했을 때, 위험도가 높은 수술일수록 수술실 내의 상황이 기록되어야 법적 분쟁 발생시 의료인이나 환자측 모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수술의 목적은 환자의 건강이 전공의 수련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며, 수련이 목적인 수술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타 수술보다 높기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이 법안은 녹화된 영상 정보를 의료 기관이 30일 이상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30일이 지나면 영상을 임의로 삭제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상 열람은 범죄의 수사, 공소제기, 재판, 의료분쟁의 조정이나 중재 절차 개시 이후 관계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등 법적 분쟁이 있을 경우에만 환자와 의료인 등 정보주체 모두의 동의 하에 가능하다. 수술의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경우, 열람의 요청이 있는 날부터 수술에 참여한 모든 의료진의 동의를 받는데에 30일이라는 기간은 짧을 수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보관 기간 기준의 개정이나 연장 절차의 상세한 규정이 필요하다.
셋째, 해당하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CCTV 촬영을 직접 고지할 의무가 없다. 예를 들어, 병원 내부에 CCTV 촬영 요청 안내문을 게시해 공지했다면 의료진은 환자에게 수술 촬영 안내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 동의서에서 읽을 수 있는 부작용 및 사망위험에 관해서는 의료진에게 직접 들을 수 있지만 CCTV 촬영에 관해서는 들을 수 없는 것은 환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의료진이나 환자들의 권익 보호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하며, 환자들이 알아야 하는 사항은 내용에 관계없이 모두 동등하게 안내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 자체의 허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술시 녹화된 영상을 훼손했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데 반해, CCTV를 설치하지 않거나 촬영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벌금은 500만원이다. 법 자체를 이행하지 않을 때의 처벌이 더 약한 역설적인 상황이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원 매출의 하락이 벌금보다 많다고 판단될 시 병원 측에서 증거를 훼손할 수 있기도 하다. 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개정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입법 후에는 충분한 실효성 검증과 함께 이 법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수술실 CCTV는 나와 주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의료진들이 일상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직업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만큼 이 법안이 현재 양측의 권익을 균형있게 보호할 수 있는지 다시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으며, 입법 취지를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속히 안착될 수 있어야 한다.
첫댓글 여러 이견이 있는 문제이지만 저도 수술실 내 CCTV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분쟁이 생길 경우 CCTV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환자 측이 승소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촬영 예외 조항에 '위험도가 높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지 몰랐어서 이 부분을 읽으며 조금 놀랐는데, 저도 위험도가 높은 수술일 수록 촬영이 필요하다는 새연님의 의견에 공감이 갔습니다. 새연님은 이 법안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CCTV 설치 의무에 국민들이 높게 찬성하는 것을 보면 수술실에서의 사고위험이나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범죄들에 대한 염려가 큰 것 같아요. 이전의 안좋은 선례들이 많았기에 CCTV 도입 찬성 비율이 높아진 것 같고 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의 벌금과 처벌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설치를 안했을 때의 벌금이 자료훼손보다 처벌이 더 약하다는 것이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녹화된 영상을 훼손한 것이 설치를 안한 것 보다는 훨씬 큰 잘못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훼손을 하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주로 범죄현장이나 수술실 사고등이 포함된 영상일 것 같아서 이건 증거훼손이라는 중범죄 같아요. 그래서 저는 벌금 기준이 다른 것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CCTV미설치가 영상삭제보다 벌금이 커져야 한다는 입장이신건가요??
