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론과 인과율은 근대과학의 두 기둥이다. 밑바닥에서 인간의 사유를 규율한다. 모든 것의 어미가 되며 모든 것의 한계 또한 거기서 비롯된다. 원자론은 사물 외부를 보고 인과율은 사건 외부를 본다. 둘 다 외부를 본다. 내부의 기능을 보는 논리는 없다. 기능이 없는 존재는 없는데 말이다.
원자론 - 사물 외부. 쪼개지지 않는다. 내부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인과율 - 사건 외부. 입구와 출구만 본다. 현재진행 기능은 무시한다.
천동설은 외부의 행성이 지구를 돈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눈이 바깥을 향해 있으므로 바깥이 움직인다고 믿는다. 자신을 빼고 숫자를 세는 이솝우화의 돼지셈이다. 인류는 여전히 천동설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극복하지 못했다. 객체 내부의 자체 질서를 찾는 기능중심적 사고로 바꿔야 한다.
외동설 - 인간 중심적 사고, 외부 관측 지향적 사고
내동설 - 객체 중심적 사고, 내부 기능 지향적 사고
인간의 관측에는 주체와 객체가 있다. 주체는 인간이다. 자기가 본다는 사실을 빼고 본다. 인간 중심적 사고가 오류의 원인이다. 원자 내부에 에너지 밸런스가 있고 사건 내부에 의사결정하는 기능이 있다. 거기서 방향전환 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인간은 도무지 기능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지식을 구하는 자세 문제다. 태도가 글렀다. 가만 있는데 외부의 정보가 인간의 뇌에 날아와 꽂힌다. 원자론과 인과율은 인간이 자연의 존재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당하는 것이다. 인간이 객체 내부로 쳐들어가는 능동적인 사유를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자론이 하드웨어라면 인과율은 소프트웨어다. 존재의 존存이 소프트웨어라면 재在는 하드웨어다. 재는 공간이고 존은 시간이다. 인과율은 시간의 존으로 인도하고 원자론은 공간의 재로 인도한다. 이상하다. 존재가 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눠질까? 둘을 통합하는 논리는 없는 거냐?
기능설 - 내부 기능 중심적 사고. 계의 방향전환 일원론
관측설 - 외부 관측 중심적 사고. 변화와 불변의 이원론
외부를 바라보면 통합되지 않는다. 내부 구조가 통합한다. 공간과 시간을 통합하면 변화다. 공간과 시간은 관측자인 인간 기준이고 객체 자체의 내재적 질서로 보면 궁극적으로 우주에 변화가 있을 뿐이다. 엄밀히 따지면 에너지도, 물질도, 공간도, 시간도, 정보도 없다. 그것은 인간의 편의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방향전환이다. 에너지, 물질, 공간, 시간, 정보는 인간이 방향전환을 관측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변화를 외부에서 관측하면 원인과 결과로 나눠진다. 변화는 하나인데 인간이 존과 재, 시간과 공간, 영혼과 육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이원론으로 나눠놓고 헷갈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