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년 규정(연장을 위한) 수정을 반대합니다.
금번 헌법 수정안에는 목회자 정년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목회자 정년은 지금까지 만 70세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목회자 정년을 만 70세로 정하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정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우리는 목회자 정년을 70세로 정하긴 했지만 후임자를 세울 수 없는 미자립 교회는 예외로 하도록 했고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지내 왔습니다.
저는 먼저 우리 교단에 정년 규정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원래 우리 교단은 정년에 대한 규정이 없었습니다. 처음 헌법을 만들 때 미국 총회의 헌법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미국 교단에 정년이 없는 것을 그대로 받아서 정년 규정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정년에 대한 규정이 없이 지내다가 20여 년 전에 그 당시 40-50대 목회자로 교단의 중요한 역할을 하시던 분들이 정년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당시 정년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년에 가까운 연세가 되신 분들이 우리를 은퇴시키려는 것이냐 라고 말하면서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예외 규정을 두었는데 총회 창립 30주년 기념대회에서 표창을 받은 분들은 정년을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두게 되었습니다. 30주년 기념대회에서 표창을 받으신 분은 김신옥, 최부영, 오창도 목사님 3분으로 이 분들은 정년 예외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 알듯이 이 세 분은 70세가 조금 지난 다음에 원로 목사님으로 은퇴하셨고 후임자를 세우셨습니다.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정년 규정을 정한 것은 그 당시 젊은 목회자들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고,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정년 규정을 만든 것은 젊은 목회자들에게 당시 교단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신 40-50대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따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목회자 정년 규정을 만드셨던 그 당시 40-50대 목회자들이 이제는 70세가 되었거나 70세가 되어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심지어 정년 규정을 만드는 일에 앞장 서셨던 분들도 정년 연장이 필요하시다는 입장을 보이시고 있습니다.
개정안을 보면
제36조 (목회자의 정년) 목회자의 정년은 7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한다. 다만, 각 교회의 정관에 따를 수 있다.
이 안대로라면 정년 규정 자체가 무의미 합니다. 주님 부르실 때까지 종신으로 정할 수도 있는 것으로 담임 목사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 규정을 그대로 한다면 구약 시대의 대제사장처럼 종신으로 담임으로 한다고 정하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실 거였다면 정년 규정을 굳이 왜 만드신 셨나요? 차라리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으면 될껄 굳이 규정을 만드셔서 정년이 되시니까 이렇게 수정하시려고 하신다는 것에 대해서 그 시대에 존경의 박수를 보냈던 목회자로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교단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신다면 정년 규정을 수정하기 보다 현재 규정을 지키면서 자립교회들은 젊은 목회자가 담임이 돼서 교회를 이끌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0이 넘어서도 담임을 하시는 것보다는 젊은 목회자의 젊은 감각과 비전으로 교회를 이끌어가도록 배려해 주시는 것이 교회와 교단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70세가 넘어도 충분히 목회를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와 총회와 한국교회 미래를 위해서 젊은 세대의 목회자들을 세워주시는 것은 훨씬 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오래전에 정착한 규모가 있는 교단들은 3,4대에 이어서 젊은 목회자를 담임으로 세워서 교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젊은 목회자를 담임으로 세움으로 인해서 교회는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런 경험들이 교회가 성장하고, 역사가 오래 되도 교회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년이 되신 분들이 은퇴를 하시고, 원로 목사님으로 각 교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시고, 젊은 목회자를 담임으로 세워서 팀웍을 이루어서 훨신 더 발전적인 교회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많은 교회에서 보았습니다. 우리 교단은 이제 개척 1세대에서 2세대로 연결된 교회가 소수이고 이제 2세대에서 3세대로 연결될 교회들이 생겨나게 된 상황입니다.
아직 개척 1세대에서 2세대로 이어가지 못한 교회들이 대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꼭 담임 목회를 해야만 목회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로 목사님으로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서 새로운 사역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년 규정을 만드셨을 때의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하면서 정년을 늘리기보다는 젊은 세대에게 길을 열어주시고, 원로 목사님으로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해 주신다면 후배 목회자들이 더욱 존경하고 따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은퇴하면 후임자를 세울 수 없는 교회는 은퇴와 동시에 교회가 문을 닫아야 하기에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년 예외를 적용하도록 했지만 교회를 개척해서 성장시키신 존경하는 지도자들께서 정년을 연장하는 수정안을 만들기 보다 현 규정을 유지하면서 총회 젊은 목회자들과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시고, 존경받는 지도자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립 교회들까지 정년을 늘려서 목회를 하시면 우리 교단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상황은 이미 목회자의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에 교단과 교회가 젊어지는 것이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 정년 규정을 수정하면 젊은 청년들이 신학을 공부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신학도들이 공부한들 개척도 힘들고 담임으로 청빙 받을 가능성도 없고 그럼 젊은 세대들이 신학을 공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는 거의 대부분의 교단이 신학대학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심지어 정원의 50%도 지원자가 없어서 신학대학원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하는 상황입니다. 우리 건신 대학원 대학교 신학 관련 학과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들이 젊은 목회자들이 자립교회 담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젊은 목회자들을 세워주시면 선배 목회자들의 넓은 마음이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고 하나님께서도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금번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정기총회에 참석하면 참지 못하고 논쟁을 할 것 같아서 참석하지 않고 하나님께 하실 일을 기대합니다. 제가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정년 규정을 수정하는 것에 찬성하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하기 때문에 논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참석해서 논쟁을 함으로 정기 총회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대로 결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하실 것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