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주의

[김동지]

  예수 형님이 축구감독을 했을 때다. '너희는 동료를 사랑하라. 동료에게 골 찬스를 양보하라. 개인이 희생해야 팀이 승리한다.' 이렇게 가르쳤다. 어떤 선수가 말했다. '일본팀도 우리와 같은 동료 축구인이라서 10 대 0으로 양보했습니다. 잘한거 맞지요?' 어깃장을 놓는 거였다.

  예수 형님의 레토릭에 문제가 있다. 나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공을 뺏기지 마라. 점유율을 높여라. 너희는 침착한 후방 빌드업으로 적의 전방압박에 대비하라.' 같은 말인데 방향이 다르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100을 채워놓고 거기서 빠져나가는 부분을 조절한다.

  점유율 100 퍼센트로 출발하여 얼마나 잃어먹을까를 셈해야 한다. 반대로 플러스 사고는? 사랑을 플러스 하고 희생을 플러스 한다고? 매우 위험해진다. 개인이 희생해서 집단이 산다? 그게 전체주의다. 내용은 같다. 원인의 마이너스가 결과의 플러스다. 문제는 조절장치다.

  궁수과 화살을 잃어야 과녁에 명중이 된다. 인간의 실패는 결과 측을 플러스 하다가 망하는 것이다. '꿍쳐놓은 화살을 주워와서 과녁에 꽂으면 되잖아.' 이러는 놈 꼭 있다. 사랑하라고 하면 '나는 룸빵에 매일 출근하는데요? 하루도 사랑하지 않는 날이 없는데요?' 피곤해진다.

  예수는 몽둥이를 휘둘러 성전의 노점상을 때려부쉈다. 그게 사랑이냐? 인간 중에는 말귀를 못 알아먹는 초딩이 많으므로 평이한 언어로 가르쳐야 하는데 반드시 왜곡하는 자가 있다. 그들은 단어 하나하나에 토를 달고 해석을 가한다. 미친 거다. 언어는 뜻이 없다고 말했잖아.

  언어는 의미가 없는데 왜 성경에 나오는 글자를 해석해? 글자는 작가의 필력에 달린 건데 글자가 무슨 죄냐? 왜 예수가 휩쓸려 떠내려간 물의 흐름을 해석하지 않고? 구조론은 글자가 아니라 사건을 해석한다. 예수가 보는 방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머지는 다 뻘소리다.

  사찰이라도 같다. '나는 108배 했는데?' '어쭈구리! 나는 108배 받고 3천배, 3천배 받고 삼보일배, 삼보일배 받고 오체투지, 오체투지 받고 소신공양, 불에 타죽는거 보다 더한 공덕이 있냐?' 이러는 넘 꼭 있다. 마이너스 사고를 익히지 않으면 쇠 귀에 경 읽기가 되는 것이다.

  근본적인 방향의 문제인데 지엽적인 단어에 매몰되면 피곤하다. 초딩들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점유율을 높여라고 하면 초딩이 알아듣겠냐? 예수 형님이 피곤한 초딩들 상대하며 초딩처럼 말했어도 우리는 박사처럼 알아먹어야 한다. 언어는 그냥 흘려보내고 사건을 봐야 한다.

  물은 수압이 있고, 전기는 전압이 있고, 사회는 상호작용압이 있다. 압력을 가하면 집단이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인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참 쉽죠! 더 말이 필요한가? 동서고금의 모든 철학사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서 집단에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랑하라는 말은 양보하고 희생하라는게 아니다. 그것은 초딩들 어르는 말이다. 상호작용 총량증대다. 선은 연결되므로 총량증대하고 악은 단절되므로 총량감소한다. 예수가 너희는 상호작용의 총량증대 방향으로 기동하여 사회압을 높여라. 이러면 베드로가 알아듣겠는가?

  예수 형님이 개떡같이 말해도 우리는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 예수는 왜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돌려대라고 했을까? 이것을 말 그대로 알아듣는 똥들과는 대화하지 마라. 교황의 뺨을 때려서 어쩌는지 확인해봐라. 이것은 구조론의 마이너스 사고를 비유한 것이다.

  마이너스는 정상에서 눈덩이를 굴린다. 일단 정상에 도달해야 한다. 퍼펙트를 채워놓고 거기서 빼면서 수압을 조절한다. 반대로 더하면? 백팔배 받고, 삼천배 받고, 삼보일배 받고, 오체투지 받고, 소신공양 받고, 묻고 더불로 가! 집단자살. 인류를 말살해서 지구를 살려보자.

  이런 미친 놈 나온다. 사실이지 예수쟁이들 하는 말은 죄다 플러스다. 십일조 얼마 냈냐? 나는 천만원 냈다. 나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1억원 했다. 나는 10억원 냈는데? 이런 인간들이 99 퍼센트다. 하여간 이런 놈들과는 대화를 하면 안 된다. 들을 귀 없는 자와 무슨 대화를 해?

  왼쪽뺨을 때리면 오른쪽뺨을 대라는 말은 점유율 100 퍼센트 정상에서 게임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휘슬이 울리고 시합이 시작되어 패스를 돌리면 점유율은 백 퍼센트다. 태어난 아기는 점유율 백 퍼센트다. 탄생 자체로 가족들에게 기쁨을 선물했다. 완전한 경지로 시작한다.

  공장에서 나오는 차는 완전하다. 채식주의자에서 한강의 말은 인간의 완전한 경지다. 갈고 닦아서 플러스로 점차 완전해지는게 아니다. 원래 완전했으니까 거기서 존엄성을 잃어먹지 마라는 말이다. 하여간 초딩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마실 수 없다. 어차피 오해할거잖아.

  사회압은 너무 높아도 좋지 않다. 수압이 높으면 너무 빨리 바다에 도달하여 조로한다. 물이 흐르지 않으면 고이고 고이면 썩는다. 썩지 않을 속도로 흘러줘야 한다. 썩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최대한 천천히 흘러야 오래 간다. 만인이 사랑한다면서 물고 빨고 하면 어쩔거냐?

  중요한 것은 먹혔다는 거다. 왜 먹혔을까? 예수가 수준 높은 마이너스 사고를 보여줘서 인류가 넘어갔다. 그러나 플러스로 받아들이는 인간이 99 퍼센트다. 말귀를 알아듣는 자는 없다시피 하다. 다만 몸이 저절로 반응해서 예수의 가는 길을 따라가는 자가 더러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