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은 물체가 외부의 힘으로 모양과 부피가 변형되었다가 그 힘이 사라지면 다시 원래의 모양과 부피로 돌아오는 힘에서 따온 말로 다양한 역경과 실패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게 하는 마음의 근력을 뜻합니다. 우리는 회복탄력성이 높아 어려운 역경과 어떠한 실패에도 이를 발판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보니 혹시 부지불식중에 자신에게 혹은 가족에게.. 친한 친구에게 회복탄력성을 강요해 본 적은 없는지요?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스스로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회복탄력성을 강요받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이에 대해 [외상 후 성장의 과학]의 저자 스테판 조셉(Stephen Joseph)으로부터 그 지혜를 배워보고자 합니다.
역경 없는 삶이 가능할까요?
이 간절함이 묻어나는 질문의 답은 너무도 당연히 '역경이 없는 삶이란 불가능합니다'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외상 심리학자 스테판 조셉(Stephen Joseph)은 인구의 1/5이 일 년 이내에 외상 사건을 경험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일생을 거처 본다면 거의 모든 사람은 살면서 외상 사건을 경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때 정상적인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상적인 기억은 기억이 증폭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상 기억은 파편화되어 활동 기억으로 머물며 괴로운 기억이 처리되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주변에서 빨리 과거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안돼요. 제가 의지가 약한 건가요?
역경을 경험한 후 가장 많은 성장을 보여준 사람들은 외상의 영향에 저항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어느 정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외상 후 성장, 역경후 성장, 회복탄력성....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외상을 경험한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거나 다른 심리적인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증상을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사라지거나 마음처럼 그리 쉽게 극복되지 않습니다. 스텐퍼드 대학교 연구팀은 911테러를 경험한 사람 중 중등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가장 높은 성장을 나타냈다고 보고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역경을 통한 성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신호이며 이는 정상적인 적응 과정이므로 이러한 고통을 간과해서도 안되며 그렇다고 동시에 미화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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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나무 비유를 들어보셨나요?
역경으로부터 성장하는 사람은 구부러진 나무와 같습니다. 태풍이 불고 비바람이 휘몰아칠 때 나무는 변형을 일으키며 모양이 변합니다. 이후 뒤틀리고 흠집 나고 기형이 된 나뭇가지는 이 나무만의 고유한 특색이 됩니다. 새로운 싹과 가지가 돋아나며 새로운 방향의 성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처럼 역경으로부터 성장하는 사람들은 정서적인 영향은 받지만, 새로운 자기감, 인생관, 삶의 우선순위, 목표, 행동 등의 새로운 싹과 가지가 돋아나는 구부러진 나무처럼 인생을 재구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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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아침마다.. 갑자기 어느 순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괴로워요ᅲᅲ
허겁지겁 여행 가방을 싸본 적이 있나요? 잡히는 대로 쑤셔 넣고 정리도 안된 상태에서 대충 쏟아지지 않게 손으로 입구를 막고 나온 상태 말입니다. 밤마다, 아침마다, 순간순간 정서의 짐가방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며 자그마한 자극에도 삐죽삐죽 기억의 조각들이 뛰어나옵니다. 수시로 당시의 기억이 떠오는 것은 괴로운 기억이 처리되기를 기다린다는 신호입니다. 괴로운 기억의 인지 처리는 경험을 반추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이 반추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는 성찰적 반추와 두 번째는 병리적 반추가 있습니다. 성찰적 반추는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적응적 문제 해결 및 정서 중심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며, 병리적 반추는 부적응적 사고 패턴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성찰적 반추가 높을 때 개인은 해결책을 구하고 의미를 찾고 인생을 재구조화하고 재인증하게 됩니다.
외상 후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외상 후 성장은 회복을 넘어서 재구성되는 것이며, 이전의 기능수준보다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감이 상승하는 사람(35%), 현재를 즐기게 되는 사람(23%), 감사가 증가한 사람(23%), 가족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 사람(19%), 신앙심이 깊어진 사람(15%), 타인에 대한 개방성과 관심이 증가된 사람(7%). 이러한 변화에 대해 Horowitz 교수는 5단계의 심리적 처리 과정, 즉 절규, 마비와 부인, 침투적 재경험, 훈습, 통합의 과정을 거쳐 적응해 간다고 설명합니다. 이 과정은 우리의 정상적인 처리능력,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 반성하는 능력, 이야기하는 능력, 의미를 헤아리는 능력 등의 작업으로 처리해 나가게 됩니다.
역경을 어떻게 다루어가야 할까요?
스테판 조셉(Stephen Joseph)의 번영 모델은 여섯 단계를 소개합니다.
1단계 : 점검하기
먼저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말을 하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쫓아내 버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속도대로 움직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몇 주가 걸리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점검하기에는 신체적 안전 점검, 필요시 의학적 심리적 법적 도움받기, 충분한 수면, 신체적 활동 유지, 즐거운 일 계속하기, 가능한 한 일상 유지하기, 이완 훈련, 자기 자비 연습, 촉발 자극 알아차림, 회피를 회피하기, 판단 없이 반응 관찰하기, 외상 기억과 감정 직면하기, 다른 사람과 연대하기, 감정에 귀 기울이기, 감정이 미치는 영향 생각하기,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웃음, 미소 짓기, 과거로부터 배우기 등이 있습니다.
2단계 : 희망 품기
희망 품기에는 희망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기, 희망 품기가 치료하지 않음을 뜻하지 않음, 영감받기 : 성장에 관한 이야기 찾기, 희망 연습하기, 기적 질문하기, 사회적 지지 활용하기, 미래를 바라보기 등이 있습니다.
3단계 : 다시 쓰기
다시 쓰기에는 성장 사고방식 키우기, 비유 사용하기, 표현적 글쓰기 등이 있습니다.
4단계 : 변화 확인하기
변화 확인하기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작은 것일지라도 좋은 일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5단계 : 변화 평가하기
변화 평가하기는 감사 훈련, 상실 상상하기 등이 있습니다.
6단계 :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기
이 단계는 성장을 행동으로 옮기는 단계입니다. 새로운 행동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공동체에서 표현된다면 이는 성장의 능력이 뿌리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상 후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외상 후 성장은 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변화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역경을 만날 때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지평으로 가는 여정에 희망과 용기를 품고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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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외상 후 성장의 과학. Stephen Joseph. 학지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