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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그대와 영원히’의 한 장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젊은 청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그대와 영원히’(연출 김기석)가 울산 중구 반구동 중울산새마을금고 7층 J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은 주인공 진우(이주훈·박도욱 분)와 아버지 종철(김세중·김남호·남궁인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테리어 설비공으로 일하는 진우를 위해 아버지 종철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삼겹살을 굽는다. 연극은 오직 서로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부자이야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녹인다.
진우에게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이성친구 수지(지은혜·이지연 분)가 있다. 둘은 오래전부터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을 확인했지만, 진우는 고백을 망설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우는 본인이 심각한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이 뮤지컬의 묘미는 조연 배우들의 호흡과 재치있는 순발력, 맛깔나는 연기력이다. 수지의 이모인 박혜경(박나연·박소윤 분)과 진우의 아버지인 김종철의 코믹연기 호흡은 극의 흥미를 더욱 끌어올린다.
또 친구성진, 포장마차 할머니, 동네거지, 간호조무사, 스님, 무당, 목사 등을 연기했던 멀티맨(김대영·김형명 분)의 활약도 대단하다. 급기야 마지막 장면에서는 상의는 간호조무사복을, 하의는 포장마차 할머니 의상을 입고 나와 관객을 폭소에 빠뜨린다.
뮤지컬은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사용됐던 시한부 소재를 택했다. 시한부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내겠다고 했지만, 이야기의 끝은 뻔했고 남자 주인공의 고민과 하소연은 관객을 지루하게 만든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진우와 수지의 사랑 이야기만 늘어놓았다면 정말 진부한 공연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모 혜경과 아버지 종철의 애매모호한 사랑곡선으로 극은 감칠맛을 돋우며 살아났다.
이 뮤지컬은 김기석 연출가의 첫 연출 작품이다. 그는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언어들을 사용했다. 뮤지컬에 쓰인 곡 역시 세상을 향해 쏟아낼 수 있는 따뜻한 말들은 모조리 담아 멜로디로 표현했다. 그러나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은 버려 극의 몰입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다듬어져 근사한 뮤지컬로 흥행될지 기대된다.
하나의 뮤지컬 작품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 역시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연극은 30일까지 공연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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