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서열동물이다. 차별은 둥물의 본능이다. 지식인은 교활하게 차별하고 무식인은 투박하게 차별한다. 내가 방랑하던 때는 썩은 음식이라도 먹어야 했다. 음식을 차별하는 자는 상한 음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빈자를 차별하는 것이다. 유기농 타령, 라면 유해설, MSG 유해설, 수돗물 기피설은 점잖게 차별하는 기술이다.
아이가 친구를 데려 왔다. 너 임대 살지? 너 빨갱이지? 너 전라도지? 너 지잡대지? 무엇이 다른가? 유기농, 성찰, 진정성, 생태, PC타령은 본질에서 개문열의 '너 전라도지’의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 여성혐오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왈. '난 여성을 좋아하는데?' 그게 여성혐오라니까. '그게 왜 여성혐오냐. 난 좋다니까.' 대화가 되지 않는다. 혐오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 정확히는 그게 동물의 서열행동이다.
남성은 서열이 높고 여성은 서열이 낮다고 무의식적으로 기준을 세우는 동물의 본능이다. 그것은 무의식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다. 누나가 있는 애들과 누나가 없는 애들은 행동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누나가 없으면 여성과 마주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모르면 어색하고, 어색하면 짜증나고, 짜증나면 방어행동을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분리수업이 성차별의 한 원인이다. 이론만 가르치면 뭣하나 실습을 해봐야지. 막연히 차별하지 말라는 것은 자동차 핸들 한번 안잡아본 사람한테 운전면허 내주는 꼴이다.
동물의 서열본능을 이용하여 성공하는 자들도 있다. 윤석열, 김범석, 김건희, 민희진 같은 수완가들은 사람을 윽박지르는 호르몬 공격으로 문제를 쉽게 돌파한다. 상대방을 쫄게 만들어 이득을 취한다. 한동훈도 윤석열 면전에서는 얌전한 개가 된다. 한덕수는 윤석열의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말을 꺼내보지 못한다. 이미 제압되어 있었던 것이다. 서열이 낮은 개의 기죽은 행동이다.
백인이 지나가면 왠지 우러러보고 흑인이 지나가면 왠지 이맛살을 찌푸리는 그런거 있다. 백인과 흑인이 단합하여 아시아인을 향해 고추 작은 놈들 하고 비웃는 밈도 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섹스는 금지되어 있다. 우리는 교묘하게 차별당하고 있다. 공분을 일으켜야 한다.
아프리카 부족들은 칭챙총 하면서 중국인을 비난하지만 그게 사실 한국인을 욕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히딩크가 미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말하는 중국인은 한국인, 일본인, 베트남인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동아시아인 모두를 중국인으로 퉁친다. 한국인 여행자가 그들에게 난 중국인이 아니고 한국인이야 하고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일단 한국이 뭔지 모른다.
세상은 차별 아니면 평등이며 하나를 차별하는 것은 모두를 차별하는 것이다. 무기농을 차별하고, 라면과 수돗물을 차별했다면 이미 여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 차별, 모든 차별이 들어있다.
구조론도 차별한다. 나는 진리의 편에 서서 무지, 비겁, 거짓말과 투쟁한다. 그들은 적이다. 적은 당연히 차별한다. 공자는 군자의 편에 서서 소인을 차별했다. 소크라테스는 지혜의 편에 서서 무지를 차별했다. 차별한다는 것은 집단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지도자가 집단을 인도하려면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모세는 가나안을 가리켰다. 하나의 뱡향을 제시하면 다른 모든 차별은 지워진다. 가나안으로 가는 무리에 속하면 모두 동지가 되고 가지 않는 자는 적이 되며 동지가 되면 그 집단 안에서 모두 평등해진다. 이것은 거룩한 차별이다. 구조론은 진리라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며 같은 길을 가는 동지는 모두 평등하다.
그것이 팀이다. 팀에 들면 모두 평등하다. 유기농이 욕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이분법 프레임 걸기 기술로 편하게 가려는 얕은 수법 때문이다. 유기농과 무기농으로 갈라치기를 시전하는 순간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 너 전라도지. 너 임대 살지. 너 지잡대지. 이걸로 끝이다. 더 이상 알아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거기서 불가촉천민이 가려지고 낙인 찍히고 배제된다. 더 이상 생각 같은 피곤한거 안 한다. 생각하지 않으려는 나쁜 의도를 숨기고 있다. 성찰, 진정성, 생태, 유기농, 신토불이, PC운동의 공통점은 생각따위 피곤한 짓은 하지말자는 캠페인이다. 생각을 왜 해? 그냥 편하게 낙인을 찍으면 되는데? 우리의 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