CCTV녹화 영상 촬영 후 30일이 지나면 임의로 삭제할 수 있다는 정보는 처음 알았는데, 정말 계속 이대로라면 법적 분쟁을 피할 구석이 많아보입니다. 그러면 새연님은 이 기간이 더 늘어나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어느정도로 늘려야할지 궁금합니다. 저는 법적 분쟁의 기간은 잘 모르지만, 경우마다 요구되는 기간이 다를텐데 이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응급 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일수록 현행대로 CCTV 촬영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위험도가 높을수록 수술이 어렵고 그 수술이 가능한 의료인도 부족한 상황인데 만약 모든 수술이 CCTV로 촬영된다면 소송 리스크가 너무 커져 안 그래도 부족한 필수의료가 더 위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공의 수련도 장기적으로 더 뛰어난 의료인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건강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꼭 의무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사고로 인해 소송이 났을 때 cctv는 정말 중요한 증거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또 새연님의 글에서 응급수술, 위험도가 높은 수술은 의료진이 cctv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놀랐습니다. 저도 새연님 처럼 응급 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일 수록 cctv 녹화는 더욱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새연님의 의견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수술실 내 cctv 촬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cctv가 없다면 의료 사고 현장에서 환자들이 승소할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에 cctv 촬영이 활성화가 무조건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법안에서는 굉장히 추상적이고 의료인들을 위주로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들은 cctv가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법안을 거부하려고 하는데 이 법안을 어떤 식으로 조정하여야 환자들과 의료인의 의견 상충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수술실 cctv 설치를 동의하는 입장이라 새연님의 글을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설치에 동의는 하지만 관련 법안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았는데, 글을 읽어보니 법에 허점이 많다는 것에 이해가 갑니다. 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의사들의 반발에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있었던 수술실에서의 대리수술 문제, 환자 방치 문제, 성범죄 문제 등을 생각해 보았을 때 CCTV 설치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은 생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새연 님의 글을 읽으면서, CCTV 설치 의무화가 시행되고 나서 발생한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CCTV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의 벌금보다 녹화된 영상을 훼손했을 때의 벌금이 더 큰 것을 보고 개정될 필요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병원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교육 및 훈련 목적으로 그 자료가 사용되는 것에 있어서는 환자 및 가족, 의료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새연님은 cctv 자료가 교육 및 훈련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술실 cctv 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했는데, 글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 수 있었고 새연님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세번째 주장을 하시는 문단에서 ‘해당하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cctv 촬영을 직접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문장은 현재 법안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뒤 문장을 읽으며 이해하기 전에는 이게 현재 법안인지, 새연님의 의견인지 저는 조금 헷갈렸어서, 현재 법안이 이렇다~는 식으로 덧붙여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는 사람으로써 새연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이 됬습니다. 그런데 많이 어려운 수술이라고 한다면 cctv를 촬영하는 것 때문에 소송을 가능성이 있어서 수술을 진행하지 않고 거부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환자가 방치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혀 알지 못하던 사안이었는데, 덕분에 중요한 논의 하나 알아가요. 새연씨의 주장 하나하나가 모두 상당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어 보입니다.(제가 설득됐거든요...) 특히 7번째 단락의 내용이 인상깊습니다. "법 자체를 이행하지 않을 때의 처벌이 더 약한" 상황에 의도적인 법 위반이 일어나는 것을 다른 분야에서도 봐왔는데(무신사의 사내 어린이집 조성 의무 불이행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병원에선 더욱 그러지 못하도록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서도 실효성 문제가 발생하지는 새연님의 글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새연님의 글을 읽으면서 확실히 의료인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된 사항들의 타당성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의료인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환자'라는 건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의료진의 입장도 존중하면서 환자의 생명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너무 어렵네요..!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관련해서 관심이 있었는데, 새연님께서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과 문제점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법의 문제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수술의 목적은 환자의 건강이 전공의 수련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정말 동의합니다. 위의 문제에 대해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가져서, 빠른 시일내로 양측의 권익을 균형있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cctv 영상을 30일 동안 보관한다는 게 놀랍네요. 수술 후 모든 부작용이 30일 이내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또 말씀하신대로 병원측이 벌금 좀 물고 영상을 삭제하는 등의 악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만한 조항인 것 같습니다.
수술실 cctv의 실효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수련이나 위험한 수술일 경우 촬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게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권익이 지켜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수술실 cctv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의료사고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마지막 근거에서 법 자체의 허점이 있다는 부분은 처음 알았는데 입법 취지가 잘 드러나도록 제도적인 정비 역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수술실 cctv 의무화가 되어있다는 건 알았지만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는 잘 몰랐는데 현 제도의 불완전성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셔서 좋았습니다! 현 제도 시행의 비판점을 다루는 글로 보이는데 제도 시행 전과 후의 의료 사고나 범죄 발생 수에 변화가 있는지를 추가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잘 와닿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